사실 볼 필요도 없이 한소은은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이건 음모였고 음모를 뒷받침할 증거가 필요했을 뿐이다.그녀는 서류를 뜯어보았다. 안에는 두 개의 감정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 하나는 외할아버지의 사인에 대한 감정 증명서였고, 만성 독극물로 인한 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적혀 있었다. 다른 하나는 그녀의 향료에 대한 감정 보고서로 성분 및 함량 등이 붉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었고 심부전을 유발하는 만성 독소가 포함되어 있었다.두 보고서를 합치면 한소은이 외할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증거였다.보고서를 다 읽은 뒤 차 씨 가문의 장로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앞에 서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놀라움과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그들은 모두 이 외손녀를 본 적이 있었다. 부모님이 일찌감치 돌아가셔서 외할아버지께서 차 씨 가문으로 데려왔고 어렸을 때부터 차 씨 가문에서 자랐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외할아버지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지?“삼촌, 큰아버지는 한소은의 외할아버지인데 어떻게 독살할 수 있을까요? 그중에 어떤 오해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어딘가 잘못됐다던가?”누군가 참지 못하고 의혹을 제기했다. 차성호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왜 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청순하고 귀엽게 생겼다는 외모로 보고 판단하지 말아주세요.”“무슨 조향을 배운다고 했는데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으셔서 집을 나갔어요. 나중에는 누군가로 인해 외할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졌고요. 제가 가문에서 쫓겨났다고요? 아예 관계를 끊은 것도 아닌데요. 난 너한테 묻고 싶어. 그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네가 돌아오자마자 왜 아버지께 이런 일이 생긴 거야? 네가 독을 넣지 않았는데 왜 아버지께 드린 향초에서 독이 나온 거야?”“이 향초, 네가 직접 만든 거 아니야? 넌 분명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려고 한 거야! 네 외할아버지께서 이렇게 잘해 주셨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너를 차 씨 가문에서 키웠는데. 만약 우리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고아원에 버
"감히 이 향초가 네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느냐?"차성호는 매우 자신만만해했고, 자신의 손에 있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느꼈다."향초 안에는 치명적인 독소가 들어 있다고 이 평가서가 이미 증명을 하고 있는데도 변명을 한다고?""그게 무슨 소리죠!"한소은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향초 안에 독소가 들어 있다고 그게 제가 넣었다는 것이 되나요? 게다가 향초에 말씀하신 독이 정말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설령 정말 있다고 해도 무슨 근거로 제가 넣었다고 단정할 수 있어요?"차성호는 그녀가 이렇게 말할 것을 예상한 듯 차분하게 대꾸했다."네가 인정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서두를 것 없지, 이거에 관한 증거도 있으니까 말이야. 향초는 네가 직접 만든 거고, 너도 이 점은 인정을 했다. 네가 직접 차성재에게 줬다고 했는데 만약 네가 아니라면 차성재가 이 짓을 했다는 말이냐? 그리고!"그는 곧이어 고개를 돌려 상자를 가져오라고 지시를 한 다음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상자 안에는 아직 다 쓰지 않은 향초가 있는데, 이 향초에도 소량의 독소가 들어있지. 비록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양이 축적되면 매우 위험하다고!""이건 이미 전문인을 불러서 확인을 했으니 만약 네가 아직도 인정하지 못한다면 다시 사람을 불러서 확인해 봐도 좋다."한소은은 당연히 아무리 확인을 해도 분명 같은 결과일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 향초들이 어디서 왔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괜찮습니다."그녀는 손을 들어 향초를 가져온 사람을 가로막았고, 두 눈으로 차성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이 향초들이 독이 있든 없든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제 손으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죠.""아직도 인정을 안 한다고?"차성호가 웃었다."방금 사람들 앞에서 네 할아버지에게 줄 향초를 직접 만들었다고 인정을 했지. 그런데도 사람들 앞에서 네 얼굴에 먹칠을 하겠다고?""제가 인정을 한 그 두 상자 외에 다른 것들이 어떻게 왔는지 외삼촌은 잘
차성호는 그녀가 무엇을 할 것인지, 또 무엇을 꺼낼 것인지, 마음속으로 은근히 불안했다."이 녀석이, 이렇게 많은 어른들 앞에서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외삼촌, 뭐가 그렇게 두려우세요?"한소은은 그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는 그를 섬뜩하게 했다. 홀의 하얀 벽에 갑자기 프로젝터가 나타났고, 그제야 사람들은 그녀의 프로젝터가 어느새 준비되어 있었고, 벽에 비친 화면은 하나의 영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영상을 다른 사람들은 처음 보면 어리둥절해 하겠지만, 차송호는 한눈에 자신과 노형원이 거래를 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거리는 좀 멀었지만 촬영은 그런대로 잘한 편이었고, 노형원이 차성호에게 물건을 준 것과 그가 노형원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치는 장면까지 자세히 다 나와 있었다. 차성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배어 있었다, 그는 그날의 만남이 그녀에게 알려지고 그녀에게 찍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그런데,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그날 그는 분명 혼자 갔고 아무도 미행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는데, 또한 그 장소에 숨을 곳이 있을 리 없다! 머릿속이 새하얘졌지만 지금 이 순간에 그런 것들을 분석할 틈이 없었다, 이미 몇몇 사람은 화면 속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저 사람……차성호 아니야?""맞네, 다른 한 명은 누구지?""저 사람들 저기서……뭐 하는 거야?"한소은은 빙긋 웃으며 여유롭게 말을 꺼냈다."여러분도 잘 보셨을 겁니다. 화면에 보이는 사람은 제 외삼촌인 차성호이고, 또 다른 분은 궁금하시겠지만,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들이 거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셔야 됩니다."손가락을 약간 움직이자 화면이 확대되었고, 화면에는 차성호의 손이 보였으며 손에는 상자가 들려 있었다. 그 상자를 보았을 때 차성호는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상자는 포장이 되어 있어 향초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 있었다."그래, 며칠 전에 친구를 만난 적이 있지. 그런
"그래!"차성호는 대답을 꺼냈다가 순간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얼른 말을 바꾸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다. 독소가 첨가된 향초는 네가 만든 것인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가질 수 있겠니. 그는 단지 네가 일찍이 네 외할아버지에 대해 불경스러운 말을 했다고 나에게 전했을 뿐……""하지만 방금, 그가 외삼촌에게 증거를 줬다고 했잖아요."한소은은 그의 말을 끊으며 다그쳤다."왜 이렇게 빨리 말을 바꾸는 거죠?""......""됐어요!"한소은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해프닝은 이제 끝입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고개를 들어 명상을 하는 듯하더니, 뒤돌아서 차성호를 보며 입을 열었다."외삼촌 입으로 계속 내가 독을 넣었다고 하시니, 제가 먼저 증명을 하겠습니다. 이 독은 절대 제가 넣었을 리 없어요!" "어떻게 증명을 한다는 거지?"차성호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한소은은 그를 향해 방긋 웃어 보였고, 갑자기 그에게로 두 걸음 다가갔다."외삼촌, 오늘 제가 쓴 향수, 향이 좋지 않나요?" "……"갑작스러운 그녀의 물음에 차성호의 첫 반응은 코를 훌쩍이며 냄새를 맡았고, 그녀의 얼굴에서 웃는 모습을 보고는 바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빠르게 숨을 거두었다."그게 무슨 뜻이지?!""그렇게 긴장하지 마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제가 어떻게 외삼촌에게 허튼짓을 하겠어요?"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무해한 표정을 지었다. 말은 그렇게 해해도 차성호는 속으로 계속 경계를 했고, 여전히 거리를 유지하며 숨을 쉬지 못했다."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해, 허튼수작 부리지 말고!"한소은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미소를 머금었다."보세요, 외삼촌은 저한테 다가와서 냄새를 맡지도 못하잖아요. 제가 이런 수단을 가지고 있는데, 왜 큰돈을 들여서 향초에 독을 넣고 증거를 남겨서 외삼촌에게 드린다는 거죠? 제가 그렇게 멍청하다고요?""네가 한 번에 독을 넣지 않은 건 들킬까 봐 두려워서겠지. 만약 내가 제때에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아무 짓도 안 했는걸요! 다만 외삼촌이 이렇게 화를 내는 이유가 머리가 어지럽거나......구역질이 나서 토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요?"그녀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상황을 모르는 사람은 그녀가 차성호를 걱정해서 이런 말을 한 거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그녀가 이렇게 말하니 차성호는 머리가 더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느낌이 들었고, 말할 수 없는 느낌으로 머리를 맑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갑작스러운 현기증을 통제하기란 어려웠다.그는 다급히 그녀를 붙잡고 있던 손을 풀며 말했다."너......도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차성호의 변화는 모두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한소은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매우 무서웠다.모두들 화들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고, 자신도 똑같이 영향을 받을까 두려웠다 특히 차국동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차성호의 몸이 흔들리며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 또한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그는 황급히 뒤로 몇 걸음 물러섰고, 그녀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서야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한소은!! 도대체 뭘 하는 거야?!!"이는 거의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였다.마음속의 당황스러움을 억제할 수 없었고, 은근히 그는 오늘 일이 이미 자신의 통제가 불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꼈다.이 얌전해 보이는 소녀는 웃는 모습조차 소름 끼치게 느껴졌다."작은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뭘 할 수 있겠어요."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 두 손을 벌리며 무고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비록 매우 무고한 모습이었지만, 방금 모두가 차성호의 변화를 보았고 지금 그의 안색도 별로 좋지 않았다.지금 모두가 괴물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끽소리도 못하고 있다."사실 제가 정말 독을 넣으려면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이 백 가지가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러니 가장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자신이 죄를 지기 싫어서 차성호를 몰아내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한소은과 차성호만이 향초에 접촉했다고 분명히 말을 했으니, 자신이 이 일에서 손을 빼려는 것이다. 다만, 차성재는 왜 지금이 돼도 오지 않는 걸까? 한소은은 눈을 찡그리며 차갑게 웃었다."작은할아버지가 말씀하시는 한 패가 누굴 말하는 거죠? 혹시 마음속에 이미 생각해 둔 한패가 있는 것 아닌가요?""너……""늦어서 죄송합니다."밖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한소은이 눈을 돌려 보니 그곳에는 차성재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두 사람이 더 있었는데, 한 명은 그의 개인 비서이고, 다른 한 명은 회사 대표이사이며 한소은도 다 알고 있는 사이였다. 그가 같이 온 두 사람을 보았을 때, 차국동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차성재, 오늘 가족회의가 있는 날인데 이렇게 늦게 오는 것도 모자라서 바깥사람까지 들여오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냐?""바깥사람이라뇨?"차성재는 자신의 양쪽을 본 뒤 다시 차국동을 바라보았고, 또 옆에 있던 차성호를 힐끗 보고는 소리 내어 웃었다."정말 사람 속은 모르겠네요. 누가 바깥사람이고 누가 자신의 사람인지 말하기 너무 어렵습니다." 그의 말속에는 뼈가 있었고, 차국동의 안색이 급격히 바뀌었다."그 말이 무슨 뜻이지?!""무슨 뜻인지 모르시겠습니까? 하지만 조급해하지 마시고 여기 앉아서 천천히 보시면 금방 이해하실 겁니다!"그는 곁에 있던 두 사람에게 먼저 한쪽으로 서라고 한 뒤 돌아서서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차 씨 집안의 어르신들, 우선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회사에 일이 있어서 시간이 지체되고 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서 늦었습니다.""차성재, 지금은 내가 집안을 다스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차국동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여 불만을 품고 일부러 자신의 위치를 들먹이며 가문의 도장을 꺼내에 탁자에 놓았다.그러자 차성재가 눈길을 그에게로 돌려 웃으며 말했다."네, 작은할아버지가 말씀하지
"차성재!"차성호가 소리쳤다."2년 동안 가주의 증표를 쥐었다고 어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하지 않으려는 거냐!""어르신의 사인을 명확하게 밝히기 전에 차 씨 집안의 가주는 누구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그러자 차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말씀이 맞습니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분명히 진상이 밝혀져야 합니다. 그러니…..."그가 옆에 있던 비서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비서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옆으로 몸을 돌려 몇 마디를 했고, 어렴풋이 "네, 알겠습니다!"라는 소리만 들렸다.이어서 그가 차성재에게 말했다."곧 있으면 도착합니다, 3분 정도 남았습니다.""무슨 짓을 한 거냐?"차성호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가 오든 오늘은 차 씨 집안일이다! 차 씨 집안의 일은 차 씨 집안사람들이 해결해야지, 평가서도 다 있으니 아직도 발뺌을 하고 싶다면……""틀렸습니다!"차성재는 큰 소리로 그의 말을 끊으며 두 손을 뒤로 한 채 말했다."이건 차 씨 집안 내부의 일이 아닙니다! 할아버지의 사인이 분명하지 않고,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란 말입니다!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으니 차 씨 집안의 집주인으로서 저는 가장 공평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가려내겠습니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밖에서는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렸고, 이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놀라기 시작했다.차성호와 차국동은 안색이 변했다."설마 경찰을 부른 게냐?!""그렇습니다! 할아버지가 정말로 독에 의해 죽은 건지, 어떻게 중독이 된 건지, 범인은 누구인지 경찰에서 조사하게 되면 분명히 밝혀질 겁니다!"차성재는 말을 하며 시선은 한소은에게로 향했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차성재와 한소은이 상의해서 결정한 일이었고, 차 씨 집안은 체면을 생각해야 하며 여론의 영향도 고려를 해야 하지만, 이것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한소은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차성재는 물론 경찰도 보이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 줄만 알았다.
상황의 발전은 노형원과 윤설아의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차 씨 집안의 비화가 확산이 되면서 집안의 명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헤아릴 수 없다. 따라서 어떠한 사람의 시각으로 봐도 이 일은 내부에서 해결할 것만 같고 남들이 알 수 없도록 숨겨야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경찰의 신고는 소성 전체는 물론 전국으로 이미 확신이 되어서 떠들썩해졌다. 언론은 이런 일에 대해 가장 잘 발굴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능숙했고, 게다가 차 씨 집안은 지금 혼란에 빠져 있으며 심지어 차 씨 집안의 회사에서도 적지 않은 파문이 일어났고, 몇 명의 고위층들은 이미 회담을 약정했다. 차 씨 집안사람들의 인심이 흉흉하며 밖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윤설아는 뉴스를 보며 컵에 담긴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혼란스러워질수록 그녀는 빈틈을 타서 들어갈 기회가 많아지고,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물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건 집안의 일이었다. 쾅!사무실 문이 열렸고,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었으며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TV를 끈 뒤 술잔을 내려놓고 쳐다보았다. 윤소겸이 요란스럽게 들어오며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누나, 여기서 TV나 보고 와인 마실 여유가 있어?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난리가 났는지 알기나 하는 거냐고!"그는 윤설아를 보자마자 거침없이 비난을 퍼부었고, 마치 자신을 회사의 주인처럼 여기는 듯했다. 하지만 윤설아는 화를 내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래? 그 사람들이 또 무슨 짓을 해서 너를 이렇게 화나게 한 거야?" "그 사람들은 내가 이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자 지점장인 걸 알기나 하는 거야? 왜 다들 그 노 씨 말만 들으면서 일을 하는 거지? 이 회사는 도대체 윤 씨 거야, 노 씨 거야?!"그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찬 걸 보니, 노형원이 그에게 쓴맛을 보여준 것 같았다. 윤설아는 속으로 은근히 체념을 하며 생각했다, 이 회사는 당연히 윤 씨의 것이지만 너는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