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숙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임설영이 돈을 받자마자 도망갔을거로 의심했다.“젠장!”남숙자는 화가 치밀어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는 마음이 조급해 나면서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임설영이 돈을 사기 쳐서 도망쳤다! 사라졌다고! 무조건 배 속의 아이를 지웠을 거라고! 그래서 그 아이가 진짜로 나엽의 아이가 맞기는 해?아니면 처음부터 나를 속였던 걸까?...이번 일로 인해 남숙자는 화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M 국 Y 시의 작은 시골 농장에서 나엽은 남숙자가 병원에 입원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전화를 끊자마자 안효연에게 말했다.“여보,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다는데 운성에 한번 가봐야겠어!”안효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머니가 갑자기 어디가 아프셔? 늘 건강하시던 분이 왜?”나엽도 더 이상 감추지 않고 사실대로 안효연에게 털어놓았다.“임설영이 어머니에게서 20억을 가져갔어, 그리고 돈을 받자마자 어머니가 사주셨던 명품들을 갖고 도망쳤나봐.”“어머니는 사기를 당했는 생각과 임설영이 아이를 없애 버릴 조바심에 화병으로 쓰러지신 것 같아.”안효연은 낮게 한숨을 쉬고는 다시 나엽에게 말했다.“그럼 같이 가자.”“그럴 필요는 없어.”나엽이 안효연을 바라보는 눈빛에서는 애정과 사랑이 물씬 느껴졌다.“임신도 했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아도 돼. 난 그저 집에 가보는 건데 뭐. 며칠만 지나면 당신이랑 우리 애기 보러 다시 올 거야.”운성으로 돌아온 나엽은 병실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는 남숙자를 보았다. 안색이 무척 어두워 보였다.“나엽아.”남숙자는 순간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눈물을 보이며 다급히 말을 이어갔다.“임설영이 도망갔어. 만약에 아이를 지우기라도 하면 어떡하니? 얼른 임설영을 찾아야 해! 절대로 아이를 다치게 해서는 안 돼. 네 유일한 혈육이야.”“임설영이 나와 약속했었어. 200억을 주면 기꺼이...” 나엽은 남숙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었다.“임설영이 내 아이를 가질 수가 없다고 오래전에
나엽은 다시 한번 말했다.“효연이가 임신했어요. 제가 정관수술을 하기 전에 임신하였어요!”“임신했어, 효연인가 진짜로 임신했어...”남숙자는 이 말을 여러 번 곱씹었다. 지금 그녀는 이 소식에 기쁘기도 했지만 애초에 안효연이 임신을 못 한다고 했던 말들이 후회되었다. 그 때문에 이혼하라고 강요하기도 했고 여러 가지 미련한 짓을 저질렀었다. 죄책감에 당장이라도 자기 뺨을 갈기고 싶었다!“미안해...”남숙자는 다시 사과하면서 나엽을 바라보았다.“이젠 가봐. 엄마는 괜찮으니까. 얼른 M 국에 있는 며느리에게 가봐! 그리고 효연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 난... 효연이를 볼 면목이 없다!”나엽은 운성에 며칠간 머물다가 모든 일이 해결되고 남숙자가 퇴원하고 나서야 M 국으로 돌아갔다. 한편 임설영은 사기죄로 경찰서에 붙잡혔다.처음에 임설영은 자신의 사기행각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경찰서에서 자기가 나엽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통곡했고 모든 명품과 20억은 남숙자가 원해서 준거라고 했다.하지만 임설영이 나엽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다는 진실이 밝혀졌다!그러면서 임설영이 남숙자를 통해 금품과 사치품을 갈취하고 20억 원의 금액을 사기 쳤다고 밝혀졌으며 모두 돌려주지 않으면 10년 형을 구형받을 상황이 되었다.임설영은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돌려주었다.이렇게 한바탕 소란이 막을 내렸다.임설영도 결국에는 운을 다했는지 그렇게 바라던 나엽과는 결혼을 하지 못한 채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그녀가 바래왓던 화려한 삶은 저만치 멀어져 갔다.이틀 후, 임설영은 유산의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자궁을 적출하면서 영원히 엄마가 될 자격을 박탈당했다!임설영은 이 모든 책임을 윤지안에게 덮어씌우면서 증오로 가득 찼다.“이 모든 일이 그 계집년 때문에 틀어졌어!”만약 병원 앞에서 윤지안과 부딪히지만 않았어도 그가 어렵게 얻은 나엽의 정자를 깨버리지 않았다면 무조건 나엽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런 결과를 원한 게
우양주는 강주환이 백씨 가문의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돌아가려는 것을 알고는 소리 질렀다.“그냥 백씨 가문의 연회일 뿐이잖아! 이렇게 부랴부랴 서두르니까, 누가 보면 집에 여자라도 숨겨 둔 줄 알겠어!” 언제나 그렇듯 강주환은 우양주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러자 우양주도 바로 꼬리를 내리고 항복했다.“그래, 내가 말실수했어. 여자를 숨겨도 내가 숨기지 귀하신 어르신이 숨길 여자가 있을 리가 있나!”강주환이 차갑게 받아쳤다.“이번 생의 여자는 윤성아 하나면 충분해!”“그리고 네가 여자를 숨겨둘 능력이 될까!”“...”말을 마친 강주환은 사무실에서 나갔다. 강주환이 차에 앉자 우양주가 따라와 운전석 옆자리에 앉았다.강주환이 그를 빤히 쳐다보자 우양주는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강주환에게 잘 보이려 들었다. “연애를 안 해본 지가 너무 오래 됐어! 간만에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는데, 결국에는 이름도 모르고 헤어졌다고. 백씨 가문의 연회에는 참석하는 미녀들도 많겠지? 친구야, 나 좀 같이 데려가 줘.”우양주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강주환과 함께 백씨 가문의 연회에 가고 싶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곧바로 영주를 떠나 백씨 가문으로 향했다.강주환은 연회에 도착하자마자 한 눈에 얘기를 나누고 있는 윤성아와 양준회를 발견했다. 그 순간 강주환 주변의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그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쯧!”우양주는 느긋하게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구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구석에 앉아 있는 강하영을 발견했다.저 여자다!자신에게서 6억 원을 가지고 하룻밤을 보내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여자가 어떻게 여기에 나타났단 말인가?우양주는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때 강하영은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이 입고 있던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들에 영감이 폭발하여 미친 듯이 스캐치하고 있었다.갑자기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우양주의 잘생긴 얼굴이 강하영의 눈에 들어왔고 그녀는 화
우양주도 강하영을 바라보며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듯한 눈빛을 발사하고 있었다."예쁜 아가씨, 얼른 당신의 이름과 당신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세요. 이제는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싶어요."강하영은 알려줄 리가 없었다.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그날 밤은 이미 지났어요. 당신이 저한테 300만 원을 준 대신, 저는 당신과 잠자리를 가졌어요. 우리 이젠 서로 빚진 것 없어요."우양주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말대로 그들은 확실히 서로 빚지지 않았다.하지만 어떻게 그냥 내버려 둘 수 있겠는가! 이 아름다운 여인의 맛을 알아버린 순간 그는 이미 중독되어버리고 말았다.그래서..."제가 이미 당신의 몸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윤 대표의 고등학교 동창 신분으로서 이런 자리에서 다른 남자랑 만날필요없어요."강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이 망할 놈의 바람둥이가 설마 내가 동창 윤성아 때문에 백씨 가문 연회에 와서 호구를 꼬신다고 생각하는 건가?'"이것 놓으세요!"강하영은 냉랭한 표정으로 소리쳤다.그녀는 우양주 같은 사람에 대해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그냥 멀어지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는 발버둥 치고 있었다.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그런지 강하영의 부드러운 몸은 우양주의 가슴을 스쳤다.순간, 우양주의 피가 끓어 올랐다.그의 봉안에는 이 여자를 갖겠다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눈빛이 불타고 있었다. 그는 강하영을 음흉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놓으라면서 또 이렇게 달라붙네요?”강하영은 말문이 막혔다."…"'누가 달라붙었다고?'그리고…"이 변태야!”강하영은 욕을 퍼부었다.그녀는 반대쪽 손으로 우양주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쉽게 손목이 잡혀 실패하고 말았다.응큼한 눈빛으로 가득 찬 우양주의 눈동자는 강하영을 뚫어지라 쳐다보았고 목소리는 말도 안 되게 느끼했다."제가 변태라고요? 강하영 씨가 함부로 들이대지 않았더라면 제가 이렇게 큰 반응을 보였겠습니까? 그리고 그날 밤, 하영 씨가 매우 좋아하지 않았습니까?"강하영의 얼굴은 빨
이토록 서로 얽히고설킨 것도 모자라 자꾸 그날 밤의 일을 언급하는 것을 보니 이는 분명 그녀에게 빌붙어 어떻게든 그녀를 자신의 잠자리 상대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의지이다.허, 정말 얼마나 얕봤으면 그녀가 그렇게 쉽게 넘어가고 괴롭힘당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그때 강하영의 눈빛이 순간 반짝 빛났다.강하영은 입꼬리를 치켜들더니 반짝반짝 빛나는 영롱한 눈동자를 깜빡거리며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매혹해 버릴 듯 우양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저더러 당신의 잠자리 상대가 되어달라는 말씀이시죠?”강하영은 우양주 더러 더욱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가락을 까딱하였다.그러자 우양주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의 위치는 한창 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연회장 높은 창가의 열린 커튼 뒤 모서리였다.커튼이 가리고 있었기에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들을 볼 수가 없었다.게다가 두 사람은 모퉁이 벽 쪽에 있기에 창가밖에 서 있는 사람들도 그들을 발견할 수가 없다.우양주 역시 여인을 자신의 몸과 벽 사이에 가둬놓은 채 한 손으로 강하영의 손목을 높게 치켜들고는 자신의 다른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있었다.마침 우양주가 강하영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뭐라 말하려 입을 열던 그 순간, 강하영은 몸 옆에 내리 드리워진 채 미리 꽉 쥐고 있던 주먹을 그대로 우양주의 콧등을 향해 휘둘렀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우양주는 미처 그녀의 주먹을 피할 겨를이 없었다.게다가 강하영의 주먹은 매우 날렵하고 독했다.“너...”코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고 이내 의문의 액체가 콧구멍에서 흘러나오는 걸 보니 이 여자의 주먹을 맞고 코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우양주는 뒷걸음질하여 몸을 빼내고는 손을 들어 흘러나온 코피를 닦았다.바로 그때.기회를 노린 강하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무릎을 굽히고 다리를 들어 올려 남자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향해 돌진했다.우양주 역시 그녀의 움직임을 보았기에 재빨리 후퇴했다.강하영은 비록 목표물을 가격하지는 못했지만, 이
백나연의 둘째 오빠인 백시현이 담소를 나누며 물었다.백시현과 양준회는 친구 사이인 데다가 성격도 원래 경솔한지라 말을 할 때 항상 주의하지 않는 편이었다.백나연의 큰 오빠 백주현은 백시현과 쌍둥이이고 현재는 모 구역의 사령관이다.전에 양준회가 용병으로 근무할 때 바로 백주현의 부하로 근무했었다.백주현은 명령을 내리는 데에 익숙해졌는지 그의 모습은 상당히 정직하고 올곧았다.이윽고 백주현이 양준회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어찌 되었든 남서훈은 나연이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별다른 상황이 없다면 오늘 밤 그와 나연이의 혼사가 정해질 거야. 그러니까 너도 앞으로 남서훈을 만나게 되면 예의를 차려.”양준회는 그 누구의 말에도 수긍하지 하지 않았고 오히려 두 형제를 바라보며 비난했다.“남서훈처럼 감정을 중요히 여기지도 않고 맨날 사람 마음 갖고 노는 사람한테 꼭 마음 놓고 너희들 여동생 시집 보내. 알았지?”계속하여 양준회는 자신이 굳게 믿고 있는 것을 입 밖에 꺼냈다.“남서훈은 결코 여생을 맡길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아니야!”“그럼 어찌할 건데?”남서훈의 방탕한 도련님 이미지가 너무 강한지라 사실 백시현과 백주현을 포함한 백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남서훈은 사위가 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동생이 좋다는데 그들에게 무슨 수가 있겠는가.백씨 가문의 어르신도 별다른 수가 없었다.어찌 됐든 백나연이 남서훈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게다가 백나연은 예전에...백씨 가문의 세 형제와 양준회가 나란히 서서 백나연과 남서훈의 이야기를 나눴다.그리고 강주환은 윤성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떴다.둘의 신분에 의해 때때로 누군가가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조금 여유가 생기자 윤성아는 강하영이 사라졌음을 발견하게 되었다.하여 윤성아는 사방을 돌아다니며 강하영을 찾기 시작했다.그렇게 그녀가 백씨 가문 별장의 정원에 들어서자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성아가 목소리를 따라 다가가자...“서훈아, 이번 일은 내 말 들어! 6년
강주환과 우양주를 떠나 두 사람은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윤성아가 먼저 물었다.“양주 씨 설마 지금 너한테 치근거리고 있는 건 아니지?”강하영:“아니야.”강하영은 그들의 관계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았다.윤성아도 더 깊이 묻지 않았다.하지만!“하영아, 우양주 씨 외모도 훌륭하시고 성격도 좋은 분이셔. 게다가 여성을 대할 때 무척 매너 있으시고. 하지만 동시에 모든 여성에게 잘해주시는 바람둥이 같은 분이셔. 그리고 엄청 방탕하게 살아왔던 분이라 그가 지금까지 사귀었던 여자친구 수는 두 손으로도 셀 수 없어. 우양주 씨는 무척 의리 있고 친구가 곤란할 때도 선뜻 나서주시는 분이셔서 주환 씨와도 사이가 좋으신데 남자로는 좋은 선택이 아니야.”강하영이 싱긋 웃으며 화사한 살굿빛 눈망울로 윤성아를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 너도 잘 알다시피 학교 다닐 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이 바로 여기저기 감정을 흩뿌리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꼬셔놓고 책임지지 않는 방탕한 사람이잖아. 우양주 같은 사람은 내가 눈이 머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넘어갈 리 없어.”윤성아도 자신이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담담하게 그녀의 말을 받아들였다.“그래.”이윽고 그녀는 강하영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전에 백씨 가문 아가씨를 만났을 때 이미 네 얘기를 아가씨께 해드려서 원래 오늘 밤 널 데리고 아가씨 만나 뵙고 싶었는데...”정원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린 윤성아는 오늘 밤은 백나연과 강하영을 만나게 해줄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아가씨께서 오늘 저녁 엄청 바쁘시대. 그래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널 데리고 아가씨를 뵈러 갈게.”강하영은 백씨 가문의 연회에 참석하여 연회에 참석한 남자와 여자들이 입고 온 거장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그리고 백나연의 보좌관이자 요셉의 제자가 되는 건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다.하여 강하영은 환히 웃으며 윤성아를 다독였다.“괜찮아. 성아야, 넌 이미 나의 백락이야
오늘 밤 그녀는 방금 백나연과 약혼한 이 약혼자가 백나연의 방에서 다른 여자와 수치스러운 일을 겪게 만들 계획이다.이걸 알게 된다면 백나연은 분명 미쳐버릴 것이다.한편, 하녀는 술을 들고 강하영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리고 그녀는 강하영이 술을 마시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다가가 강하영에게 말을 건넸다.“아가씨, 저희 나연 아가씨께서 아가씨를 찾으십니다.”하녀의 말에 강하영이 멈칫했다.백씨 가문의 아가씨가 그녀를 찾는다고?조금 전 윤성아가 분명 오늘 밤은 시기가 적합하지 않아 아가씨를 못 만날 거라고 했는데?그런데 백씨 가문의 아가씨께서 그녀를 왜 찾으시는 거지?강하영은 하녀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 윤성아가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았다.하여 강하영은 윤성아를 찾지 않았고 비록 여전히 백씨 가문의 아가씨가 왜 그녀를 찾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몸을 일으켜 순순히 하녀를 따라갔다.하녀는 강하영을 데리고 백나연의 방으로 향했다.이윽고 강하영이 백나연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뒤 방문을 닫아버렸다.같은 시각.남서훈은 백나연의 방에 있는 화장실에서 와인이 묻은 옷을 깨끗이 씻고 드라이기로 옷을 말리고 있었다.헤어드라이어의 소리가 그리 큰 건 아니지만 작은 편도 아니었다.하여 남서훈은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계속하여 옷을 말리고 있었다.몇 분 뒤, 옷이 말랐다.남서훈은 그에 의해 잠긴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화장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희미한 향수 냄새에 그가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이윽고 남서훈은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바닥에 쓰러져있는 강하영을 발견하고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남서훈은 강하영에게 다가가 몸을 낮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괜찮으세요?”강하영의 얼굴을 빨갛다 못해 금방이라도 피가 흘러내릴 것 같았고 그녀의 붉은 눈빛 속에는 욕망이 일렁거렸다. 강하영은 남서훈을 바라보며 마치 오랫동안 기다렸던 사냥감이라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