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주도 강하영을 바라보며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듯한 눈빛을 발사하고 있었다."예쁜 아가씨, 얼른 당신의 이름과 당신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세요. 이제는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싶어요."강하영은 알려줄 리가 없었다.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그날 밤은 이미 지났어요. 당신이 저한테 300만 원을 준 대신, 저는 당신과 잠자리를 가졌어요. 우리 이젠 서로 빚진 것 없어요."우양주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말대로 그들은 확실히 서로 빚지지 않았다.하지만 어떻게 그냥 내버려 둘 수 있겠는가! 이 아름다운 여인의 맛을 알아버린 순간 그는 이미 중독되어버리고 말았다.그래서..."제가 이미 당신의 몸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윤 대표의 고등학교 동창 신분으로서 이런 자리에서 다른 남자랑 만날필요없어요."강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이 망할 놈의 바람둥이가 설마 내가 동창 윤성아 때문에 백씨 가문 연회에 와서 호구를 꼬신다고 생각하는 건가?'"이것 놓으세요!"강하영은 냉랭한 표정으로 소리쳤다.그녀는 우양주 같은 사람에 대해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그냥 멀어지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는 발버둥 치고 있었다.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그런지 강하영의 부드러운 몸은 우양주의 가슴을 스쳤다.순간, 우양주의 피가 끓어 올랐다.그의 봉안에는 이 여자를 갖겠다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눈빛이 불타고 있었다. 그는 강하영을 음흉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놓으라면서 또 이렇게 달라붙네요?”강하영은 말문이 막혔다."…"'누가 달라붙었다고?'그리고…"이 변태야!”강하영은 욕을 퍼부었다.그녀는 반대쪽 손으로 우양주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쉽게 손목이 잡혀 실패하고 말았다.응큼한 눈빛으로 가득 찬 우양주의 눈동자는 강하영을 뚫어지라 쳐다보았고 목소리는 말도 안 되게 느끼했다."제가 변태라고요? 강하영 씨가 함부로 들이대지 않았더라면 제가 이렇게 큰 반응을 보였겠습니까? 그리고 그날 밤, 하영 씨가 매우 좋아하지 않았습니까?"강하영의 얼굴은 빨
이토록 서로 얽히고설킨 것도 모자라 자꾸 그날 밤의 일을 언급하는 것을 보니 이는 분명 그녀에게 빌붙어 어떻게든 그녀를 자신의 잠자리 상대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의지이다.허, 정말 얼마나 얕봤으면 그녀가 그렇게 쉽게 넘어가고 괴롭힘당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그때 강하영의 눈빛이 순간 반짝 빛났다.강하영은 입꼬리를 치켜들더니 반짝반짝 빛나는 영롱한 눈동자를 깜빡거리며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매혹해 버릴 듯 우양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저더러 당신의 잠자리 상대가 되어달라는 말씀이시죠?”강하영은 우양주 더러 더욱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가락을 까딱하였다.그러자 우양주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의 위치는 한창 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연회장 높은 창가의 열린 커튼 뒤 모서리였다.커튼이 가리고 있었기에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들을 볼 수가 없었다.게다가 두 사람은 모퉁이 벽 쪽에 있기에 창가밖에 서 있는 사람들도 그들을 발견할 수가 없다.우양주 역시 여인을 자신의 몸과 벽 사이에 가둬놓은 채 한 손으로 강하영의 손목을 높게 치켜들고는 자신의 다른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있었다.마침 우양주가 강하영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뭐라 말하려 입을 열던 그 순간, 강하영은 몸 옆에 내리 드리워진 채 미리 꽉 쥐고 있던 주먹을 그대로 우양주의 콧등을 향해 휘둘렀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우양주는 미처 그녀의 주먹을 피할 겨를이 없었다.게다가 강하영의 주먹은 매우 날렵하고 독했다.“너...”코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고 이내 의문의 액체가 콧구멍에서 흘러나오는 걸 보니 이 여자의 주먹을 맞고 코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우양주는 뒷걸음질하여 몸을 빼내고는 손을 들어 흘러나온 코피를 닦았다.바로 그때.기회를 노린 강하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무릎을 굽히고 다리를 들어 올려 남자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향해 돌진했다.우양주 역시 그녀의 움직임을 보았기에 재빨리 후퇴했다.강하영은 비록 목표물을 가격하지는 못했지만, 이
백나연의 둘째 오빠인 백시현이 담소를 나누며 물었다.백시현과 양준회는 친구 사이인 데다가 성격도 원래 경솔한지라 말을 할 때 항상 주의하지 않는 편이었다.백나연의 큰 오빠 백주현은 백시현과 쌍둥이이고 현재는 모 구역의 사령관이다.전에 양준회가 용병으로 근무할 때 바로 백주현의 부하로 근무했었다.백주현은 명령을 내리는 데에 익숙해졌는지 그의 모습은 상당히 정직하고 올곧았다.이윽고 백주현이 양준회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어찌 되었든 남서훈은 나연이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별다른 상황이 없다면 오늘 밤 그와 나연이의 혼사가 정해질 거야. 그러니까 너도 앞으로 남서훈을 만나게 되면 예의를 차려.”양준회는 그 누구의 말에도 수긍하지 하지 않았고 오히려 두 형제를 바라보며 비난했다.“남서훈처럼 감정을 중요히 여기지도 않고 맨날 사람 마음 갖고 노는 사람한테 꼭 마음 놓고 너희들 여동생 시집 보내. 알았지?”계속하여 양준회는 자신이 굳게 믿고 있는 것을 입 밖에 꺼냈다.“남서훈은 결코 여생을 맡길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아니야!”“그럼 어찌할 건데?”남서훈의 방탕한 도련님 이미지가 너무 강한지라 사실 백시현과 백주현을 포함한 백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남서훈은 사위가 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동생이 좋다는데 그들에게 무슨 수가 있겠는가.백씨 가문의 어르신도 별다른 수가 없었다.어찌 됐든 백나연이 남서훈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게다가 백나연은 예전에...백씨 가문의 세 형제와 양준회가 나란히 서서 백나연과 남서훈의 이야기를 나눴다.그리고 강주환은 윤성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떴다.둘의 신분에 의해 때때로 누군가가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조금 여유가 생기자 윤성아는 강하영이 사라졌음을 발견하게 되었다.하여 윤성아는 사방을 돌아다니며 강하영을 찾기 시작했다.그렇게 그녀가 백씨 가문 별장의 정원에 들어서자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성아가 목소리를 따라 다가가자...“서훈아, 이번 일은 내 말 들어! 6년
강주환과 우양주를 떠나 두 사람은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윤성아가 먼저 물었다.“양주 씨 설마 지금 너한테 치근거리고 있는 건 아니지?”강하영:“아니야.”강하영은 그들의 관계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았다.윤성아도 더 깊이 묻지 않았다.하지만!“하영아, 우양주 씨 외모도 훌륭하시고 성격도 좋은 분이셔. 게다가 여성을 대할 때 무척 매너 있으시고. 하지만 동시에 모든 여성에게 잘해주시는 바람둥이 같은 분이셔. 그리고 엄청 방탕하게 살아왔던 분이라 그가 지금까지 사귀었던 여자친구 수는 두 손으로도 셀 수 없어. 우양주 씨는 무척 의리 있고 친구가 곤란할 때도 선뜻 나서주시는 분이셔서 주환 씨와도 사이가 좋으신데 남자로는 좋은 선택이 아니야.”강하영이 싱긋 웃으며 화사한 살굿빛 눈망울로 윤성아를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 너도 잘 알다시피 학교 다닐 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이 바로 여기저기 감정을 흩뿌리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꼬셔놓고 책임지지 않는 방탕한 사람이잖아. 우양주 같은 사람은 내가 눈이 머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넘어갈 리 없어.”윤성아도 자신이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담담하게 그녀의 말을 받아들였다.“그래.”이윽고 그녀는 강하영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전에 백씨 가문 아가씨를 만났을 때 이미 네 얘기를 아가씨께 해드려서 원래 오늘 밤 널 데리고 아가씨 만나 뵙고 싶었는데...”정원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린 윤성아는 오늘 밤은 백나연과 강하영을 만나게 해줄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아가씨께서 오늘 저녁 엄청 바쁘시대. 그래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널 데리고 아가씨를 뵈러 갈게.”강하영은 백씨 가문의 연회에 참석하여 연회에 참석한 남자와 여자들이 입고 온 거장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그리고 백나연의 보좌관이자 요셉의 제자가 되는 건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다.하여 강하영은 환히 웃으며 윤성아를 다독였다.“괜찮아. 성아야, 넌 이미 나의 백락이야
오늘 밤 그녀는 방금 백나연과 약혼한 이 약혼자가 백나연의 방에서 다른 여자와 수치스러운 일을 겪게 만들 계획이다.이걸 알게 된다면 백나연은 분명 미쳐버릴 것이다.한편, 하녀는 술을 들고 강하영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리고 그녀는 강하영이 술을 마시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다가가 강하영에게 말을 건넸다.“아가씨, 저희 나연 아가씨께서 아가씨를 찾으십니다.”하녀의 말에 강하영이 멈칫했다.백씨 가문의 아가씨가 그녀를 찾는다고?조금 전 윤성아가 분명 오늘 밤은 시기가 적합하지 않아 아가씨를 못 만날 거라고 했는데?그런데 백씨 가문의 아가씨께서 그녀를 왜 찾으시는 거지?강하영은 하녀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 윤성아가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았다.하여 강하영은 윤성아를 찾지 않았고 비록 여전히 백씨 가문의 아가씨가 왜 그녀를 찾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몸을 일으켜 순순히 하녀를 따라갔다.하녀는 강하영을 데리고 백나연의 방으로 향했다.이윽고 강하영이 백나연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뒤 방문을 닫아버렸다.같은 시각.남서훈은 백나연의 방에 있는 화장실에서 와인이 묻은 옷을 깨끗이 씻고 드라이기로 옷을 말리고 있었다.헤어드라이어의 소리가 그리 큰 건 아니지만 작은 편도 아니었다.하여 남서훈은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계속하여 옷을 말리고 있었다.몇 분 뒤, 옷이 말랐다.남서훈은 그에 의해 잠긴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화장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희미한 향수 냄새에 그가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이윽고 남서훈은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바닥에 쓰러져있는 강하영을 발견하고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남서훈은 강하영에게 다가가 몸을 낮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괜찮으세요?”강하영의 얼굴을 빨갛다 못해 금방이라도 피가 흘러내릴 것 같았고 그녀의 붉은 눈빛 속에는 욕망이 일렁거렸다. 강하영은 남서훈을 바라보며 마치 오랫동안 기다렸던 사냥감이라도 만
강하영의 체내에 남아있던 약기운도 은침으로 혈을 뚫어주자 전부 증발해 버렸다. 남서훈의 도움으로 카펫 위에 앉아있던 강하영은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한편, 남서훈은 조금 전의 격투에서 독으로 물든 단검에 팔을 베었다. 만일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 단검에 묻어 있는 맹독은 몸에 들어가는 순간 숨통을 끊어버릴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남서훈의 특별한 체질 때문에 허약해지게 만들었을 뿐 목숨은 앗아가지 못했다.게다가 강하영을 도와 체내에 있는 약기운과 독 벌레를 강제로 빼내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탓에 얼굴은 몹시도 창백해져 있었다.이미 체력을 소진해 버린 남서훈은 강하영이 자신의 옷을 잡고 기절하는 바람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강하영은 카펫 위에, 남서훈은 그녀의 몸을 덮치며 쓰러졌다.두 사람이 넘어진 자세는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으며 정말로 애매했다.바로 그때 백나연의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윤성아와 백무산, 백나연과 그녀의 오빠 셋을 비롯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헉...”누군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남서훈이 눈앞에 나타난 사람들을 바라보자, 그중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혐오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양준회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비록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밀려오는 쓰라림은 어쩔 수 없었다.“서훈아.”백나연이 달려왔다.그 광경을 본 백나연은 다른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마음이 무너져 내리거나 분노하지 않았다. 그저 온 얼굴에 불안과 걱정만 가득했다.“무슨 일이 발생한 거야?”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나연은 남서훈의 팔에 생긴 상처를 보았고 막 만지려 했지만 남서훈이 제지했다.“만지지 마!”백나연이 멈칫하자 남서훈은 그윽하고 매혹적인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너무 더러워서 그래.”남서훈의 손이 더럽다고 백나연은 두렵거나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남서훈은 이내 백나연의 손을 낚아채며 그녀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속삭였다.“내 피에 독이 있다는 걸
윤성아가 모두를 일깨워 주었다.“남서훈 씨는 바지를 똑바로 입고 있잖아요! 제 친구도 상의만 조금 찢겨 있고요. 그리고 제 친구의 머리에는 아직도 은침이 찔려있는 상태에요!”윤성아의 말을 듣고 그제야 모두 이런 디테일에 주목했다.윤성아는 차가운 눈길로 모두를 쏘아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우리는 먼저 남서훈 씨의 말부터 들어보는 게 순서 아닐까요? 섣부른 판단으로 마녀사냥할 게 아니라!”말을 마친 윤성아는 남서훈을 바라보았다.“서훈 씨, 우리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말해 줄 수 있어요?”남서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열어 직접 해명에 나섰다.“제 옷은 좀 전에 도우미에 의해 더러워졌고 전 백나연의 방으로 와서 처리 중이었어요.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올 때 이 아가씨를 봤고요... 누가 이상한 약물을 먹이고 백나연의 방으로 끌고 왔어요. 아마 저를 모함하려고 일부러 이 아가씨를 끌어들인 것 같아요. ”남서훈의 얼굴은 아직도 창백했지만 그윽하고 매혹적인 눈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입꼬리를 살짝 올리자 섬세하고 작은 얼굴에 형언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매력이 흘러넘쳤다.“제가 비록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고 특히 여자를 좋아하지만 이미 나연이와 약혼했으니, 나연이에게 충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절대 배신하는 일도 없을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아가씨가 저 때문에 연루되어 고통받는 것을 어떻게 그냥 지나친단 말이에요? 신의 손을 가진 명의로서 말이죠!”남서훈의 입가에 비친 미소는 더욱 화사하게 번지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전 자연스레 의술로 이 아름다운 아가씨를 도와 약기운을 없애줄 수밖에 없었어요. 다만... 공교롭게도 저를 해하려던 게 한 사람이 아니었고 제가 죽기를 바라는 다른 사람이 있었죠.”남서훈은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그저 사건의 경위와 누군가 자신을 암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대략적으로만 말했다.“이 아가씨를 도와 약기운을 없애준 뒤 너무 지치고 힘든 나머지 이분에게 실수로 끌어당겨져 고
강주환은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우양주가 하영 씨를 대하는 태도는 전이랑 아주 많이 달라.”“하지만 만약 아니라면요?”윤성아는 자기 친구가 그런 시행착오를 겪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우양주 처럼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바람둥이와 엮여봤자 최악의 경우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상처만 받을 뿐이다.“그럴 수 없어.”강주환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며 확신했다.“지금 상황을 보면 하영 씨는 우양주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없어. 심지어 혐오하는 것 같던데. 우양주가 그런 하영 씨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거야.”윤성아의 생각도 그러했다.그녀가 알고 있는 강하영이라면 우양주가 제아무리 우수하고 열성적으로 구애하며 간절하게 매달린다고 하더라도 바람둥이였다는 이유만으로 진작 눈 밖에 났을 것이다.강하영은 절대 우양주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우양주는 강주환의 말대로 사람의 됨됨이가 문제없었고 신사적이었으며 여자가 끊긴 적은 없지만 한 번도 여자를 강요한 적이 없었다.강주환은 차를 몰고 안씨 저택으로 가지 않고 자신의 영주에 있는 별장으로 향했다.“너무 늦었어. 지금 돌아가면 아버님 어머님의 휴식을 방해할 것 같아. 그리고 하성이랑 지안이도 이미 잠들었을 거야.”강주환의 말은 그럴싸해 보였지만 사실 윤성아와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그의 영주 별장은 정해진 시간마다 와서 청소하는 도우미를 빼면 나머지 시간은 쭉 비어있었으므로 이 시간에는 아무도 없었다.두 사람이 막 별장에 들어서자, 강주환은 한시도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윤성아에게 공주님 안기를 시전했다.“성아야.”강주환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밤하늘보다 더 짙고 어두웠으며 그 속에서는 모든 걸 불태워버릴 듯한 불꽃이 일렁거렸고 매력적인 목소리는 더없이 허스키해졌다.“보고 싶었어!”윤성아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강주환이 자신을 가로안을 때 절대 자신을 떨어트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쌌다.그녀는 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