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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연기 그만해.

바로 그때, 서연우가 성아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확인할 필요 없어. 우리 효연이 맞아. 난 알아.”

“그래 네 언니 맞다.”

안진강도 말을 보탰다.

“나랑 네 엄마가 자기 딸아이도 못 알아보는 멍청이는 아니다.”

안효주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이 천박한 여자의 등에 모반이 없다는 것만 확인하면 가짜란 걸 바로 알 수 있는데!

“아빠 엄마. 왜 제 말을 안 믿으세요? 제가 친딸이잖아요! 저 좀 믿어주세요. 이 여자는 가짜라고요! 나엽과 한통속이에요! 언니인 척 연기하는 거라고요!”

서연우는 낯빛이 창백해졌다. 안진강도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닥쳐!”

안진강은 당장이라도 효주의 뺨을 칠 뻔한 걸 간신히 참아냈다. 효주에게 완전히 실망해버린 안진강은 서늘하게 말했다.

“네 엄마 화병으로 아프기라도 하면 너 다시는 이 집에 발 들일 생각 말아라. 나와 네 엄마가 널 정말 잘못 키웠다. 어 아무리 노력해도 넌 나아지질 않니. 나도 이제 너 포기한다. 나 안진강은 제 언니도 알아보지 못하고 버릇없이 엄마 속이나 뒤집는 너 같은 불효녀는 필요 없다.”

그는 진지했다. 안효주에게 실망할 대로 실망한 그는 이제 정말로 부녀관계를 끊을 셈이었다. 안효주는 그제야 어쩔 수 없이 사과했다.

“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버릇없이 굴지도 엄마 화나게 하지도 않을게요. 아빠 진정하세요. 제가 나갈게요.”

방으로 돌아간 효주는 치솟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아무거나 손에 집히는 대로 휘둘러댔다. 물건들이 제멋대로 내팽개지고 깨지면서 불쾌한 소음이 방 전체에 울려 퍼졌다. 힘이 들어간 주먹은 그녀의 긴 손톱에 짓눌려 새빨간 피가 흘렀지만 그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새 벌겋게 충혈된 두 눈에는 증오와 분노가 이글거렸다.

“버러지 같은 인간. 내가 꼭 네 정체를 밝혀낼 거야. 죽여버릴 거야!”

그때 소란을 듣고 방으로 온 윤정월은 아수라장이 된 방을 보고는 바로 허리를 굽혀 물건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아가씨, 부모님께 맞서시면 안 돼요.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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