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엽이 벌떡 일어났다.그리고 자신은 이미...그는 즉시 이불로 몸을 단단히 감싼 다음 다시 베개 커버를 가져와 임설영의 몸에 던졌다. “죽기 싫으면 당장 몸에 둘러!”임설영은 이불 커버로 자기 몸을 가렸다.하지만 일부러 꼼꼼하게 가리지 않았다.머리는 헝클어지고 입술은 살짝 부은 상태였는데 입꼬리 쪽은 누군가에게 물린 것 같았다.그리고 지금 그녀가 드러낸 목덜미와 가슴에는 수많은 빨간 키스 마크들이 보였다. “나엽 오빠, 사랑해요!”임설영은 진지한 눈빛으로 고백했다.“저는 오빠와 효연 언니의 사이를 이간질할 생각이 없어요. 그저 오빠가 외로울 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했어요.”“오빠를 진심으로 좋아한다고요!”“효연 언니가 아이를 못 낳는다고 들었는데 제가 낳아 드릴게요.”“어쩌면 이미...”임설영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부끄러운 듯 말을 이었다.“어젯밤의 일로 저는 이미 나엽 오빠의 아이를 임신했을지도 몰라요!”“참나!”나엽이 차갑게 웃었다.그리고 더욱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데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난 절대로 너랑 그 짓을 하지 않았을 거야!”“네 꼴을 보기만 해도...”“내가 아무리 취했어도 그런 구역질 나는 짓을 할 사람이 아니거든!”임설영은 크게 상처받았다.“나엽 오빠, 저는...”“꺼져!”나엽의 사악한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이 무서웠다.그리고 한껏 차가운 얼굴로 임설영에게 경고했다.“넌 해고야! 이제부터 내 매니저 일은 그만 둬! 그리고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나엽은 한시도 임설영과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그는 이불을 몸에 돌돌 감은 채 임설영을 끌고 성큼성큼 호텔 방 문 어구까지 가서 문을 연 뒤 단번에 밖으로 밀어버렸다.이와 동시에.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 무리의 연예부 기자들이 지금 호텔 문밖을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이 정보가 진실한지에 대해 걱정했고 호텔 방 문을 언제 열어야 할지에 대해 망설이고 있었다.이때, 마침 임설영이 방에서 쫓겨
안티들은 이때다 싶어 몰려와서 괜히 한마디씩 거들었다.「나 배우가 술에 취했으면 뭐? 딱 봐도 여자랑 잤잖아!」「덮친 건 둘째치고, 이건 지금 먹튀 하겠다는 거 아님?」「나엽 팬들이 찾아낸 정보들을 한번 보세요. 매니저라는 사람이 비록 얼굴은 못생겼지만 여자의 어머니와 나 배우의 어머니가 친구 사이래요. 어쩌면 지금 두 사람이 연애 중일지도 모르죠! 근데 이렇게 발각되니깐 자기의 사업을 위해 여자를 버린 거잖아요!」...이 일에 대한 구설수가 빠르게 퍼졌다.만약 처리를 잘못하면 나엽의 사업들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그가 어디에 가든지 항상 언론 기자들이 이 일에 대해 취재하고 물어볼 것이다.하지만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일이 끊기면 마침 쉬고 싶었는데 오히려 좋다.어쩌면 연예계에서 아예 은퇴할 수도 있는데 앞으로 부업을 해서 아내와 함께 살면 그만이다.여기서 중요한 건 지금 아내가...나엽이 임설영의 꾀에 넘어가고 있을 때 안효연은 패션 잡지 촬영 때문에 외지에 있었다.일이 터지자 명월은 제일 먼저 기사를 보고 달려왔다. “큰일 났어요!”명월은 휴대폰의 뉴스 기사 헤드라인을 안효연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다행인 건 효연 씨랑 나 배우가 결혼했다는 사실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요!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연인 사이이고 연예계에서도 인정받는 모범 커플이잖아요.”“근데 이런 불상사가 터졌으니.”“효연 씨, 혹시...”명월은 안효연의 안색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고는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다시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요?”안효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괜찮아.”근데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을까?지금 남숙자가 벌인 일 때문에 구역질 나고 괴로워 죽겠는데!분명한 건 두 사람은 여전히 뜨겁게 사랑하고 있고 무엇도 그들을 갈라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하필이면 이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그녀는 나엽을 뜨겁게 사랑하지만 남숙자가 벌인 일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근데 설상가상 이런 일까지
명월은 그녀를 깨워서 신신당부했다.“약은 침대 머리 쪽에 뒀으니깐 잊지 말고 드세요.”“응.”안효연은 짧게 얼버무렸다.명월이 방에서 나오자 나엽이 재빨리 다가와 걱정스레 물었다.“효연이는 어때? 보니깐 안색이 안 좋더라.”“효연 씨가 감기 기운이 있어요. 지금 열도 나고요.”명월은 말을 마치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겨우 이틀 만에 나엽의 턱에 푸른 수염이 올라온 걸 발견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안효연의 곁을 지키면서도 모든 걸 해명하고 싶어 하는 나엽의 모습을 보았다.명월은 두 사람이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금 두 사람이 매우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그리고 명월은 결심했다.그녀는 안효연의 방문 키를 나엽에게 넘겨줬다.“이따가 효연 씨가 약을 먹었는지 한번 들어가서 봐주실 수 있을까요? 잘 돌봐주세요. 그리고 깨어나면 두 사람이 잘 이야기해 보시고요.”“고마워!”나엽은 키를 가지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가 침실 방문을 열어보니 안효연이 곤히 자고 있었다.나엽은 다가가서 그녀의 뜨거운 이마를 짚어보고는 미간이 찌푸려졌다.“효연아...”“빨리 일어나봐. 약부터 먹자.”안효연은 이미 깊게 잠이 든 상태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나엽은 잠시 망설였다.어쩔 수 없이 해열제를 먼저 안효연의 입에 넣고 자신이 물을 입에 머금은 다음 그녀의 입으로 옮겨줬다...다행히 안효연은 해열제를 삼켰다. 시간이 지나니 역시나 안효연은 열이 빠르게 내려갔다.나엽도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되었다.열도 나고 해열제도 먹으니 땀이 많이 났다.나엽은 안효연이 찝찝한 상태에서 자게 내버려두기 싫었다.그래서 일단 욕실에 따뜻한 물을 받아두었다.그리고 안효연을 안고 욕조에서 뜨거운 샤워를 해주려고 했다.나엽이 그녀의 옷을 벗기려는 순간 안효연이 깨어났다.“뭐 하는 거야?”나엽이 냉큼 해명했다.“열이 많이 났고 땀도 많이 흘려서...”“내려줘!”안효연은 굳어진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당장 꺼져! 지금은 네 얼굴 보고
임설영은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이때 남숙자가 갑자기 팔을 들어 그녀의 뺨을 ‘짝’하고 내리쳤다.임설영은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얼굴은 얼얼했다.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아픈 뺨을 감싸고 남숙자에게 물었다.“사모님, 왜 때려요?”남숙자가 눈을 부릅뜨면서 말했다.“이 뻔뻔한 년, 감히 내 아들을 모함해? 너 때문에 내 아들의 사업이 망하면 그때는 아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말을 마치고 남숙자는 또 그녀를 때리려고 손을 들었다.임설영은 남숙자의 손목을 단번에 잡고 거침없이 내팽개쳤다.그녀는 더 이상 예전처럼 남숙자 앞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고분고분 말을 듣는 사람이 아니다.남숙자는 깜짝 놀라 외마디를 쳤다.“너...”임설영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나엽 오빠는 저랑 하룻밤을 잔 게 맞아요! 어쩌면 제 뱃속에 이미 손주를 임신했을지도 모른다고요!”“저를 때렸다가 뱃속의 손주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세요?”남숙자는 드디어 진짜 모습을 드러낸 임설영에게 말했다.“너 같은 물건은 아무리 내 아들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해도 때릴 수 있어!”남숙자는 임설영을 무시했다.지금 임설영이 이런 비열한 수단을 써서까지 나엽을 모함하고 뻔뻔하기까지 한 그녀를 남숙자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그런데요. 밖에서 찾았다던 그 여자는 진짜 임신이 가능한 거예요? 설상 가능하다고 해도 그때 가서 배 속의 아이가 만약 나엽 오빠의 씨가 아니면 어떡해요?”남숙자가 물었다.“무슨 뜻이야?”“하하하!”임설영이 득의양양해하며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이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남숙자를 쳐다보았다.“사모님도 때가 되면 알게 될거에요!”...강주환 쪽.남궁성우가 드디어 강주혜를 데리고 M 국으로 돌아간다.출발할 때 그들은 먼저 운성에 들렀다.병실에 도착하자 강주혜는 뒤따라온 송아름을 보며 말했다.“너는 밖에서 기다려!”송아름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그리고 한껏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주혜야, 그
모든 것이 그렇듯 일상처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날들이었다!“나엽씨...”안효연은 눈물을 머금고 다시금 나엽의 이름을 불러보았다.“응, 나 여기 있어!”남자는 대답했다.그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보물을 다루듯 경건한 마음으로 뜨겁게 그녀의 가녀린 목덜미와 쇄골에 입을 맞췄다. 또한...“효연아, 사랑해!”그는 수많은 달콤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나엽의 가슴속엔 뜨거운 불씨가 일었다. 그러나 안효연의 열정적인 모습에 그의 가슴 속 불꽃은 마치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처럼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하루 종일, 두 사람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피곤하면 서로를 끌어안고는 그대로 잠들곤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미 한밤중이 되었다. 밖은 이미 짙은 어둠이 깔려있었다!안효연은 눈을 뜨고 잠에서 깨어났다.자신의 곁에 누워있는 준수한 얼굴의 남자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아픔이 묻어있었다. 오늘 밤이 지나면, 우리는 각자 이대로 흩어지는 거야!그러나 그가 그녀의 인생에서 사라져,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 그녀의 심장은 너무나 아파와 마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질식해 죽을 것만 같았다. 그녀에게 나엽은 진실한 사랑이었다. 이미 그녀의 심장에 깊게 박혀버린 사람이었다!“나엽 씨.”그녀는 다시 한번 낮은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그리고는 손을 들어 그의 준수한 얼굴을 살며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의 눈썹부터 눈, 코, 그리고 마지막엔 그의 얇은 입술까지.나엽이 깨어났다. 그는 큰 손으로 그녀의 작은 손을 살며시 잡았다. 졸음이 채 가셔지지 않은 그의 두 눈은 부드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벌써 깼어?”“응, 잠이 안 와서.”안효연은 남자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리고는 그에게로 다가가, 가볍게 나엽의 입술에 입맞춤했다. 그녀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엽을 보며 말했다. “할까...” 안효연의 짧은 한마디에 나엽은 움찔했다.그는 순식간에 몸이 긴장된 상태로 모든 세포들이 춤추
강주환의 눈빛은 원망으로 가득 찼다.“내가 병원에 보름 동안 입원해 있었는데, 보름을 굶었다고.”윤성아는 말이 없었다.“...”남자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으로 그녀의 몸을 짓누르며 욕망이 들끓고 있는 까만 눈동자로 윤성아를 유혹하듯 쳐다보며 말했다. “설마 당신은 내가 보고 싶지 않았던 거야?”그는 윤성아의 손을 잡으며...몸을 낮추고,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했다...밤은 그야말로 고요했다. 창밖의 살랑거리는 바람이 들어오며 뜨거워진 열기를 식혀주었다. 벌레소리와 개구리 소리가 들려오니 윤성아는 마치 광활한 초원에서 남자와 함께 말을 타고 뛰어다니며 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성아야.”비에 젖은 것처럼 땀을 잔뜩 흘린 강주환은 윤성아의 품에 안겼다. 그의 눈에서는 사랑스러움이 가득 묻어있었다.“같이 샤워하러 가자.”“...”윤성아는 피곤함이 잔뜩 몰려왔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남자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성스레 닦아주고는 그녀를 안고 함께 누웠다.그는 반짝거리는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당신의 애인이었는데, 당신도 나를 좋아하고! 하성이의 얼굴을 봐서라도, 나 좀 승진시켜주면 안될가?”윤성아가 대답했다. “어떤 승진이요?”강주환의 눈빛이 더욱 반짝였다.“우선은 내가 당신의 남자 친구가 되는 거지. 성아야, 네가 계속해서 나를 지켜보다가 이만하면 만족했다싶을 때, 그때 나를 남자 친구에서 남편으로 승진시켜주는거지! 결혼도 하고, 나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주는 거지. 어때?”강주환의 계략은 아주 철저했다.윤성아는 웃음이 났다. 그리고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나는 당신의 애인행세를 4년이나 했고, 당신 때문에 1년은 갇혀있기까지 했는데! 당신은 이제 며칠이나 됐다고 그만하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쉬운 일이 어디 있어요?”강주환의 눈빛은 원망으로 가득 찼고, 억울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그러나 윤성아에게 이런 방식은 먹히지 않았다!둘째 날
여자는 나엽을 만나고 나서 인츰 그의 신분을 알아차렸다. 만약 영화계의 황제인 나엽의 아이를 가진 거라면, 그녀의 신분은 한순간에 달라질 테니! 하물며 영화계의 황제, 나엽의 와이프는 임신도 할 수 없다고 하니!그렇다면 그녀에게...“나엽 님, 당신은 제 아이를 지울 수 없어요! 만약 당신이 억지로 지우려고 한다면, 전 이 모든 사실을 폭로해 버릴 거예요! 그렇게 되면 나엽님께서 여자를 찾아 아이를 낳으려고 한다는 사실과 박정윤이 임신 할 수 없다는 스캔들이 온 세상에 다 퍼질 거예요. 나엽님이 스캔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박정윤 씨는요? 과연 그분도 괜찮을까요?”나엽은 화가 나 미칠 것만 같았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당신 뭐 하자는 거야?”여자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 그녀는 청순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후회하고 있어요. 아무튼 저는 이미 당신의 아이를 가졌고, 제 아이가 태어나서 곧바로 데려가는 것도 원치 않아요. 나엽님, 저는 당신의 사랑도, 그 무엇도 바라지 않아요. 전 단지 아이만을 원해요! 나엽님은 그저 저와 아이를 밖에서 키운다고 생각하면 돼요. 앞으로도 계속 키워준다면 훨씬 더 좋고요!”나엽은 일이 너무 복잡해져서 빠른 시간안에는 절대로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그는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며칠 사이에 나엽은 너무 초췌해진 탓에 꼴이 말이 아니었다.결국 그는 병이 났다.남숙자는 의사에게 가보라고 했지만 나엽에게 거절당했다.그녀가 의사를 모셔왔지만 나엽은 곧장 의사를 내쫒으며 치료에 응하지 않았다!마치 모든 생기를 잃은 것만 같은 그는 텅 빈 눈동자로 남숙자를 쳐다보며 말했다.“어머니, 이제 좀 만족하시겠어요? 허허.”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의 텅 빈듯한 한 쌍의 눈에는 깊은 원망이 서려 있었다. 그러고는 큰 소리로 남숙자를 향해 말했다. “내 인생 모든 것이 어머니 때문에 망해버렸어요! 알기나 해요?”한편 안씨 가문.안효연은 연속으로 며칠 밤이나 윤성아와 함께 있었다
의사는 마스크를 벗으며 남숙자에게 말했다. “환자의 경우 상사병이 심각하네요! 최근에 아마 제대로 먹지도 않고, 처음에 병이 생겼을 때부터 계속 버티기만 했지, 치료에 응하지 않았잖아요. 지금 링거를 맞으면서 안정을 취하고 있지만, 만약 계속 이대로라면...”의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남숙자를 향해 계속 말했다.“환자가 치료에 응하지 않는다면, 작은 병이라도 악화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의사라 해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남숙자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다.그리고 안효연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효연아,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나엽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잖아, 나엽이의 병이 악화하고, 서서히 말라비틀어져 가는 모습을 넌 그저 보고만 있을 건 아니지?”“사모님.”윤성아는 남숙자를 얼른 일으켜 세웠다.그녀는 남숙자를 붙잡고는 안효연더러 나엽을 보러 얼른 들어가라고 했다. 안효연은 응급실로 들어갔다. 열흘 만에 본 남자의 모습은 너무나 야위어있었다! 얼굴에는 수염이 덥수룩했고, 눈은 움푹 들어가 있었으며 그저 눈을 감은채 병상에 누워있었다. 안효연의 얼굴에는 이내 눈물이 흘러내렸다...깨어난 나엽의 눈에 안효연이 보였다. 그는 아직 꿈꾸는 듯했다!“깨났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놔?”안효연은 나엽을 바라보며 한마디 한마디 계속 말했다. “듣자 하니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면서? 위가 많이 약해졌겠네. 배는 안고파? 죽은 먹을 수 있겠어? 내가...”“효연아, 정말 너야? 나 꿈꾸는 거 아니지!”나엽은 흥분되어 어쩔 줄 몰라 했다.그는 얼른 일어나 앉으려 했지만 몸이 허약해진 탓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안효연은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들의 마음은 서로 통해 있었다. 그가 뭘 하려고 하는지 알아차린 그녀는 먼저 나엽의 손을 잡으며 그에게 말해주었다. “나야, 꿈 아니야.”나엽은 순간 눈물이 났다.“효연아, 날 버리지 마, 응? 당신이 내 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