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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물에 빠지는 걸 똑똑히 봤는데.

성아는 윤정월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아줌마, 전 당신 딸이 아니라고 제가 이미 똑똑히 말했을 텐데요. 이만 쉬어야겠으니 나가주세요.”

윤정월이 다시 입을 열었지만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 성아. 그는 서늘하게 말했다.

“계속 이렇게 제가 당신 딸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로 행패를 부리시면 저도 아줌마 한 명 내쫓을 권리는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윤정월은 화가 치솟았지만 윤성아가 절대 인정하지 않는 데다 내쫓겠다 협박까지 하니 당장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제 발로 방을 나오는 윤정월.

이튿날,

장을 보러 나간 윤정월은 먼발치에서 멈춰서는 고급 차를 발견했다. 이윽고 차에서 내리는 검은 슈트 차림의 40대 남성. 그를 보자 윤정월은 두 눈을 의심했다. 장이고 뭐고 곧바로 남자에게 다가가는 윤정월.

“뭡니까?”

그러나 바로 경호원의 제재를 받았다.

“저는…”

그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십 대 때 그녀는 이 남자를 찾으러 다니다 그의 아내에게 호되게 맞은 적이 있었다. 윤정월은 그에게 속았다. 재벌 2세인 줄만 알았던 남자가 사실은 아내에게 잡혀 사는 별 볼 일 없는 인간이었다니. 물론 당시에 그를 속인 그 남자도 그냥 넘어가진 못했다. 듣기로는 아내에게 죽도록 맞고 고자가 된 것도 모자라 빈털터리로 쫓겨났다고 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게 변한듯했다. 이 남자도 그때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윤정월은 자기가 잘못 알아봤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경호원을 붙잡고 물었다.

“저 사람 신명훈 맞죠? 말해줘요. 신명훈 맞아요?”

“저분은…”

경호원이 인상을 찌푸리며 윤정월의 팔을 뿌리쳤다.

“웬 미친 여편네가… 우리 신 대표님 존함이 그쪽이 막 부를 수 있는 건 줄 알아? 썩 꺼져! 안 그러면 다치는 수가 있어.”

경호원의 뿌리침에 맥없이 땅바닥에 넘어지는 윤정월. 그나저나 정말로 그 사람이라니…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멀어지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달려가는 윤정월.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다시 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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