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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김승엽은 오랜만에 깊이 푹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우씨 가문은 김서진이 보낸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다고 해서 들어오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계속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가 한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는 곤히 잠든 우해민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얼굴에, 잠자는 자태마저 달콤한 우해민은 더 이상 한때 그가 생각했던 순하고 어린 여자가 아니었다. 그는 오늘 우해영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예상하기 어려운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승엽은 자신이 우해영을 꿰뚫어 볼 수 없는 것처럼 우해민조차도 쉽게 꿰뚫어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두 자매의 얼굴이 그의 머릿속에 번갈아 떠올라 그는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가서 담배를 피우는데, 그는 순간 우해민과 함께라면 어쩌면, 자신이 다시 재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슬금슬금 피워올랐다. 어쨌든 우씨 가문의 재산은 전부 우해민 것이고, 그런 우해민이 김승엽의 여자였기 때문이다.

——

밤잠을 설친 김승엽은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잤다. 아래층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몸을 일으켜보니 우해민은 어디로 갔는지 방에 없었다.

대충 옷을 걸쳐 입은 김승엽은 계단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계단 입구에 이르자 아래층에서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해민 씨도 제가 이번에 온 의도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김서진의 목소리였다. 깜짝 놀란 김승엽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여기는 우씨 가문이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었다. 그는 다시 고개를 내밀고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거실에는 편한 옷차림의 우해민이 소파에 앉아있었고, 그녀의 맞은편에는 김서진이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듯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표정에서 긴장이 역력하다.

우해민은 김서진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서슴없이 말을 이어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겠네요. 승엽이는 지금 저한테 있어요. 어떻게 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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