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훈은 충분히 은밀하다는 이유로 몇 년 전 이 집을 사들였다. 신명훈은 이 집에서 많은 부당한 짓거리를 했다.안효주는 강하성을 데리고 지금 이 별장에 숨어있다. 밖에는 몇십 명의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강주환과 안 씨 집안의 세력이 이곳을 찾아냈고 강주환이 이곳에 도착해 손쉽게 별장을 손에 넣었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별장 대문이 열렸다.올 블랙 차림의 강주환이 걸어들어왔다. 그의 뒤로 김시우와 열댓 명의 경호원이 따랐다.안효주가 바로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안효주를 따라 온 신명훈의 부하들과 거실에 같이 남아있던 남자 몇 명이 경계 태세를 취했다.그들은 모두 깐깐하게 선발된 싸움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신명훈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남겨놓은 사람들이었다.“아빠!”강하성은 걸어들어온 남자를 보고 바로 강주환 쪽으로 달려가려 했다.안효주가 한발 빠르게 강하성을 잡아 자기의 품에 꼭 끌어안았다.“주환 씨, 여긴 어쩐 일로?”“허!”강주환이 차갑게 웃었다. 그러더니 한 걸음 한 걸음 그쪽으로 다가갔다. 안효주를 보는 까만 눈동자는 살기가 가득했다.“하성이 이리 줘.”“…”안효주가 고분고분 줄 리가 없었다. 그러면서 빠르게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강주환의 살기가 더 짙어졌다.“주환 씨, 더는 다가오지 마요.”강주환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안효주는 신명훈의 계획이 실패했음을 바로 눈치챘다.하여 안효주는 강하성의 목을 조르며 말했다.“하성이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하성이 내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이에요.”“내 친아들이라고요!”안효주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강주환을 쳐다봤다.“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거예요.”“주환 씨, 난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당신과 결혼해서 세 사람이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어요.”강주환이 차갑게 웃으며 계속 안효주 쪽으로 걸어갔다.“다가오지 마요!”안효주가 계속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질 뻔했다. 그녀는 매
김시우는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않고 안효주에게 걸어가 그녀의 복부를 세차게 걷어찼다.“우두둑.”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안효주가 극심한 고통에 억지로 정신을 차렸고 처참한 비명을 내질렀다.이제 시작이었다.김시우는 안효주를 바닥에서 들어 올려 무쇠와도 같은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안효주를 샌드백 삼아 쥐어팼다.“악!”안효주의 비명이 점점 높아졌다.얼굴에 피멍이 들었고 눈에서도 피가 나기 시작했다.“그만 때려요.”“제발, 그만 좀 때려요.”……그녀를 때리지만 않는다면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안효주가 아무리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김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먹으로 계속 내리쳤다. 그러더니 샌드백을 차듯 한발 두발 안효주를 걷어찼다. 그러고는 다시 안효주를 주워와서 다시 걷어차기를 반복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효주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머리는 돼지머리처럼 부어올랐고 성형을 한 얼굴도 이리저리 변형되고 뒤틀려 보기가 너무 흉측했다. 뼈도 얼마나 부러지고 부서졌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안효주는 그렇게 걸레짝처럼 바닥에 버려졌다.숨이 간들간들했고 넘어가기 직전이었다.김시우는 그제야 행동을 멈추었다. 그는 안효주를 들고 경찰서로 향했다.한편.진하상은 이미 모든 상황이 마무리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경찰에 연락해 신명훈을 연행했다.강주환의 사람들은 신명훈의 지시하에 강하성을 납치한 악한 세력을 일망타진해 경찰서로 연행했다.안효주와 신명훈은 납치와 공갈 및 상해죄로 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강주환은 신명훈이 장기적으로 탈세와 밀수를 감행하고 사채를 놓아 사람을 해친 많은 증거를 제공했다.……병실.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 윤성아는 원래 이튿날 깨어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날 밤 잠에서 깼다.눈을 뜬 윤성아는 침대 옆을 지키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당신…”“하성이는요? 그리고 신우는요?”윤성아는 까만 눈동자로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주환 씨, 하성이랑 신우 괜찮은 거죠? 무
강하성이 납치된 사건은 전체 성운시를 뒤흔들었다.권모술수 신명훈은 이번에도 납치 공갈 사건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건이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자신은 그저 안효주를 수양딸로 삼았기에 딸을 위해 입장을 따지기 위해서라고 했다.안효주가 강하성을 납치하고 강주환을 협박한 것에 대해서는 아예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신명훈은 잠시 풀려났다.하지만 이때 강주환이 제공한 탈세 증거로 신명훈은 국세청의 조사를 받았고 기소되어 20억을 추징당했다.밀수와 사채를 놓아 사람을 해친 일은 관련 부서의 조사를 받았고 수많은 소송에 휘말렸다.강주환의 복수도 물밀듯 밀려들었다. 호진 그룹은 신명훈이 운성시에서 일궈놓은 모든 산업을 인수하고 무너트렸다.신명훈은 손실이 막대했다.운성시에 신명훈이 발붙일 곳이 거의 없었다. 그저 가만히 이 모든 걸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안효주는 납치 사건의 주범임이 틀림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눈물로 경찰 측에 자신이 강하성의 친모라고 호소했다. 그저 아들이 보고 싶어서 데려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조금은 정상 참작이 되었다.윤성아를 심하게 다치게 한 사건은 안효주가 자신도 중상을 입었다고 호소했다.신명훈은 안효주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줬다.결국 법원의 심판을 거쳐 안효주는 징역을 살게 되었지만, 사형은 아니었다. 기소를 당하더라도 기껏해서 몇 년간 감옥살이하게 될 뿐이었다.온몸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숨만 겨우 붙어있는 안효주도 치료하러 병원에 입원했다.경찰 측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침대에 누워있는 안효주는 음침하게 웃었다.그녀는 죽을 리 없었다. 신명훈이 분명히 자신을 구해 줄 것이고 감옥살이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윤성아 그 천한 것은 절대 이대로 넘어가기 싫었다. 언젠간 윤성아 그 천한 것을 직접 죽여버리리라 다짐했다.윤성아는 이 모든 걸 알고 있었다.안효주가 그렇게 쉽게 몇 년만 감옥에서 살다가 나오게 두고 볼 수가 없었다.윤성아는 안효주가 몇 년 전 양지강
윤정월은 죽일 듯이 윤성아를 노려보며 말했다.“양지강은 내 남편이야. 차에 치여 죽은 거 와이프인 나도 뭐라 안 하는데 네가 뭔데 계속 추궁해?”“전에 내가 말했잖아. 그 일은 그만하기로.”“그리고 신우는…”양신우의 죽음을 말하자 윤정월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하지만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도 눈동자는 윤성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신우가 죽은 것도, 다 천한 네년 때문이야!”“물어내! 내 아들 목숨 물어내!”윤정월이 명령식으로 윤성아에게 말했다.“효주까지 해치게 두진 않을 거야. 사람을 시켜서 경찰서에서 증거 빼내게 할 거야!”“그건 불가능하죠.”윤성아가 말했다. 그녀도 안효주가 자신이 했던 짓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다. 아무도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윤정월이 극도로 분노하며 말했다.“네가 감히 내 말을 안 들어?”윤정월은 눈동자가 빨개졌고 감정을 억누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넌 아빠도 모자라서 네 친동생까지 죽였어.”“지금은 이 엄마도 죽이게?”윤정월은 이미 이유까지 다 생각해 두었다. 그래서 소리내 말했다.“안효주는 이미 나를 엄마로 인정했고 늙어서 효주가 효도하기를 기다리고 있어.”“근데 네가 감옥으로 보내면 난 어떡해?”윤성아의 까만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그녀는 윤정월을 보며 말했다.“나한테는 참 각박하네요.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나를 배신했고, 신우더러 하성이를 데려가라고 꼬드겼어요.”“신우를 죽인 게 당신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나 아니야!”윤정월이 험악한 눈빛으로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너야! 재수 없는 네년이야. 천한 것, 네가 우리 신우를 죽인 거야!”윤정월이 저주를 퍼부으며 욕했다. 어찌 됐든 윤정월은 윤성아가 안효주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허허.”윤성아가 차갑게 웃었다. 그러더니 윤정월을 보며 말했다.“왜 내가 안효주를 도와야 하죠? 이미 당신을 엄마라고 생각한다면서요. 허허. 사실 엄마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엄마 아니에요?”
지금 윤성아의 호소를 들으며 양신우를 죽인 게 윤정월 자신이라고 하자 윤정월은 거의 붕괴 직전이었다.윤정월은 눈빛이 매서웠고 큰 소리로 말했다.“네 말이 맞아. 효주 내 친딸 맞아. 20년 전 내가 내 손으로 너랑 바꿨지.”“재수탱이.”“네가 명이 이렇게 질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너를 목 졸라 죽이는 건데.”윤정월이 악을 쓰며 아우성 쳤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갔다.“원래 너를 버리려고 했는데 네가 우는 바람에 내가 마음이 약해졌어.”“내 딸이 너의 삶을 빼앗았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서 차라리 너를 키우자는 생각을 한 거야.”윤정월은 그때 그런 생각을 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선심을 쓰는 게 아니었어.”윤성아가 놀랐다. 하지만 너무 의외는 아니었다.안효주가 윤정월의 친딸임을 안 그날부터 강주환과 윤성아는 이미 윤성아가 진짜 안씨 집안 둘째 아가씨임을 눈치챘고 어릴 때 안효주와 신분이 바뀐 게 아닌지 의심했다.하지만 이 모든 게 진짜일 줄이야.윤성아는 까만 눈동자로 미친 듯이 날뛰는 윤정월을 쳐다봤다.“내가 태어나자마자 나를 훔쳐 간 게 당신이었군요.”“당신이 내가 태어나자마자 안효주랑 신분을 바꿔치기 한 거네요.”윤성아가 순간 울음을 터트렸다.“나는 혹시나 잘못 안은 게 아닌가 이 모든 게 사고라고 생각했어요. 나와 안효주 다 당신의 친딸은 아닐지 생각했다고요!”“근데 사실 그런 거였다니.”윤성아가 어릴 때부터 고생하며 비참하게 산 건 누군가의 음모로 이루어진 것이었고 원래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윤정월이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너처럼 명이 질긴 재수탱이가 내 딸일 리가 없잖아?”“허허.”“너 때문에 내 생활이 무너졌어.”윤정월은 이 모든 걸 호소하며 말했다.“너 같은 천하고 재수 없는 년 때문에, 너라는 숨겨진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내 생활이 얼마나 고달팠는지 알아?”“어렵게 양지강을 만나 좀 편해지나 했더니, 또 재수없는 네년 때문에 양지강은 도박이나 하고.”“너 때문에 양지강도 결국 죽은 거야.”“지
안진강이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그는 황송했고 최대한 부드러운 눈빛으로 윤성아를 쳐다봤다.“내 새끼, 아빠가 지켜주지 못한 거 용서해 줄 수 있겠니?”“네가 원망해야 할 사람은 아빠야.”“엄마가 너를 낳자마자 내가 데려갔어. 지금까지 네 엄마는 수백 번 효주가 우리 딸이 아닌 것 같다고 의심했어.”“네 엄마는 좋은 엄마야.”“엄마는 몇 년째 몸이 안 좋아. 엄마 원망하지 않으면 안 되겠니? 나를 인정하지 않아도 좋아. 그래도 엄마만큼은 인정해 줘.”윤성아는 부드럽기 그지없는, 눈빛에 자애로움과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는 안진강과 그와 똑같이 이런 자신을 가슴 아파하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서연우를 가만히 쳐다봤다.윤성아가 그들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전에 안효연의 요구로 윤성아는 안효연을 가장해 안 씨 집안에 갔을 때 안진강과 서연우를 만난 적이 있었다.그때도 그들은 자신을 매우 반겨주었고 아껴주었다.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부터 윤성아는 그들에게서 무언의 친밀감을 느꼈다. 심지어 안효연처럼 행운스럽게 이런 자애로운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짜 그들이 자기의 부모님일 줄은 몰랐다.“내 새끼, 정말 효연이와 똑 닮았구나. 만약 너를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난 네가 내 딸인 걸 단번에 알아봤을 거야.”서연우는 끝내 손을 내밀어 윤성아의 눈물을 닦아줬다.그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자애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아이고, 내 새끼, 이제 불행한 날은 다 지나갔어.”“이제부터는 아빠 엄마가 너를 지켜줄 거야. 그 누구도 괴롭히지 못하게 꼭 지켜줄 거야.”이런 분위기 속에서 안효연도 울음을 터트렸다.“엄마, 아빠, 사실은 전에 성아 이미 만난 적 있어요.”안효연이 말을 이어갔다.“전에 한번, 나엽이랑 나갔다가 시간이 늦어져서 성아더러 저인 척해달라고 했었어요…”안효연은 침대에 누워 있는 윤성아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입꼬리에는 웃음이 걸려 있었다.“성아야,
안효주를 때릴 뿐만 아니라 윤정월도 같이 때렸다.“둘 다 얌전히 있어!”교도관이 가고 윤정월은 그런 안효주가 너무 가슴이 아팠다.“괜찮아?”“꺼져요!”안효주는 윤정월을 확 밀쳤다.“나에게서 멀리 떨어져요! 아니면 참지 못하고 다시 조를 수도 있어요!”시간이 흘러 한 달이 지났다.안효주의 변형된 얼굴은 여전히 뒤틀려 있었고 흉측하기 그지없었다.이는 신명훈에게는 유리했다. 그는 밖에서 큰돈을 주고 체형이 안효주와 똑같은, 암에 걸린 여자를 찾아 안효주와 똑같이 뒤틀리게 성형을 시켰다. 그러고는 돈으로 사람을 매수해 그 여자더러 안효주를 대신해 감옥살이하게 했다.여자는 암 말기 환자였기에 반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안효주가 사형 집행을 당하기도 전에 여자는 교도소에서 죽을 것이다.신명훈은 이 모든 걸 잘 손 써 놓았다.신명훈이 교도소로 와서 안효주를 데리고 나갈 때 윤정월이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명훈 씨, 나도 좀 살려줘요.”“나도 감옥살이 하기 싫어요.”신명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윤정월을 보며 말했다.“그럼 말해봐. 내가 왜 당신을 구해야 되는지?”“20년 전 당신이 멍청하게 송 씨네 집에 나타나지만 않았어도 나는 맞지 않았을 거고 교도소에서 감옥살이 하지도 않았을 거야.”“딸을 낳아주지 않았다면, 쓸모가 있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여버렸을 거야."신명훈이 윤정월을 뿌리쳤다. 그러더니 음침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영원히 이 교도소에서 썩어.”“…”윤정월은 안효주를 꽉 움켜잡고 눈물로 호소하기 시작했다.“효주야, 나 네 엄마야. 이 모든 건 다 너를 위해서 한 일이야!”“제발 부탁이야. 엄마 버리지 마.”안효주는 역겹다는 표정으로 신명훈처럼 윤정월을 뿌리쳤고 그것도 모자라 한발 걷어차기까지 했다. 그러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신명훈과 같이 교도소에서 나갔다.윤정월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왜 이렇게 됐는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윤정월은 올해 이미 사십이 넘었는데 감옥에서 20년을 더 살면 나갈 때 백발
고은희는 강주환을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손자가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야. 그게 아니라면 죽어서도 그 자식들 용서 못 할 거야.”강주환은 아무 말도 없었다. 품에 안은 강하성을 내려놓으며 고은희는 웃음 띤 얼굴로 일어났다. “아, 맞다. 너한테 소개할 사람이 있어. 전에 너한테 말했던 엄마 친구 송지훈이랑 오윤미의 딸인데 이름이 송아름이야.”활짝 웃으며 말하는 고은희의 얼굴이 송아름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를 알려주었다. 고은희는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아름이가 얼마나 훌륭하냐면 외국의 엄청 유명한 대학에 붙었는데 스스로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하고 매해 전액 장학금을 받았대. 학교 졸업 후에는 시골 학교 선생님으로 자원봉사 하다가 지금은 영주시에 와서 집까지 사놓고 얼마 후면 자기 아버지 어머니를 영주시로 모셔간대.”송지훈과 오윤미는 고은희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오랜 친구들이다. 그중 오윤미와 고은희는 죽마고우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다. 오윤미도 부잣집 딸로 태어났으나 오 씨 가문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집안이 망해가고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일이 번번이 일어났다. 그 후 오 씨 가문에는 오윤미만 고독하게 남게 되고 그마저도 갑자기 임신하게 되면서 원래 오 씨 가문의 비서 아들인 송지훈과 결혼하게 되었다. 오윤미는 급하게 결혼을 서두르고 아이를 낳은 후 영주시를 떠나서 어느 시골 마을에 가서 살림을 차렸다. 그 후에 오윤미와 송지훈은 여러 곳을 떠돌면서 지내다 고은희와도 연락이 끊어졌다. 고은희도 오윤미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고은희가 송아름을 만나게 되면서 우연히 송아름이 오윤미의 딸이란 걸 알게 되어 연락이 닿았다. 고은희는 정말 송아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기 아들을 보며 말했다.“아름이는 정말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어. 그 애는 내가 너를 위해 찾아놓은 너의 미래의 아내이자 하성이의 엄마야.”강주환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어머니, 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