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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9화

릭의 목소리는 갑자기 차가워졌고, 주위의 공기가 몇 도 정도 내려간 것 같았다.

주효영조차도 릭의 변화에 어깨를 움츠렸고 옆에 있던 임상언도 이를 보고 서둘러 앞으로 나와 말을 돌렸다.

“한소은 씨, 자기에게 너무 엄격하게 요구하지 마요. 이미 모두가 이번 실험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이상, 그건 성공한 거예요.”

“당신은 이미 잘 해냈어요. 그전에는 아무도 이런 성과를 얻어 낼 수 없었어요.”

임상언은 릭을 바라봤다.

“위에서도 많이 기다렸을 거야. 지금은 이런 논쟁을 할 상황이 아닌 거 같아. 어쨌든 일단 실험 결과를 제출하는 게 어때?”

임상언의 말은 릭의 차가운 눈빛을 사그라들게 했다.

그는 옆의 선반에 있는 시험관들을 한번 보고 고개를 돌려 컴퓨터를 한 번 쳐다보며 한소은에게 물었다

“이게 다인가요?”

한소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주효영이 황급히 대답했다.

“그래, 그게 다야. 빠르게 시험관을 챙겨 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

그녀는 한소은이 지금 이 시기와 맞지 않는 말을 할까 봐 서둘러 시험관을 챙겼다.

옆에 서 있던 한소은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책상에 기대어 주효영이 시험관들을 밀봉한 용기에 담는 것을 지켜보았다.

“다 챙겼어.”

주효영은 잘 담은 박스를 릭의 손에 넘겨주었다.

릭이 박스를 받아 들고 한소은을 한 번 더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더 할 말 있어?”

한소은은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더 할 말 없어.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한 마디뿐이야…….”

“무슨 말”

릭의 눈빛이 약간 수그러들었다.

“당신들이 이 실험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거지 난 인정하지 않았어. 만약 나중에 뭔가 잘못된 것이 있거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날 탓하지 마.”

“난 이 실험이 성공했다고 말한 적이 없으니까.”

한소은은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 안달인 것 같았다.

그녀의 태도는 이 실험품에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실제로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했다.

실험품이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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