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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4화

한소은과 주효영이 이렇게 화목한 모습을 보이는 건 지극히 드물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실험실에서 중요한 데이터와 수치들, 그리고 여러 병의 액체를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효영은 여전히 한소은에게 승복하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도 그녀는 한소은이 자기보다 잘 났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게다가 유한성이 실종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도 없다.

유한성이 죽든 살든 주효영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일은 분명히 한소은이 벌인 짓이라는 건 확신했다.

그럼에도 한소은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이 실험실에 앉아 있고 함께 온 릭이란 사람은 겉으로 보기엔 차가워 보였지만 그의 두 눈에는 한소은에 대한 존경이 가득 찼다.

‘한소은 이 여자가 어디가 잘 났다고 다들 이러는 거야!’

주효영은 조직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들 한소은을 다르게 대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소은에 대해 달갑지 않은 마음과 불쾌함을 목구멍 속으로 꾸역꾸역 삼킬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주효영은 한소은이 도대체 뭘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생각이다.

‘설마 정말 성공하겠어?’

만약 한소은이 정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이 실험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 모를 거라 주효영은 확신했다.

주효영과는 다르게 한소은은 아무 생각 없이 그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나는 수치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메모를 뒤적거리며 앞서 기록한 내용들을 확인했다.

바깥의 모든 것이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는 듯 한소은은 이 실험에 몰두했다.

시간은 1분 1초가 지나갔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벌써 쉬러 갔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실험실을 지키고 있다.

주효영은 손이 시큰거려 더 이상 손에 쥔 물건을 들 수 없었다.

하지만 한소은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향의 안정된 수치를 기록하기 위해 인체의 평균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한소은이 전에도 이렇게 실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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