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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과 다른 것은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가연이 자기의 일들을 말할 때마다 한소은의 눈을 관찰했다. 그녀의 눈에는 조금의 비웃음도 없었고 누군가의 가십거리를 듣는 모습이 아니었다. 지금 한소은의 모습은 마치 환자의 상태를 곰곰이 체크하는 의사 같았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귀 기울여 들으며 병을 진단하는 것 같았다.

순간 진가연은 한소은이 정말로 자기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려고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소은 씨, 치료도 할 줄 아세요?”

진가연이 느닷없이 물었다.

그러자 한소은이 당황해하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난 그저 조향사일 뿐이야. 의사가 아니라고.”

“그래요.”

그녀의 대답에 진가연은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난 당신이 의사여서 날 구해주러 온 줄 알았어요.”

“내가 그런 재주가 있을 리가…….”

한소은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병은 의사에게 치료받는 게 맞아.”

“전문적이든 어중이떠중이 의사든 내가 본 의사만 해도 수백은 될 거예요. 하라는 대로 다 하고 먹으라는 약도 다 먹었는데……. 어쩌면 내가 너무 게을러서 다 실패한 것일지도 몰라요. 운동만 했다 하면 구역질을 했어요. 그렇다 보니 헬스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내가……의지가 나약해서 안 되나 봐요.”

진가연은 한숨을 푹 쉬며 테이블에 놓인 간식과 과일에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당신이 저번에 알려준 방법은 효과가 조금 있었어요.”

“응?”

한소은이 흠칫 놀라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블루베리 케이크 말이에요.”

그녀가 기억을 못 하는 것 같자 진가연이 귀띔해 주었다.

“그거 알아요? 그날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오랜 시간 동안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서 살았어요. 그날 먹었던 블루베리 케이크는 몇 년 동안 내가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한소은은 자기가 무심코 한 말이 그녀에게 그렇게 큰 감명을 가져다줄지는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테이블에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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