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름은 삼계탕을 들고 강주환이 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똑똑.”노크한 후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송아름은 강주환이 영상통화 화면을 꺼버리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얼굴에는 자상한 웃음을 띠고 애정 가득한 눈길로 보고 있었다. 방금까지 영상 통화한 사람은 당연히 그 여자겠지? 송아름은 씁쓸한 기분을 느꼈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최대한 웃음을 띠고 말했다.“주환씨, 방금은 성아 씨랑 통화 중이셨어요?”“네.”송아름을 쳐다보며 대답하는 얼굴에는 방금까지 자상하고 애정 가득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주환은 침대에서 내려오며 송아름과 마주했다. 그의 눈동자에는 따뜻함이 있었지만 아까랑은 차원이 달랐다. 어떠한 애정도 없었고 송아름이 그토록 원하는 끈적하고 깊은 사랑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밤에 무슨 일이에요?”“저녁을 제대로 못 드셨다고 은희 이모가 특별히 삼계탕을 우려줬어요. 저한테 전해주라고 하셔서요.”송아름은 웃으면서 강주환을 쳐다보았다.“은희 이모 마음이에요. 주환씨, 아무리 두 분이 싸우셔도 은희 이모도 어쩔 수 없는 엄마예요. 마음속에는 항상 주환씨를 생각하고 계세요.”“알고 있어요.”방안은 강주환의 남자 피부 냄새로 가득했다. 어스름한 방안 불빛에 비친 강주환의 체격은 키가 크고 날렵했다. 선이 굵은 이목구비가 시선을 끌었고 정장 바지와 단추를 두게 정도 풀어놓은 하얀 셔츠 속으로 얼핏 보이는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는 송아름이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이렇게 강주환의 냄새로 가득한 방안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잠시 후에 일어날 일이 생각나서 송아름은 심장박동이 빨라짐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 “주세요.”강주환이 걸어와서 손에 있는 탕을 가져가려고 하자 송아름의 시선은 강주환의 단단한 팔뚝에 향했다. 살짝 접어놓은 셔츠 소매가 강주환이 움직이자 팔꿈치까지 올라가며 그 밑으로 굵은 전완근이 드러났다. 송아름은 심장이 북을 치는 것처럼 둥둥 울렸다. 게다가 탕을 가져가려고 할 때 슬쩍 닿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간 강주환의 주변은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머니, 어머니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에요. 어릴 적부터 저랑 주혜를 힘들게 키우신 거 알아요. 하지만 이번 일에서만큼은 저도 물러나지 않을 거예요. 아까 그 탕약은 어머니가 꾸민 일이 아니라 저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고 싶어요.”“주환아, 엄마 말 들어.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아름이랑 잘되기만 하면 엄마가 뭐든 네 말을 들어줄게.”“그럴 수 없어요.”방문은 잠겼고 강주환과 송아름은 나갈 수도 없었다. 게다가 아까 그 탕약은 너무도 효과가 좋았다. 인삼, 녹용은 물론 정력에 좋다는 온갖 귀한 약재들이 들어갔다. 강주환은 온몸이 불타올랐고 이마 우에 핏줄마저 튀어나왔다. 송아름이 부끄러운 듯 발그스름한 얼굴을 하고 걸어와서 말했다.“주환씨, 아름 이모 말을 들어주세요. 이모는 정말 주환씨를 위해서 그러시는 거예요. 아름 이모가 말씀하시길 성아 씨가 운이 좋지 않다고 들었어요. 전에 그렇게 주환씨를 망쳐놓고 지금은 또 모자 사이를 갈라놓잖아요. 게다가 제가 주환씨를 좋아해요.”마음을 고백한 송아름은 이를 악물고 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면 소재의 원피스 하나를 입고 있던 송아름의 옷은 살짝만 잡아당기면 바로 벗겨질 수 있었다. 강주환은 미간이 좁혀졌다. 몸은 버티기 힘들었고 몸속의 열기가 날뛰었지만 보이는 표정은 더없이 냉랭했다. “지금 뭐 하는 것에요? 빨리 옷 입어요.”송아름은 모든 걸 내던진 듯 계속해서 옷을 벗었다. “주환씨, 저를 봐주세요. 정말로 저를 좋아하는 마음은 없나요?”계속 쳐다볼 수 없어 눈을 감아버린 강주환은 천천히 침대 옆으로 걸어가서 침대 위의 얇은 이불을 챙겨 송아름 몸에 던져주었다. “저는 송아름 씨가 선을 지킬 줄 아는 분이라고 생각해서 친구가 되겠다 한 거예요. 하지만 오늘의 이 모습은 너무도 실망스럽네요.”강주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언제나 당당했던 송아름이었지만 송아름도 지금의 자기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그러
송아름은 중심을 못 잡고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바닥에 앉아서 강주환이 잡아주지 않는 바람에 접질리게 된 발목을 붙잡고 원망 섞인 얼굴로 강주환을 올려다보았다.“저를 잡아주실 생각은 없으세요?”강주환은 차가운 얼굴로 내려다보며 일으켜 세워줄 생각이 없는지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갔다. “주환씨!”바닥에 앉은 채로 강주환을 불러세운 송아름은 얼굴을 들어 자신을 이렇게 만든 남자를 쳐다보았다.“그날 밤 일은 저도 정말 몰랐어요. 은희 이모가 하신 일이에요. 저는 정말로 주환씨를 좋아해요.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강주환은 여전히 냉랭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아름 씨는 잘못 없어요. 그저 제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에요.”차가운 눈동자가 송아름을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는 회사예요. 부사장님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옷은 앞으로 주의해주세요.”이렇게 입은 것도 다 강주환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인데 그렇게 말하니 괜히 억울했다. 강주환이 마음을 접고 더는 윤성아 그 여자한테 휘둘리거나 정신을 팔게 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하, 말했잖아요. 저한테 시간과 정성을 들일 필요 없다고. 당신이 옷을 다 벗고 있어도 저는 아무런 마음도 생기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옷을 어떻게 입었든 저한테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강주환은 입꼬리를 삐뚜름하게 올리며 망설이는 기색이 없이 말했다. 송아름은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몰랐다. 강주환이 이렇게 자신을 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주환씨, 정말 저를 이렇게 대하실 거에요? 우리 친구잖아요. 술도 같이 마시고 속마음도 털어놓고 했잖아요. 아니에요?”“제가 사람 잘못 봤어요. 당신이 눈치 있고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같은 행동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냉담하게 말하고는 강주환은 몸을 돌려 문으로 가서 밖에 있는 진하상을 불렀다. “송아름 씨를 병원에 모셔다드려.”“네.”진하상은 앞으로 걸어가 송아름을 일으켜 세우고 병원으로 향했다.강주환을 꾀는 일이 번번이 실패로
강주환은 윤성아가 불필요한 오해를 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송아름의 이름을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송아름은 호진 그룹의 부사장이 맞긴 하니까. 강주환은 다시 송아름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가봐.""네." 밖으로 나갈 때, 송아름은 윤성아의 목소리를 들었다. "강주환, 회사 부사장이라며? 내가 듣기론 여자 목소리인데? 게다가 뭔가 익숙했어." Comment by 玄智敏: 语境不对,女主对男主应该说敬语강주환 웃는 얼굴로 윤성아를 달래며 말했다. "역시 우리 여보, 총명하다니까!" 빳빳한 슈트를 입고 있는 두 사람, 영주 호진 그룹 대표와 운성 한연 그룹 대표, 그들은 비즈니스에서 감히 넘볼 수 없는 존재였다.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똑같이 살벌하기도 해서 그런지 점점 더 부부 같아 보였다. 하지만 둘만 있을 때는 모든 신분을 버리고, 단지 상대방을 애인으로서 사랑할 뿐이었다. Comment by 玄智敏: 자격,지위 뒤에는 -로서를 붙여서 사용한편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송아름의 머릿속에는 강주환이 윤성아와 영상 통화를 할 때의 따듯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맴돌았다. 평소의 싸늘하고 차가운 강주환과는 다른 사람 같았다. 송아름은 치밀어 오르는 질투와 분노 때문에 책상 앞에 있는 모든 물건을 내던지는 것으로 화를 풀고 싶었지만 참았다. 송아름은 오랫동안 자신의 기분을 조절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던 순간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졌다. "이모, 하성이 일은 제가 이미 주환 씨한테 말했어요." "주환이가 안된다고 했어.""그러면 하성이는 아름 씨의 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송아름도 어쩔 수 없었다. 강주환의 의지가 이 정도로 강하지 않았으면, 자신이 좀 더 쉽게 행동할 수만 있었으면, 아이한테까지 손을 댈 일은 없었다. "빌어먹을! 내 손자가 그 천한 여자와 같이 사는걸 내가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안씨 가문에 사람을 보내서 아이를 데려오고 말겠어!” 이렇게 말하고 고은희는 전화를 끊었다. 강주환이야말로 강
서연우는 강주환이 아이를 데려갔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나 즉시 윤성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아야, 강주환 정말 너무한 거 아니니? 사람을 보내서 아이를 데려갔어!" "금방 지안이를 데려갔어!"윤성아는 몹시 충격을 받았다. '강주환이 내가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된 걸까? 지안이도 그의 아이라는 것을 아는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흥! 우리 별장 가의 보안도 눈치채지 못하게 순조롭게 아이를 데려가는 짓은 강주환밖에 할 사람이 없어! 강주환은 대체 뭘 하고 싶은 거니? 지안이가 놀라거나 상처받으면 어떡해?" 서연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엄마, 우선 조급해하지 마세요. 만약 지안이를 데려간 사람이 정말 강주환이라면 지안이는 안전할거예요! 그런데..."윤성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당장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윤성아는 다시 한번 서연우를 안심시키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강주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미 강하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강주환은 누군가가 그를 사칭하여 윤지안을 데려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역시 강하성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는 윤성아의 전화를 받으면서 말했다."지안이를 데려간 일은 내가 시킨 게 아니야. 하지만 무서워하진 마, 내가 당장 조사해 볼게. 지안이에게 아무 일도 없도록 할 거야." 경호원들은 윤지안을 강씨 가문의 별장으로 데려갔다. 아이를 데려왔다는 것을 듣고 고은희와 송아름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반가운 표정으로 강하성을 맞이하려 했다.하지만 그 아이는 강하성이 아니었다. "이 아이는 누구야?"고은희는 길고 검은 머리에 동그랗고 큰 눈을 가진 윤지안을 쳐다보며 말했다. "누구의 아이를 데려온거야?" "...” 경호원 중 한 명이 말했다. "우리가 별장에 들어갔을 때 이 아이를 보고 강씨 가문의 아이가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하지만 안씨 가문에는 아이가 한 명 더 있었는데...""멍청한 것들!" 고은희는 정말 화가 났다. "너희들 뭐 하는 거야? 이것도 헷갈릴 수
고은희는 계속해서 안 좋은 말을 해댔다. "어머니!" "이렇게 입만 열면 욕을 하는 것이 강씨 가문의 며느리로서 마땅한 모습인가요?" "어머니께서 사람을 보내서 남의 집 아이를 뺏어온 거예요? 아이를 빼앗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걸 모르나요?”"안씨 가문에서는 이 일을 얼마든지 신고할 수 있어요. 안씨 가문에서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이 지금 어머니를 당장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할 수도 있다고요.” "…" 고은희가 막 무슨 말을 하려던 참에 송아름이 그녀를 한 번 잡아당기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모, 다른 사람의 아이를 뺏어온 건 확실히 우리가 잘못했어요. 주환 씨가 말한 것도 다 사실이에요." "…" 그녀의 기를 죽이고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나는 단지 하성이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했을 뿐인데, 그들이 그렇게 쓸모없을 줄 누가 알았겠어. 얘들이 사람을 잘못 데려온 거야."송아름도 나서서 고은희의 편을 들었다. 그녀는 온화하고 순수한 눈빛으로 강주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모는 하성이가 너무 그리워서 그런 거예요. 하성이가 보고 싶어서 그런 거지 다른 악의는 없어요. 이모도 아이를 잘못 데리고 올 줄은 몰랐을 거예요. 이제 안씨 가문에게 잘 설명해서 아이를 돌려보내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하성이는 결국 강씨 가문의 아이잖아요!" "하성이도 운성시에 오래 있었으니 이젠 데려와서 이모랑 함께 지내도록 해야 하지 않겠어요?" 송아름은 강주환과 상의를 하려고 했다. "먼저 하성이를 데려오고 이제 운성시로 돌려보내고 싶을 때 다시 보내면 안 돼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강주환을 보면서 고은희는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 강씨 가문의 아이는 당연히 강씨 가문으로 돌아와야지! 왜 운성시로 돌려보내?” 고은희의 눌렀던 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강주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도대체 언제 하성이를 집으로 데려올 생각이냐? 나는 내 손자가 보고 싶어!”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강주환은 건성으로 대답했다."언제까지 기다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윤지안은 동그란 눈으로 강주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삼촌, 저랑 게임 할래요?” "좋아.” 강주환은 윤지안과 함께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린 여자애가 하는 들어본 적도 없는 게임을 강주환이 잘할 리 없었다. "삼촌, 게임 너무 못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네, 하하하...”"삼촌, 왜 아무것도 몰라요? 그래도 괜찮아요. 내가 가르쳐줄게요!” 윤지안은 자기가 선생님인 듯 열심히 가르쳤다. 강주환은 이 귀여운 어린아이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열심히 배웠다. 윤지안이 너무 귀여웠기에 그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돌봐주었다. 윤지안이 반짝이는 큰 눈망울로 자신을 쳐다보면서 빙그레 웃기만 해도 강주환의 마음속 얼음을 녹여버리기엔 충분했다. 윤지안이 애교만 부리면 강주환은 뭐든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입만 삐죽이기만 하면... 아니, 강주환은 아예 윤지안에게 입을 삐죽거릴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정말 윤지안을 너무 예뻐했다. 비록 이때 강주환은 아직 윤지안이 자신의 친딸이라는 것을 몰랐지만 둘은 너무 훈훈하고 화기애애했다. 강주환은 윤지안을 좋아했다. 윤지안을 데리고 놀아주느라 윤성아한테 윤지안이 자기 집에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잊어버릴 뻔했다. 잊어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강주환은 윤성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안이는 지금 나랑 같이 있어. 아무 일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지안이 얼굴 좀 보여줘.” 윤성아의 말에 강주환이 윤지안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었다."엄마!" 윤지안이 엄마를 불렀다."엄마, 나 여기 잘 있어! 저녁은 이미 먹었고 삼촌과 놀고 있어." "삼촌이 되게 잘해줬어! 아까 밥 먹을 때 가시도 골라주고 새우 껍질도 발라주고...” 전화를 끊고 나서 강주환은 계속 윤지안과 함께 놀았다. 쉬어야 할 시간이 되어서 강주환은 윤지안을 데리고 강하성의 방으로 갔다. 윤지안을 강하성의 방에서 재우고 내일 아침 일찍 운성시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윤지안은 이대로 잠들기를 싫다는
강주환은 손을 뻗어 윤성아를 품에 끌어당기고 큰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누르며 입을 맞췄다. 둘의 애틋하고 그리운 입맞춤은 뭔가 안달난듯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윤성아는 거절하지 않고 강주환에게 맞춰서 자연스럽게 팔을 들어 그의 목덜미를 감쌌다. 두 사람의 폐에 있는 산소를 모두 빨아들이고 나서야 입맞춤을 멈췄다. 윤성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녀는 봄기운을 머금은 듯 눈으로 강주환을 바라보며 간드러진 목소리로 물었다. "지안이가 좋아요?” "좋아.” 강주환은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의 시커먼 눈동자는 방금 한 입맞춤으로 인해 열기로 물들어 위험했고, 언제라도 윤성아를 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주환의 큰 손이 윤성아의 연약한 허리를 가볍게 잡았다. "똑똑하고 예쁜 데다가 귀엽기까지 하고. 철이 들었고 애교도 많고 아무튼 좋은 애야! 어떻게 지안이를 싫어할 수 있겠어?” "네." 윤성아의 대답을 듣자마자 강주환이 말했다. "방으로 가자."강주환은 윤성아를 침실로 끌고 들어가 방문을 닫았다. 그는 윤성아를 문에 기대게 했고 그의 커다란 그림자는 그녀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강주환의 잘생긴 얼굴이 눈앞까지 다가왔다. 검고 깊은 눈동자로 윤성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지안이는 원이림의 딸이야? 아니면 당신이 입양한 아이야?""……” 윤성아의 심장은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부드러운 눈망울을 머금고 강주환을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말했다. "이림 씨의 딸이 아니라 내 딸에요." 강주환이 만족한다는 듯 웃었다. 그의 목소리에도 기쁨이 묻어났다."입양을 했으면 하성이와 같은 우리 아이야! 앞으로 우리랑 같이 있으면 되겠네.” 윤성아는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강주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답사기간도 안 지났어요!” "응. 열심히 할게." 얼굴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듯싶더니 윤성아를 문에 기대게 한채 키스를 했다. 호흡이 흐트러졌고 방 안의 온도가 점점 올라갔다. 강주환이 윤성아를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