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환자가 양나나이기에 남서훈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약에 자부심이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혹시나 약이 잘 못 되어서 양나나가 아프진 않을지 하는 불안을 떨치기 힘들었다.하지만 양나나가 아프지 않다고 말하고 그녀의 상처도 깔끔하게 처리된 걸 보고 나자 겨우 마음이 놓였다.그는 약병을 꺼내서 양준회에게 건네며 말했다.“만약 나나가 아프다고 하면 이걸 한 알 먹이시면 됩니다. 부작용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양준회가 고맙다고 인사하며 약병을 받았다.양준회가 남서훈에게 고마워하는 것은 그가 자기 딸을 살렸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었다. 양준회는 여전히 남서훈이 싫었다.하지만 양나나는 남서훈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더군다나 이번에 남서훈이 양나나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았다.그들은 병원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왔다.하지만 겨우 6살 정도밖에 안 된 아이가 갑자기 사냥개에게 공격당하고, 윤지안의 가슴이 나무막대기에 찔리는 장면을 보는 등 큰일을 겪다 보니 놀랐을 수밖에 없었다.“저리 가!”양나나는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가, 현재 사냥개가 자신을 무는 악몽을 꾸는 중이었다. 꿈속에서 윤지안이 양나나를 구하기 위해서 뛰어들었다가 사냥개에게 대신 물렸다.“지안아…”양나나는 끔찍한 악몽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식은땀을 흘리며 서럽게 울었다.양준회는 양나나가 걱정되어 그녀의 방에 찾아왔다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그는 불을 켜고 양나나의 침대에 앉더니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나나야, 일어나봐.”양나나는 겨우 눈을 뜨더니 울면서 양준회의 품에 안겼다.“아빠, 나 무서워…”“괜찮아.”양준회의 목소리는 첼로 소리처럼 포근해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놓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착하지, 이젠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너랑 지안이 다 괜찮아. 아무 문제 없어.”하지만 양나나가 계속 겁을 먹고 있었기에 양준회는 양나나의 곁을 지켰다.피곤했던 양나나는 양준회의 품에서 겨우
백나연은 줄곧 양준회를 아니꼽게 보았다! 그리고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저는 남서훈의 약혼녀예요. 서훈이 집에 오는 게 당연한 일 아닙니까?”“오히려 제가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양준회 씨, 여긴 웬일이세요?”양준회의 얼굴색은 어두워졌다.“나나가 아파서요.”“네?”백나연은 그 말을 듣자 당황했다. 그리고 양나나를 바라보면서 걱정스레 물었다.“나나야 ,어디 아파?”백나연은 양나나를 무척 이뻐했다. 몇 년 동안 그녀는 양씨 저택을 방문하면서 양나나를 데리고 놀았다! 그리고 매년 양나나의 생일에 백나연은 정성스러운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백나연의 지나친 관심과 호의는 양나나로 하여금 그녀가 새엄마가 되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양나나뿐만 아니라 양씨 가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다.백씨 가문과 양씨 가문은 대대로 친분이 있다. 그리고 백나연의 둘째 오빠는 양준회랑도 친하고 큰오빠는 양준회의 회사 리더였다!양씨 집안에서는 진지하게 양준회과 백나연을 결혼시키려고까지 했다.하지만 백나연은 양준회랑 너무 안 맞았다! 서로 적처럼 지냈다.“나연 이모.”양나나는 다정하게 백나연을 불렀다.“저는 괜찮아요! 며칠 전에 좀 놀라서 요즘 악몽을 꾸고 있는 것뿐이에요.”“놀랐다고?”백나연은 남서훈으로부터 양나나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양나나를 보러 가는 김에 남서훈에게 사진을 많이 찍어 보내겠다고 했다.하지만 양준회가 먼저 양나나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다.백나연은 다짜고짜 양나나를 끌어안고 말했다.“우리 애기, 어디 보자.”“나연 이모, 전 정말 괜찮아요.”양나나의 목소리 여전히 맑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착하고 철이 들었다. 백나연이 걱정할까 봐 양나나는 이렇게 말했다.“저는 그저 이모가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모가 저를 안고 있으면 나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이모?”백나연은 어리둥절했다.양나나는 줄곧 백나연을 나연 이모라고 불렀다! 방금 나나가 말한 이모는 누구일까?그리고 양나나 한테
그녀는 남서훈은 양나나가 온 이후로 양나나를 꼭 껴안고 싶어 했던 걸 똑똑히 보았다. 하지만 양준회가 계속 도둑을 보는 것처럼 노려보았기 때문에 남서훈은 감정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원래 캄캄했던 밤은 더욱 캄캄하고 답답해서 무섭게 느껴졌다.한 줄기 밝은 번개가 내리쳐 마치 이 어두운 밤의 장막을 찢어버릴 것 같았다."우르릉 쾅쾅!”벼락이 쳤다. 우르릉우르릉 천둥소리가 빗물과 함께 떨어졌다.양준회는 원래 잠이 오지 않았다. 지금 갑자기 번개와 천둥이 치기 시작하니 더욱 나나가 걱정되어 그녀가 무서워 할까 봐 걱정되었다.그는 몸을 일으켜서 남서훈이 있는 곳으로 갔다. 방문을 확 열자 큰 침대에 누워 있는 어른 두 명과 어린아이 한 명을 보았다.남서훈도 천둥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 듯 옆에서 자는 양나나를 온화한 눈망울로 바라보며 "무서워하지 말고 잘 자.”"내가 여기서 항상 따뜻하게 지키고 있을게.”그녀는 그토록 부드러웠다.양준회는 남서훈에게서 모성애의 빛을 본 것 같았다.양나나는 천둥소리에 몸을 떨며 눈을 떴다가 하지만 곧 남서훈의 부드러운 위로를 받으며 깊은 꿈속으로 빠졌다.백나연은 무심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천둥소리가 시끄러워서 싫었는지 몸을 뒤척였다. 길고 가느다란 다리가 양나나를 넘어 그대로 남서훈의 몸에 걸쳐졌다.이때, 남서훈은 천둥소리 때문에 잘 자지 못 하는 양나나를 다독이고 나서야 문 쪽을 바라보았다.거기에 서 있는 남자의 커다란 그림자가 보였고 그의 눈동자에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분노였다. 남서훈은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양준회에게 양나나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따뜻하게 잘 자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남서훈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그는 분노를 안고 가버렸다.양준회는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처마 밑에 서서 비가 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막 쏟아진 큰비도 공기 중의 갑갑함을 다 가져가지 못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번
그도 자신을 향한 남서훈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마음속에서 자라나서는 안 될 감정을 미친 듯이 억누르고 있었다.하지만 억누를수록 있지 말아야 할 감정들은 더 생기고 더 커졌다. 그가 남서훈의 꿈을 얼마나 자주 꾸었는지 아무도 몰랐다.6년 전 그날 밤, 그녀의 주동적인 입맞춤은 그가 사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화나게 만들면서 동시에 그를 그렇게 기쁘게 했다. 그의 마음속에서 줄곧 억눌려 있던 짐승이 풀려났다. 그런데 결과는?다음 날 깨어났을 때 결국 그런 일이 있었다.양준회는 줄곧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남서훈에게 있어서는 안 될 마음을 품었다. 양준회는 계속 참아왔다. 그녀의 주동적인 입맞춤이 짐승이 갇혀있는 그 철창을 열었다.온화하고 아름다운 밤이었다.그는 밑에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잘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항상 남서훈이라고 생각했다. 약효 때문에 남서훈을 여자로 착각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어떻든 간에 그는 이미 상대방에게 책임을 지기로 했다. 세속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도 그는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남서훈이 6년 전에 그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만 해도 그는 화가 치밀었다. 그는 남서훈이 그에게 키스한 것에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어떻게 아무 여자나 찾아줄 수 있는가?양준회의 진홍빛 눈동자가 그녀를 단단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쉰 목소리로 고통스럽게 물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어?""퍽!" 하는 소리와 함께 양준회의 주먹이 침대 위에 심하게 닿았다.그의 눈동자는 더욱 붉어진 듯 남서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누가 네 마음대로 결정하게 허락했어? 누가 아무 여자나 찾아서 주라고 했어? 넌 그렇게 하는 게 나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알기나 해?""……"양준회의 큰 손이 남서훈의 목덜미를 졸랐다. 그는 갑자기 다가와 남서훈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진한 입맞춤과 그녀를 삼켜버렸다. 바로 이 느낌이었다. 남서훈이 열여덟 살 때 몰래 자신에게 키스한 것이 양준회
양준회를 보고 있는 그 눈은 정말 방정맞고 예뻤다.그녀는 남자에게 말했다."제가 당신에게 있어선 안 될 사랑을 한 적은 있지만 그건 옳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벼랑 끝에 몰렸고 이미 포기했어요. 준회 씨, 당신도 포기해야 해요.""나나에게 아내를 찾아주고 엄마를 찾아줘야죠!"양준회가 눈살을 찌푸렸다.자기의 속마음을 알고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이 꼬맹이가 여자든 남자든 항렬로 따지면 그의 작은 삼촌이었다.그는 이 꼬맹이를 손에 넣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남서훈이 그에게 아직 나나가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그는 제멋대로 살 수 있고 자신이 있어서는 안 될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고 남서훈과 얽히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세속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다.하지만 나나는? 양준회는 자신 때문에 나나에게 어떠한 나쁜 영향도 끼치고 싶지 않았다.남서훈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나나가 그렇게 엄마가 갖고 싶어 하는데!"그날 이후 양준회와 남서훈의 관계는 미묘해졌다.양준회는 남서훈을 더 이상 싫어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남서훈과 백나연의 다정한 모습을 보면 화를 냈다.드디어 백나연이 참지 못하고 양준회를 노려보며 말했다."남씨 가문과 양씨 가문은 대대로 이어온 사이예요. 조상 때부터 전해 내려오다가 서훈이의 대에 이르러서 그는 당신의 명분이 서 있는 작은 삼촌이에요. 그리고 저는 나는 서훈이의 약혼녀이고 당신의 작은 숙모예요. 이모라고 부르기 싫어도 따지지 않겠어요. 하지만 서훈이와 저에게 어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신뢰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양준회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백나연은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양준회 씨, 몇 년 동안 결혼도 안 하고 나나에게 엄마도 못 찾아줬잖아요. 바깥소문에 의하면 당신 몸에 숨겨진 병이 있다고 해요. 설마 진짜는 아니겠죠?"양준회는 대답할 필요가 없이 백나연이 말을 이었다."만약 사실이라면 당신은 질병 치료를 하세요. 앞으로 서훈이를 존중해 주세요. 만나면 작은 아저씨라고
윤지안은 양나나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사냥개에게 물린 일이 생각나서 물었다. "엄마, 나나 언니는요? 언니 큰 개한테 물렸는데 아직도 아파요?”이때 마침 양준회가 양나나를 데리고 윤지안을 찾아왔다."지안.”양나나는 윤지안을 보자마자 울었다."미안해.”양나나는 사과했다."다 내 탓이야. 내가 널 데리고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어른이 와서 구해주길 기다렸을 텐데. 그러면 너는 다치지 않았을 거야.”윤지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언니 탓이 아니야!"두 아이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지안은 양나나를 여전히 좋아했고 지금은 또 점점 더 존경하고 있었다.그리고 이날, 양준회와 양나나 부녀를 제외하고 안진강과 서연우도 윤지안이 다친 것을 알고 병문안을 왔다. 강하성도 왔다.윤지안은 아빠와 엄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오빠의 보살핌과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비록 부상 때문에 침대에 누워 있지만 별것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여전히 매우 즐겁게 웃고 있었다.이틀 후 우양주도 윤지안을 보러 병원에 왔다. 이때 윤성아는 회사 일로 자리를 비웠고 강주환만 병실에서 윤지안과 함께 있었다.그녀의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수다쟁이에 깜찍하고 귀여운 윤지안의 모습에 우양주도 그녀를 정말 좋아했다. 그는 윤지안의 눈매를 보며 강주환과 닮았다고 생각했다."주환아, 지안이 네 친딸은 아니겠지?”우양주가 엄청난 일을 발견하고는 가능성이 있다는 듯 말을 이었다."윤 대표가 아예 쌍둥이 아들딸을 낳아준 건 아닐까?”강주환은 넋이 나갔다.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었다."아니야.”"아니야? 하지만 너와 윤 대표의 아이처럼 보여!”강주환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우양주가 이 주제를 계속 말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윤지안 정말로 그와 윤성아의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계속 그렇게 말하면 윤지안이 예민할까 봐 걱정됐다.강주환의 표정을 보고 우양주도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이때 남서훈이 병실로 와서 윤지안의 건강검진을 도왔다. 윤지안은
윤지안은 강주환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것이 그녀가 다쳤기 때문에 또 마음이 아파서 인줄 알았다.사실 아니었다.강주환은 너무 기쁘고 설렜다. 그는 자신이 어리석어서 울었다. 영롱한 눈물이 흐르면서 윤지안의 손등을 내리쳤다.강주환이 정말 울다니."미안해, 아가야. 아빠가 너무 바보라서 네가 친딸이라는 것을 인제야 알았어."눈물의 원인을 알고 윤지안이 웃었다."괜찮아요."윤지안은 밝은 목소리로 전혀 강주환과 따지지 않고 말했다."나는 아빠가 멍청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또 아빠가 나에게 수혈을 해준 것을 봐서 용서해줄게요.""...""아가야."강주환은 온화하고 자상한 눈빛으로 말했다."아빠가 너무 멍청해! 분명 너를 첫눈에 봤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분명 엄마랑, 오빠랑 그렇게 닮았는데..." 강주환이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그는 윤지안과 이 순간의 기쁨을 나누었다. "아빠는 정말 기뻐! 이렇게 귀엽고 좋은 딸이 내 친딸이라니!"윤지안도 기뻐하고 있었다. 작은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줬고 보석 같은 눈망울이 강주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도 아빠가 좋아요."부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이 매우 훈훈했다."이만하면 됐어요."안효연이 다가왔다. 그녀는 병상에 누워 있는 윤지안을 보며 눈가가 빨개졌다."상처 아직도 아파?"윤지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엽도 다가와 말을 하기도 전에 강주환에게 끌려갔다.병실 밖에서 강주환이 나엽의 어깨에 큰 손을 얹고 분노를 띠며 물었다."지안이가 내 친딸이라고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나엽이 웃었다. "하, 제 탓이에요? 강 대표님, 제가 말해도 믿긴 하세요? 줄곧 잘난 체하고 자기 판단만 믿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왜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잘 생각해 보세요. 제가 몇 번이나 주의를 줬어요. 지안이가 왜 하성이 생일과 같은 날에 생일인지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지안이가 왜 성아랑 닮았다고 했겠어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세요?""당연히 기억하지!"나엽은 그를 보며 계속 말했다.
강주환은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치 심장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그는 윤성아의 필사적인 삶의 의지를 보았다! 지나가는 차를 보며 있는 힘껏 손을 뻗어 최선을 다해 살려달라 애원하던 그녀였다.“살려주세요...”그는 자신의 차도 보았다!“강주환...”그는 자신을 부르는 윤성아의 목소리를 들었다. 자신의 차를 하염없이 노려보고 있는 그녀.“강주환, 살려줘...”강주환은 차에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도 보았다. 그는 크게 소리치며 말했다. “차 세워! 얼른 가서 성아를 구해야지.”그러나...풉!...병원 복도에서 강주환은 피를 왈칵 토해냈다. “왜 피를 토하는 거예요?”나엽이 물었다. 강주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큰 보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어디 가요?”나엽이 강주환의 등 뒤에서 큰 소리로 물었지만, 그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 안전출구의 문을 열고는 냅다 비상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차에 탄 강주환은 헐레벌떡 한연 그룹으로 향했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던 강주환은 윤성아 앞에 불쑥 나타났다. “강주환, 당신...”윤성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주환은 그녀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 그의 눈시울이 빨개지며 눈에는 슬픔으로 가득 찬 눈물이 고였다. “미안해...”그 순간, 윤성아는 회의를 마치고 방금 회의실에서 나오는 길이었다.그곳에는 한연 그룹의 고위층 간부들도 있었다! 그들은 하나둘, 눈치껏 자리를 피했다. “왜 그래요?”윤성아는 이 남자가 갑자기 무슨 일 때문에 이러는지 전혀 몰랐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의 정서가 매우 불안하다는 것을 정확히 눈치챌 수 있었다!“미안해...”강주환은 흐느끼며 말했다. 그리고 이내 눈물을 흘렸다!“성아야, 내가 죽일 놈이야, 내가 너와 아이들을 지키지 못해서! 4년 전, 너에게 그렇게나 많은 어려움을 겪게 했어. 앞으로는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강주환은 그의 목숨을 걸고 맹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