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34화

소은은 자신을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한 적이 없었다.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거창한 꿈을 꾼 적도,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은 적도 없었다.

사실 소은이가 처음 의학을 배운 건 단지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무술은 외할아버지의 강요로 배웠고, 조향은 그녀가 단순히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다. 모든 것은 그저 흥미에서 시작되었을 뿐, 높은 목표나 성취를 이루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운명은 그녀를 하나하나 몰아세워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

소은이가 원하지 않아도, 참견하지 않으려 해도, 결국 개입할 수밖에 없도록 운명은 그녀를 끌어들였다. 구원과 희생을 선택한 건 소은이 아니었다. 운명이 그녀를 선택한 것이다. 소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돌아간다 해도 어떻게 할 생각이야?”

서진이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더는 소은의 결정을 막으려 하지 않고, 그저 그녀가 선택한 길을 도울 방법을 찾으려는 듯한 차분한 태도였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당연히 소은이가 다시 위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은의 말이 옳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들이 힘을 합쳐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었다.

지금 소은을 억지로 막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호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게 과연 그녀를 완전히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숨어 지내며 여왕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

설령 여왕이 사라진다고 해도, 다른 누군가가 그 실험을 이어가려 하지 않을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도망치거나 수동적으로 방어만 하는 건 최악의 선택이었다.

서진은 소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속에 쌓인 불안과 미련을 억누르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최선의 선택을 찾으려 애썼다.

“난 여왕에게 내가 또 다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 실험은 실험체나 이동이 필요 없이 자기 세포 안에서 분열과 성장을 통해 여왕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했어죠.”

소은은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