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환은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우양주가 하영 씨를 대하는 태도는 전이랑 아주 많이 달라.”“하지만 만약 아니라면요?”윤성아는 자기 친구가 그런 시행착오를 겪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우양주 처럼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바람둥이와 엮여봤자 최악의 경우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상처만 받을 뿐이다.“그럴 수 없어.”강주환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며 확신했다.“지금 상황을 보면 하영 씨는 우양주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없어. 심지어 혐오하는 것 같던데. 우양주가 그런 하영 씨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거야.”윤성아의 생각도 그러했다.그녀가 알고 있는 강하영이라면 우양주가 제아무리 우수하고 열성적으로 구애하며 간절하게 매달린다고 하더라도 바람둥이였다는 이유만으로 진작 눈 밖에 났을 것이다.강하영은 절대 우양주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우양주는 강주환의 말대로 사람의 됨됨이가 문제없었고 신사적이었으며 여자가 끊긴 적은 없지만 한 번도 여자를 강요한 적이 없었다.강주환은 차를 몰고 안씨 저택으로 가지 않고 자신의 영주에 있는 별장으로 향했다.“너무 늦었어. 지금 돌아가면 아버님 어머님의 휴식을 방해할 것 같아. 그리고 하성이랑 지안이도 이미 잠들었을 거야.”강주환의 말은 그럴싸해 보였지만 사실 윤성아와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그의 영주 별장은 정해진 시간마다 와서 청소하는 도우미를 빼면 나머지 시간은 쭉 비어있었으므로 이 시간에는 아무도 없었다.두 사람이 막 별장에 들어서자, 강주환은 한시도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윤성아에게 공주님 안기를 시전했다.“성아야.”강주환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밤하늘보다 더 짙고 어두웠으며 그 속에서는 모든 걸 불태워버릴 듯한 불꽃이 일렁거렸고 매력적인 목소리는 더없이 허스키해졌다.“보고 싶었어!”윤성아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강주환이 자신을 가로안을 때 절대 자신을 떨어트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쌌다.그녀는 초롱
남서훈이 직감적으로 말했다.“나연아 우리 언젠가는 윤성아 씨의 친구가 될지도 모르잖아.”며칠 뒤골든 키즈 유치원양나나 강하성 윤지안 모두 이 유치원을 다니고 있었다.이제 거의 6살이 된 양나나는 유치반 4살인 강하성과 윤지안은 유아반이었다.세 아이는 수업이 끝나면 자주 함께 어울려 놀았다.댕댕댕휴식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강하성과 윤지안은 같이 교실에서 나왔다.윤지안은 동그랗고 커다란 눈으로 강하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빠, 나 화장실 갈 거니까. 먼저 가서 나나 언니랑 놀고 있어. 금방 갈게.”“알았어.”강하성은 셋이 자주 놀던 비밀 아지트로 향했다.윤지안은 작은 몸으로 화장실을 향해 달려갔다.너무 빨리 달린 나머지 화장실에 들어갈 때 한 여자에게 부딪히고 말았다.“미안해요.”윤지안은 바로 사과했다.“허!”임설영이 헛웃음을 쳤다.그녀의 몸은 윤지안을 가리고 있었고 얼굴은 음험하고 지독한 표정으로 물들었다.“아무 데서나 막 뛰어다니며 부딪히는 버릇은 아직도 못 고쳤구나. 빌어먹을!” 윤지안이 눈을 치켜뜨고 잘 생각나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혹시 새로 온 청소 아줌마예요? 우리 알아요? 왠지 낯이 익은데...”임설영은 확실히 유치원에서 새로 모집한 청소부였다. 왜냐하면 이 유치원은 운성시에서 제일 은밀하고 고급스러운 사립 유치원이었기에 그녀는 선생님으로 들어올 자격이 없었다.이 유치원에 들어와 윤지안에게 접근하기 위해 그녀는 청소부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여기에 출근한 지 이제 세날이 되었고 이 빌어먹을 계집애를 혼내줄 기회만 시시각각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었다.“허허.” 임설영은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윤지안을 흉악한 눈빛으로 쏘아봤다.“몹쓸 년, 네가 어떻게 나를 기억 못할 수 있어? 전에 병원에서 바로 네년이 나한테 부딪히며 내가 천신만고 끝에 구한 물건을 깨트려, 내 전부를 망쳐버렸는데! 넌 죽어도 싸!”임설영은 윤지안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어머! 그 나쁜 아줌마였네!”윤
두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온통 아이를 찾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아무도 일개 청소부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주임 교사도 임설영이 이 시간에 대체 어디에 있는지 몰랐으며 즉시 사람을 시켜 그녀를 찾아보라고 지시했다.“주임 선생님, 임설영은 지금 유치원에 없어요. 방금 경비원한테 들었는데 아마 20분 전에 차를 타고 떠난 것 같아요!”그 말을 들은 윤성아는 임설영이 윤지안을 데리고 갔을 거라 확신했다.이때 유치원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아니면 신고할까요?”“일단 기다려요.”윤성아는 임설영이 왜 윤지안을 데리고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임설영이 별의별 궁리를 다 해 유치원 청소부를 지원한 목적이 윤지안을 납치하기 위해서란 말인가?윤성아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양나나도 함께 데려갔을 것이다.두 아이 모두 임설영의 손에 잡혀있기 때문에 윤성아는 섣불리 신고할 수 없었다.“은우 씨, 사람을 데리고 가 임설영이 최근 지내고 있는 거처를 알아봐요. 그리고 누구랑 연락하는 지도요. 똑바로 조사하고 빨리 지안이와 나나의 행방을 알아내야 해요!”“네.”김은우는 지시를 받고 떠났다.한편, 양준회는 양나나와 윤지안이 임설영이라는 여자에게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고 즉시 부하에게 전화해 도시를 샅샅이 뒤져서라도 반드시 임설영의 행방을 찾으라고 명령했다.반시간도 지나지 않아 윤성아와 양준회 쪽에서는 임설영에 대한 조사를 끝마쳤다.김은우와 양준회의 사람이 동시에 임설영의 부모를 찾아가 그들을 데려왔다.그때 임설영은 차를 몰고 운성시 동쪽 교외의 한 작은 도로에 들어갔고 더 이상 도로 감시 카메라가 없었기 때문에 흔적을 쫓을 수 없었다.그녀가 청소부를 지원할 때 유치원에 남긴 전화번호도 이미 꺼져 있었다.“당신 딸 어디로 갔어요?”김은우가 물었다. 이윽고 서늘한 목소리로 임설영의 부모를 윽박질렀다.“임설영이 납치한 건 안씨 가문과 양씨 가문의 따님이에요. 만약 두 아이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가는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할 수 있어요! 임설영이 어디있
“걔만 아니었다면 난 이미 나엽 오빠랑 결혼해서 톱배우의 아내가 되었을 것이야! 그리고 한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겠지! 그런데 지금은?”“난 지금 아무것도 없어. 심지어 자궁도 척출되었단말이야!”“네 딸은 죽어야 해!”윤성아가 차갑지만 위압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소리쳤다.“너 절대로 내 딸을 건드리지 마!”“이미 건드렸는걸. 하하하…!”임설영이 박장대소하며 말했다.“난 이미 네 딸을 납치했어! 그리고 기분이 안 좋을 때 난 언제든지 그 애의 목숨을 쥐락펴락할 수 있어!”임설영이 이어 말했다.“윤성아, 너 돈 많지?”“나에게 200억을 줘!”임설영은 맡겨둔 돈이라도 돌려받는 양 큰 금액을 요구했다.그리고 윤성아에게 말했다. “네 딸이 날 망쳤어. 이건 걔가 나한테 빚진 거지! 나에게 200억을 주면 바로 놓아줄게! 아니면 지금 바로 죽일 거야!”윤성아가 마지못해 대답했다.“너에게 200억을 줄게.”“하하하…..”임설영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웃음을 멈추고 그녀는 잔인한 경고를 날렸다.“내가 이따 주소를 보낼게! 윤성아, 넌 혼자 돈을 가지고 와! 만약 경찰에 신고하거나 허튼수작을 부린다면.”“허.”“윤성아, 네 딸 시신 수습이나 할 줄 알아!”말을 끝내고 임설영은 전화를 끊었다.장대길이 통화 내용을 듣고 곧 생길 200억에 흥분되었다! 동시에 걱정도 생겼다.“설영아, 상대방은 도대체 누구야?”“그 사람이 200억을 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어?”임설영은 장담할 수 있었다.그녀가 웃으며 말했다.“안씨 가문의 자식이잖아. 내가 2,000억을 요구해도 줄 사람들이야!”전에 장대길은 임설영이 부잣집 아이를 납치한 걸로만 알고 있었다.방금 그 아이가 운성시 안씨 가문의 자식이라는 것을 듣고 그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그는 돈을 좋아해서 돈이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었다.근데 돈보다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기지 않는가!안씨 가문의 자식을 납치하면 돈은 받을 수 있겠지만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렵지 않은가!“왜? 겁이 나?”임
그녀의 고운 손이 스치자 은빛이 반짝이며 사냥개의 목덜미에 꽂혔다.사냥개는 바닥에 고꾸라졌다.가늘고 긴 몸집의 사람이 양나나 앞으로 다가오고 다친 사람이 양나나인 것을 보자 그녀의 눈동자는 분노로 가득 찼다! 비바람이 불어오고 세상이 멸망할 정도의 살기가 느껴졌다.“남기준, 처리해!”“네!”남기준은 명을 받고 신속하게 또 잔인하게 손을 썼다.잠깐 사이에 임설영과 장대길, 그리고 열댓 명의 사람을 주먹으로 때려눕혔다! 그리고 차례대로 쌓아 한곳에 버려뒀다.양나나의 팔뚝은 피가 흥건하고 살 한 점이 거의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남서훈이 이 광경을 보자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다.그녀는 품속에서 약병을 꺼내 양나나의 팔뚝에 부었다.그리고 또 다른 약병에서 알약을 꺼냈다.“나나야, 자, 얼른 먹어.”양나나는 방금 놀라서 자빠질 뻔했다.혼비백산인 상태로 눈앞에 따뜻한 남서훈을 보자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이모?”“응, 나야.”양나나는 울먹이며 말했다.“이모 맞구나.”그녀는 조금 전까지 참았던 울음을 한 번에 터뜨렸다!“이모, 여기에 저와 지안을 구하러 오셨나요?”“우리 이제 무사한 거 맞나요?”양나나는 울면서 물었다.그리고 남서훈의 대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윤지안이 생각났다.“지안아!”그녀는 남서훈의 품 안에서 내려와 윤지안을 향해 달려갔다.“지안아, 우리 살았어! 내가 그랬잖아, 우린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양나나는 윤지안의 앞에 달려가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하지만….“지안아, 너 왜 말이 없어?”“네 입술에서 피가 나.”양나나는 두려웠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남서훈을 쳐다보았다.“이모, 지안이 어떻게 된 거예요?”밤은 이미 어두웠고 거리도 멀어서 바로 전까지도 남서훈은 윤지안의 상태를 보지 못했다! 지금, 그녀는 알게 되었다.윤지안이 다쳤다!윤지안이 사냥개에 밀려 땅에 떨어질 때 밑에 있던 뾰족한 그루터기에 찔려 피를 이미 많이 흘린 상태였다.“지안아.”남서훈은 윤지안의 이름을 불
양나나가 사냥개에게 물려 살이 찢어질 듯한 상처가 생겼다. 그것을 본 양준회는 눈에서 불이 나고 살의가 들끓었다! 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딸의 상처부터 걱정했다.“아파?”그는 조심스럽게 양나나에게 물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양나나가 아니라 자기가 대신 아파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괜찮아요.”양나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남서훈에게 말했다.“이모가 이미 약을 발라주셨어요. 지금은 하나도 안 아파요!”“하지만 지안이가...”양나나는 윤지안이 있는 쪽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렸다.“아빠, 지안이가 많이 다쳤어요. 제가 지안이를 데리고 도망가는 바람에 지안이가 다쳤어요!”“으윽...”양나나는 울고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게 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그때 윤성아가 남기준 쪽으로 걸어왔다. 윤지안이 피투성이인 채 남기준에게 안겨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양나나 등 쪽에 상처도 보았다! 순간 윤성아는 머리가 텅 비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지안아...”윤성아는 순간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심장마저 멎을 것 같았다. 손을 뻗어 윤지안을 어루만지고 싶었으나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지안이가...”윤성아는 물어보려고 입을 열었으나 또다시 그 말을 삼켰다. 그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윤지안을 데려오려고 했다.“안 돼요.”남기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윤성아에게 말했다.“지안이 지금 상태가 좋지 않아요. 움직이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병원.남기준은 윤지안을 안고 응급실로 들어갔다.남서훈도 따라 들어갔다. 윤지안의 경우 오직 남서훈만이 구할 수 있다!윤성아는 수술실 밖에서 기다렸다. 그녀는 머리가 텅 비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다.강주환도 부랴부랴 달려왔다. 그는 응급실 밖 복도에서 쭈그리고 앉아 넋을 잃은 듯 울고 있는 윤성아를 발견했다! 그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강주환이 가까이 다가가 윤성아를 끌어안았다.“괜찮아.
하지만 환자가 양나나이기에 남서훈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약에 자부심이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혹시나 약이 잘 못 되어서 양나나가 아프진 않을지 하는 불안을 떨치기 힘들었다.하지만 양나나가 아프지 않다고 말하고 그녀의 상처도 깔끔하게 처리된 걸 보고 나자 겨우 마음이 놓였다.그는 약병을 꺼내서 양준회에게 건네며 말했다.“만약 나나가 아프다고 하면 이걸 한 알 먹이시면 됩니다. 부작용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양준회가 고맙다고 인사하며 약병을 받았다.양준회가 남서훈에게 고마워하는 것은 그가 자기 딸을 살렸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었다. 양준회는 여전히 남서훈이 싫었다.하지만 양나나는 남서훈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더군다나 이번에 남서훈이 양나나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았다.그들은 병원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왔다.하지만 겨우 6살 정도밖에 안 된 아이가 갑자기 사냥개에게 공격당하고, 윤지안의 가슴이 나무막대기에 찔리는 장면을 보는 등 큰일을 겪다 보니 놀랐을 수밖에 없었다.“저리 가!”양나나는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가, 현재 사냥개가 자신을 무는 악몽을 꾸는 중이었다. 꿈속에서 윤지안이 양나나를 구하기 위해서 뛰어들었다가 사냥개에게 대신 물렸다.“지안아…”양나나는 끔찍한 악몽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식은땀을 흘리며 서럽게 울었다.양준회는 양나나가 걱정되어 그녀의 방에 찾아왔다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그는 불을 켜고 양나나의 침대에 앉더니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나나야, 일어나봐.”양나나는 겨우 눈을 뜨더니 울면서 양준회의 품에 안겼다.“아빠, 나 무서워…”“괜찮아.”양준회의 목소리는 첼로 소리처럼 포근해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놓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착하지, 이젠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너랑 지안이 다 괜찮아. 아무 문제 없어.”하지만 양나나가 계속 겁을 먹고 있었기에 양준회는 양나나의 곁을 지켰다.피곤했던 양나나는 양준회의 품에서 겨우
백나연은 줄곧 양준회를 아니꼽게 보았다! 그리고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저는 남서훈의 약혼녀예요. 서훈이 집에 오는 게 당연한 일 아닙니까?”“오히려 제가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양준회 씨, 여긴 웬일이세요?”양준회의 얼굴색은 어두워졌다.“나나가 아파서요.”“네?”백나연은 그 말을 듣자 당황했다. 그리고 양나나를 바라보면서 걱정스레 물었다.“나나야 ,어디 아파?”백나연은 양나나를 무척 이뻐했다. 몇 년 동안 그녀는 양씨 저택을 방문하면서 양나나를 데리고 놀았다! 그리고 매년 양나나의 생일에 백나연은 정성스러운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백나연의 지나친 관심과 호의는 양나나로 하여금 그녀가 새엄마가 되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양나나뿐만 아니라 양씨 가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다.백씨 가문과 양씨 가문은 대대로 친분이 있다. 그리고 백나연의 둘째 오빠는 양준회랑도 친하고 큰오빠는 양준회의 회사 리더였다!양씨 집안에서는 진지하게 양준회과 백나연을 결혼시키려고까지 했다.하지만 백나연은 양준회랑 너무 안 맞았다! 서로 적처럼 지냈다.“나연 이모.”양나나는 다정하게 백나연을 불렀다.“저는 괜찮아요! 며칠 전에 좀 놀라서 요즘 악몽을 꾸고 있는 것뿐이에요.”“놀랐다고?”백나연은 남서훈으로부터 양나나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양나나를 보러 가는 김에 남서훈에게 사진을 많이 찍어 보내겠다고 했다.하지만 양준회가 먼저 양나나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다.백나연은 다짜고짜 양나나를 끌어안고 말했다.“우리 애기, 어디 보자.”“나연 이모, 전 정말 괜찮아요.”양나나의 목소리 여전히 맑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착하고 철이 들었다. 백나연이 걱정할까 봐 양나나는 이렇게 말했다.“저는 그저 이모가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모가 저를 안고 있으면 나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이모?”백나연은 어리둥절했다.양나나는 줄곧 백나연을 나연 이모라고 불렀다! 방금 나나가 말한 이모는 누구일까?그리고 양나나 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