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름은 오직 강주환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다.남궁태문에게 그녀의 진심을 알려주고 싶었고 남궁태문이 강주환을 압박해서 어쩔 수 없이 그녀와 결혼하게 만들고 싶었다.송아름은 여전히 강주환을 매우 사랑했다.영주에서 발생했던 일들을 잊지 않았고 윤성아에 대한 원망도 여전했다.그녀의 신분 때문에 더욱.만약 강주환이 그녀와 결혼만 해준다면 나중에 모든 진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상관없다.비록 송아름은 남궁태문의 친딸이 아니지만 만약 강주환의 아내가 되고 거기에 임신해서 그의 아이까지 낳게 된다면...송아름은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다.하지만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듣기 싫었던 남궁태문이 송아름의 말을 잘랐다.“너를 사랑하지 않잖아!”“근데 저는 사랑해요!”송아름은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에게 말했다. “저는 진심으로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리고 누구도 저를 막을 수 없어요! 이 사람과 결혼해야만 진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아버지는 항상 제가 행복하기만을 바라지 않으셨나요?”남궁태문의 눈살이 한껏 찌푸려졌다.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뱉으면서 그녀의 정곡을 찔렀다.“예전에 영주에서 너와 이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다 알고 있어.”“분명 사랑하는 여자가 따로 있었어!”남궁태문은 또 송아름을 타일렀다. “옛말에 억지로 딴 참외는 달지 않다는 말이 있어. 남자의 마음이 너를 향하지 않는데 결혼해도 절대로 행복하지 않을 거야!”송아름은 이미 이성이 끊어진 상태라 감정조절이 불가했다.“그럼 평생 아버지처럼 살라고요?”“아버지가 어머니를 버렸던 것처럼 여기서 포기하고 평생 저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살라고요? 그 정도로 제가 무능한가요?”그녀의 말에 남궁태문의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변했다. “죄송해요.”송아름은 냉큼 사과했다.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그에게 싹싹 빌었다.“아버지,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요. 그... 그저 이 사람을 너무 갖고 싶었어요!”“무슨 이유든지 제가 좋아하는 것은 포기하고 싶지
하여 남궁설하도 냉큼 자태를 감추고 똑같이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말했다. “역시 언니가 집에 있을 줄 알았어요.”“언니 찾으러 왔거든요.”“프라다에서 신상이 나왔던데 언니가 무조건 좋아할 것 같더라고요...”남궁설하가 여기에 온 목적이 송아름과 같이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기 위해서였다.송아름도 그녀의 부탁에 동의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저택에서 나와 M 국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송아름이 무심코 강주환을 언급하자 남궁설하는 부쩍 경각심을 가지고 말했다.“아름 언니, M 국에 돌아오기 전에 강주환 씨랑 썸씽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언니가 하마터면 그의 약혼녀가 될 수도 있었다면서요?”“설마 아직도 좋아하는 건 아니죠?”송아름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저 눈을 아래로 깔고 한껏 불쌍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무슨 소용이 있을까?”“그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걸.”“그 여자 때문에 나와 파혼하고 큰 상처까지 남겼지.”송아름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이미 그에게 실망할 대로 실망한 상태라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어.”“그래요?”남궁설하는 너무 기뻤다.그리고 송아름의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저는 첫눈에 그 강주환 씨한테 빠졌거든요. 그 사람이 무조건 저를 좋아하게 할 거예요!”“아름 언니, 이왕 강주환 씨한테서 오만 정이 다 떨어진 상태면 이제 아무것도 바라지 말아요.”“제가 고백하려고요.”남궁설하는 당차게 그녀의 포부를 말했다.그녀는 자신이 남궁 가문의 큰딸이라는 신분을 강조하면서 모든 방면에서 강주환과 어울린다고 했다.“설하야. 나도 네가 모든 방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근데 강주환이 너를 좋아하게 만들기는 힘들 거야.”송아름은 걱정스럽다는 듯이 그녀에게 말했다.그녀는 디테일하게 강주환이 윤성아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남궁설하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윤성아는 강주환이 직접 옆에 두고 일했던 비서였고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려줬다.그리고 두 사람이
그리고 뻔뻔하게 조건을 제시했다.“어르신께서 만약 남궁 가문의 그 저택을 저한테 주면 그 주방 도우미를 내놓을게요.”“허!”남궁태문이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온몸에서 냉기를 뿜었다.그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남궁태문을 바라보며 경고했다.“장만석, 내가 존댓말까지 써주니깐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아?”“너랑 말장난할 기분이 아니니까 지금 당장 그 주방 도우미더러 나오라고 해.”남궁태문은 단번에 그에게 명령했다.장만석은 할말을 잃었다.“...”사실은 남궁태문이 무서웠다.아무리 지금 남궁태문이 휠체어에 앉아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더라도 그의 능력과 전설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현재 남궁 가문에서의 지위까지 모두 잘 알고 있다.남궁태문이 마음만 먹으면 전체 M 국을 들썩이게 만들 수 있다. M 국의 모든 사람이 아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하하하...”장만석은 웃음으로 이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하려 했다.그리고 남궁태문을 보고 말했다.“화낼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셨던 그 주방 도우미는 제가 곧 데려오겠습니다.”말을 마치고 장만석은 부하직원에게 명령했다.“가서 당장 데려와.”“네.”빠르게 그 주방 도우미를 데려왔다.여자는 대략 50대로 보였다.몸매부터 그녀와 달라 보였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그녀의 모습을 본 남궁태문은 자연스레 눈살이 찌푸려졌다.아직 여자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오윤미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장만석은 가소롭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더니 그녀에게 고개를 들어보라고 명령한 뒤 남궁태문에게 담담하게 말했다.“이 사람이 제가 최근에 데려온 주방 도우미입니다.”“덮밥을 아주 맛있게 만들어요.”“만약 어르신께서 마음에 들면 제 쪽에서 즉시 어르신께 넘겨드리겠습니다.”하지만 남궁태문의 흥미는 이미 진작에 떨어졌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장만석을 보며 말했다.“자네가 최근에 데려왔다는 주방 도우미가 저 사람이 확실한 거야?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리고 남궁태문에게 보고했다. “아름 씨께서 베일드 씨를 만나러 갔는데 뜻대로 안 된 것 같습니다. 와서 밥도 안 드시고 계속 울고만 있습니다.”“그래.”남궁태문이 가볍게 대답했다.그는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아 그저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그냥 내버려둬.”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쓸쓸하게 앉아서 여태껏 지새웠던 수많은 밤과 마찬가지로 마음속의 그 여인을 그리워했다.임준서도 남궁태문의 뒤에 가만히 서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은 1분 1초 지나갔다.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하염없이 까마득한 창밖만 바라보던 남궁태문이 갑자기 물었다.“준서야, 진짜 윤미가 여기로 와봤을까? 나를 그렇게 미워했는데 설마 M 국에 다시 발을 들일까?”“내 눈에 띄면 이번에야말로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란 걸 모르고 있나?”임준서는 10대 때부터 남궁태문의 곁을 따라다녔다.그는 어릴 때부터 남궁태문과 오윤미 사이의 모든 원한 갈등을 보고 자란 사람이고 예전에 오윤미가 목숨까지 구해줬던 적이 있다.그때 남궁태문은 임준서를 오윤미에게 보내면서 그녀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오윤미는 그를 다시 남궁태문에게 돌려보냈다.지금 이 순간.남궁태문의 물음에 임준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어쩌면 아름 씨가 잘못 봤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조사 결과 아름 씨는 오윤미 여사님께서 낳은 친딸이 맞지만 그때 여사님께서 몸이 너무 아픈 나머지 아름 씨를 잘 돌보지도 못했습니다.”“송지훈이라는 사람도 아름 씨를 잘 대해주지 않았고요.”“이미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왔는데 어쩌면 오윤미 씨의 얼굴을 까먹고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것 같습니다.”남궁태문은 또다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얼마 지난 뒤.그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M 국으로 온 것도 아니면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이야?”임준서는 대답하지 못했다.남궁태문의 핼쑥해진 얼굴은 보는 사람을 안쓰럽게 만들었다.그리고 다시 임준서에게 당부했다.“나는 오히려 그녀가 M 국에 왔으면
임준서는 생각할수록 강주환이 남궁태문의 친아들인 것 같았다.그리고 잊지 않고 한마디 더 보탰다.“성우 씨도 아마 이점에 대해서는 눈치채지 못했을 겁니다.”“어르신의 어릴 적 모습은 본 적이 없었을 테니깐요.”“성우 씨는 아름 씨가 오윤미 여사님의 딸이라고 해서 무조건 어르신의 친자식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래서 아름 씨를 어르신 곁으로 다시 데려온 거고요.”남궁태문은 그의 말에 흥분된 나머지 온몸이 떨렸다.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준서야. 만약 그 아이가 정말 나와 윤미의 아들이라면 너무 좋겠다!”이 시각, 남궁태문은 당장에라도 강주환에게 찾아가 진짜 자기 친아들이 맞는지 유전자 검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무언가가 떠올랐는지 다시 차분해졌다. 그리고 임준서에게 말했다.“이 일은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고 비밀리에 조사해 봐.”“그리고 사람을 시켜서 장만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최근 그 사람을 도와 많은 일을 했고 또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한 모양이야.”“만약 윤미가 진짜 M 국으로 온 거라면 장만석네 있을 가능성이 커.”매번 저 남궁 가문의 늙은이가 말썽이었다.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더 발악하는 것 같았다.예전에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어찌 보면 남궁 가문에서 그나마 눈에 띄는 사람이 남궁성우 한 명뿐이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남궁성우는 태생적으로 착한 사람이라 이 거대한 남궁 가족을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또한 이쪽 일보다는 의술에 더 관심이 있었다.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무능하거나 욕심이 너무 많았다.남궁태문은 절대로 강요하지 않거니와 진작에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그가 죽고 나면 남궁 가문이 아무에게나 돌아가도 그는 상관없었다.남궁태문은 원래 남궁성우에게 세력을 물려주면 그래도 그 빌어먹을 늙은이의 친손주이기에 남궁성우의 목숨만은 살려줄 것 같았다.하지만 오늘...방금 만난 강주환을 떠올려보니 또다시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 것이다.한편, 장만석의 저택.주방.비록 40대지만 기껏해야 3
그저 사실 그대로 남서훈에게 말하는 중이다.“남궁 가문에 가면 분명 애를 좀 먹을 거야. 잘못하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거든.”남서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미자 같은 사람은 남씨 가문의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장만석이 그를 보며 말을 이었다.“그래서 내 요구대로 약을 만들어서 할아버지를 만날래, 아니면 그냥 남궁 가문으로 갈래?”“잘 생각해 봐.”장만석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러다 다시 오윤미를 따스한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윤미 씨, 우리는 그만 갑시다.”오윤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두 사람은 나란히 밖으로 나갔다.이때.남서훈이 장만석의 뒤에서 외쳤다.“그 제안 받아들일게요!”장만석이 그의 말에 몸을 돌렸다.남서훈이 계속 말을 이었다.“어르신, 제가 약 만드는 제안도 받아들였는데 이렇게 계속 가둬놓을 건 아니죠?”“당연하지!”장만석은 너무 기쁜 나머지 당장 그를 풀어줬다.하지만 완전히 자유를 준 건 아니었다.현재 장만석의 저택 안에서만 활동할 수 있을 뿐이지 약을 개발하기 전까지, 그리고 그의 병을 치료하기 전까지는 여기서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이것도 다 너를 위한 일이야.”“여기서 나가는 동시에 어쩌면 남궁 가문의 사람들에게 잡혀갈지도 몰라.”남서훈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대체 누구를 위해서 자기를 가두고 있는지 남서훈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지금으로서는 기꺼이 협조해서 여기에 남아있어야 한다.그렇게 장만석과 오윤미는 같이 자리를 떴다.남서훈이 약을 제조해 보겠다는 말을 듣고 장만석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그리고 저녁때 가볍게 몇 잔을 마셨다.장만석은 살짝 술기운이 올라왔지만, 따스한 눈빛으로 오윤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제 병이 완치되면 평생 당신을 보호하면서 살게요.”“그때 가서 저랑 결혼해 줄래요?”오윤미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도 사실 장만석이 그녀를 많이 아껴준다는 걸 알고 있다.하지만.“만석 씨, 저는 아직
강주환과 진하상이 장만석의 저택에 도착했다.“대표님, 아니면 제가 들어가서 찾아보겠습니다.”“나 혼자 들어갈 거야.”강주환은 진하상의 능력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그저 여동생의 안전이 걱정되어 하루빨리 찾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두 눈으로 직접 안전하다는 걸 확인 후에 구해내고 싶었다.“너는 밖에서 상황을 지켜봐.”말을 마친 강주환은 아래위 검은색 차림으로 깔끔하게 담장을 뛰어 장만석네 저택 안으로 침입하는 데 성공했다.이때.또 다른 날씬한 몸매를 한 사람이 어둠이 내린 틈을 타 살그머니 장만석네 저택 안으로 걸어 다니면서 무언가를 찾는 것 같았다.이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 막 자유를 얻게 된 남서훈이었다.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곳이 여기 저택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분명히 장만석은 할아버지의 행방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장만석의 말을 믿지 못했다.하여 지금 어두워진 틈을 타 이 저택 곳곳을 수색하기 시작한 것이다.그녀는 직접 이 저택 안에 혹시나 비밀 벙커가 있는지, 진짜 할아버지는 여기에 없는 건지 알아내고 싶었다.이렇게 되다 보니.같은 날 밤 저택을 탐색하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되었다.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똑똑히 알아보지 못했다. 서로가 장만석 쪽의 사람인 줄 알고 신속히 상대방을 제거하려고 했다.싸움이 시작되자 서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상대방의 실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주먹이 몇 번 오고 간 끝에 남서훈은 그제야 강주환의 차갑지만 수려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대표님, 여기에는 웬일이세요?”강주환은 진작에 남서훈이라는 걸 알아차렸다.그렇게 두 사람은 동시에 싸우던 걸 멈췄다. 강주환도 의문스럽다는 듯이 동시에 그녀에게 물었다.“여기에는 어쩐 일이에요?”“사람 찾으러요!”그리고 둘은 동시에 같은 대답을 했다.두 사람이 침입한 곳이 저택의 뒷산 쪽인데 이곳은 다른 곳보다 경호원들이 많았다.아까 두 사람의 싸움 덕분에 경호원들의 주의를 끌게 된 것이다.강주환과
일이 전혀 손에 잡히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하루라도 늦게 오면 왠지 그녀에게 큰일이 날 것 같았다.“다행히 늦지 않았네.”양준회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리고 몸을 짓누르더니 다시 남서훈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그녀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팔목을 단단히 잡은 채 그녀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이때, 밖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을 두드렸다.누군가가 야밤에 자기 저택의 뒷산에 침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란 장만석이 오윤미가 걱정되어 냉큼 그녀를 보러 온 것이다.이와 동시에.장만석은 자기 전담 경호원인 이호영에게 당부했다.“남서훈쪽에도 한번 가봐. 뒷산에 간 게 그 사람이 맞는지.”“네.”이호영이 대답했다.그리고 곧바로 십여 명을 거느리고 남서훈쪽으로 오게 된 것이다.“똑똑똑.”그는 문을 두드리는 것과 동시에 차갑게 물었다.“혹시 주무시나요?”양준회의 눈살이 순간 찌푸려졌다.이호영 때문에 야릇하던 분위기가 완전히 깨졌기 때문이다.그리고 진지한 눈빛으로 남서훈에게 말했다.“나랑 같이 가자, 여긴 너무 위험해!”“할아버지 일은 내가 알아볼게.”“그리고 꼭 할아버지를 찾아줄게!”양준회는 남서훈을 데리고 같이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남서훈은 거절했다.할아버지를 찾기 전까지는 여기를 떠날 수 없다.양준회는 할말을 잃었다.하지만 그도 예상을 못 한 건 아니다.그저 긴 한숨을 내쉬면서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그래, 그렇게 여기에 남고 싶다면 나도 같이 있을래.”이번에는 남서훈의 눈살이 찌푸려졌다.그리고 그의 말을 거절했다.“안 돼요!”“쾅쾅쾅!”또다시 밖에서 문소리가 들려왔다.이호영은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이었다.“진짜 자요? 아니면 아예 방에 없는 건가요?”위기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이호영이 문을 박차고 단번에 들어올 것 같았다.남서훈은 목소리를 깔고 여전히 자기 몸 위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준회 씨, 미친 소리 그만하고 당장 여기서 나가요!”“장만석이 얼마나 무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