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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2화

원철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모습은 유난히 우울해 보였다.

“우리는 어르신의 말을 믿어야 해.”

원철수의 우울한 기분을 알아차린 김서진은 그를 위로했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믿어야지.”

“난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그러나, 김서진의 말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지 원철수는 더욱 우울해 졌다.

원철수는 몸을 돌려 일어서더니 곧장 창가로 갔다.

그가 아래층을 바라보았다. 원래 비교적 고요했던 정원이 지금은 더욱 죽은 듯 고요했다.

며칠 전 자신이 여기서 난동을 부리고 베란다를 뜯어버리고 많은 물건을 망가뜨렸다.

그것을 생각하며 원청현은 말로는 그를 나무랐지만, 그를 대신해 뒷정리를 해주고 또 그를 치료해 줬다.

원청현은 원철수를 위해 정말 많은 것을 했다.

입으로는 한 번도 원철수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가르쳐야 할 것은 모두 가르쳤다.

이전에 원철수는 원청현이 자기에 대한 편견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나중에야 그는 자신이 너무 자신감이 넘쳐 자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분명히 자기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원청현은 진작에 간파하고 있으면서도 그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마음도 몰라줬고 자신은 늘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잘난 체했다.

지금 원청현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심지어 자기 때문에 그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원철수는 지금 당장 이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신의 목숨으로 사죄할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그러나 원철수는 이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은 이 고통 속에서 벗어나고 양심의 가책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원청현은? 자기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은? 자기가 벌인 그 난장판들은?

원철수는 두 손으로 창문을 짚고 깊은 숨을 들이쉬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억지로 다시 삼키려 했다.

어려서 부터 지금까지 그는 요즘처럼 자주 우는 일이 없었다.

며칠간, 그는 마치 어렸을 때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다 흘린 것 같다. 그는 더 이상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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