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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물론이지.”

한소은은 진가연이 기운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말하는 것도 기운 없이 느릿느릿하고 전에 봤던 것보다 더욱 피곤해 보였다.

“요즘 잠이 많지?”

쿠션을 베고 기댄 진가연이 눈꺼풀을 늘어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뚱뚱한 데다가 게으르기까지 하니 쉽게 피곤해져요.”

“게으르다고?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데?”

한소은은 거실에 놓인 화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다 네가 돌보는 화분이지? 이렇게 정성스럽게 잘 가꾸는 사람이 게으를 리가!”

그녀의 말을 듣던 진가연이 고개를 돌려 화분을 쳐다보았다. 파릇파릇하게 잘 가꿔진 화분은 확실히 정성을 들여 가꾼 티가 났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거실에 놓인 화분 모두 만화 캐릭터를 모티브로 잘 다듬어졌다는 것이다.

“내가 한 건지 어떻게 확신해요?”

진가연이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한소은에게 물었다.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가꾼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녀의 말에 한소은은 고개를 저었다.

“아주머니가 가꾸었다면 이렇게 정성 들여 만화 캐릭터로 다듬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동심을 잘 간직한 사람이거든.”

“동심이라…….”

진가연은 작게 중얼거리며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난 벌써 21살이에요. 동심은 무슨, 게다가 정말 동심을 잘 간직한 사람은 나 같은 모습으로 살지 않았겠죠.”

진가연은 말하면서 자기의 배를 툭툭 치며 자기의 모습이 가증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소은은 진가연이 과도 비만한 자기의 몸매에 대해 고민하고 초조해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한창 꾸밀 나이인 여자아이가 이렇게 살이 쪘으니 초조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한소은은 그녀에게 동심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는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좋은 집에서 태어나 한창 예쁠 나이에 마음껏 꾸미지 못하는 진가연에게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이다. 그녀도 예뻐 보이고 싶고 눈치 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 눈앞에 나가길 원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이렇게 살이 찐 거야?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살이 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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