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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한소은도 궁금해서 그에게 다가갔다. 핸드폰 화면에는 허강민이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다시 김서진을 보자 그는 참을 수 없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는 끝내 전화를 받았다. “말씀하세요.”

“…” 얼굴빛이 차가운 건지, 목소리가 차가운 건지, 허강민은 불평을 늘어놓으려다가 눈만 부릅 뜬 채 말을 잇지 못했다.

“풉...”

한소은은 참지 못하고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화면 속 남자의 표정이 너무 웃겼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은 정말 좋지 않은 타이밍에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분명 지금 김서진의 기분은 매우 좋지 않은데도 그의 전화 때문에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 한소은은 묵묵히 그를 동정하고 있었다.

“옆에 여자가 있어?!” 허강민은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그 소리를 포착했다. 한순간에 혈이 뚫린 듯 혀도 굳지 않았고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그는 방금 억눌렸던 감정을 표출한 채 그를 비난하였다. “김서진, 너 정말 옆에 여자가 있구나. 우연이가 말한 게 틀리지 않았어. 정말 여우 같은 여자가 너를 꼬셨구나!”

한소은: “...”

김서진은 침울한 표정을 하며 물었다. “너 뭐라고 했어?”

“크흠...” 허강민은 다시 놀라 무의식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그의 행동은 매우 찌질해보였다.

그는 여동생을 위해 전화를 걸었는데 이렇게 꼬리를 내리다니!”

그는 다시 용기를 내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틀린 말 했어? 설마 네 옆에 여자 없어? 그러면 방 한 바퀴 돌면서 나한테 보여줄 수 있어? 그리고 왜 말도 없이 프랑스로 간 거야?”

“!” 한소은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들은 합법적인 부부였다. 누가 봐도 그럴 것이다.

방금 몇마디 짧은 대화로 그녀도 알 수 있었다. 이름으로 보면 허강민과 허우연은 십중팔구 한집안 식구인데 정말 오빠일까? 아니면 동생 대신 따지러 온 건가?

“허강민...” 김서진은 더 차가운 표정을 하며 그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화면 너머로 그의 한기가 느껴지는 듯햇다.

허강민은 무의식적으로 목을 움츠렸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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