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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뻔뻔한 송아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간 강주환의 주변은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머니, 어머니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에요. 어릴 적부터 저랑 주혜를 힘들게 키우신 거 알아요. 하지만 이번 일에서만큼은 저도 물러나지 않을 거예요. 아까 그 탕약은 어머니가 꾸민 일이 아니라 저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고 싶어요.”

“주환아, 엄마 말 들어.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아름이랑 잘되기만 하면 엄마가 뭐든 네 말을 들어줄게.”

“그럴 수 없어요.”

방문은 잠겼고 강주환과 송아름은 나갈 수도 없었다. 게다가 아까 그 탕약은 너무도 효과가 좋았다. 인삼, 녹용은 물론 정력에 좋다는 온갖 귀한 약재들이 들어갔다. 강주환은 온몸이 불타올랐고 이마 우에 핏줄마저 튀어나왔다.

송아름이 부끄러운 듯 발그스름한 얼굴을 하고 걸어와서 말했다.

“주환씨, 아름 이모 말을 들어주세요. 이모는 정말 주환씨를 위해서 그러시는 거예요. 아름 이모가 말씀하시길 성아 씨가 운이 좋지 않다고 들었어요. 전에 그렇게 주환씨를 망쳐놓고 지금은 또 모자 사이를 갈라놓잖아요. 게다가 제가 주환씨를 좋아해요.”

마음을 고백한 송아름은 이를 악물고 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면 소재의 원피스 하나를 입고 있던 송아름의 옷은 살짝만 잡아당기면 바로 벗겨질 수 있었다. 강주환은 미간이 좁혀졌다. 몸은 버티기 힘들었고 몸속의 열기가 날뛰었지만 보이는 표정은 더없이 냉랭했다.

“지금 뭐 하는 것에요? 빨리 옷 입어요.”

송아름은 모든 걸 내던진 듯 계속해서 옷을 벗었다.

“주환씨, 저를 봐주세요. 정말로 저를 좋아하는 마음은 없나요?”

계속 쳐다볼 수 없어 눈을 감아버린 강주환은 천천히 침대 옆으로 걸어가서 침대 위의 얇은 이불을 챙겨 송아름 몸에 던져주었다.

“저는 송아름 씨가 선을 지킬 줄 아는 분이라고 생각해서 친구가 되겠다 한 거예요. 하지만 오늘의 이 모습은 너무도 실망스럽네요.”

강주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언제나 당당했던 송아름이었지만 송아름도 지금의 자기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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