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4화

윤아가 현아를 떼어내고 보니 민재는 이미 가버린 이후였다. 윤아의 눈동자에 잠시 우울한 기색이 비쳤지만 그를 계속 잡아둔다 해도 더 뭐라 하지도 못했을 테니 바쁘게 일하는 사람을 붙잡지 않기로 했다.

윤아의 달라진 낌새를 눈치챈 현아는 바짝 긴장하며 물었다.

“왜 그래?”

윤아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오는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웃어 보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왜 이제야 왔어. 차는 다 고친 거야?”

“아니. 내가 네 걱정 너무 한다고 까칠남이 사람 불러서 나 데려다줬어.”

현아는 말하다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서둘러 정정했다.

“아니지, 까칠남이라고 하면 안 되지. 이제부터 그렇게 안 부르기로 약속했거든. 앞으론 꼬박꼬박 대표님이라고 불러야겠어.”

“까칠남?”

“응. 이번에 너 찾으러 같이 와주셨어. 오래 같이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까칠남이라고 불러버려서...”

“...”

‘못살아 정말.’

“화내진 않으셔?”

“화내긴. 내가 그 별명을 근거 없이 막 지은 건 아니잖아? 그게 사실인걸. 야근을 밥 먹듯이 시키는 바람에 내가 연애를 못한거 아냐. 아냐. 내가 제일 큰 피해자라고. 그러니까 화를 안 내는 게 아니라 못 내는 거 아닐까? 근데 그거 알아? 내가 너 찾으러 간다고 할 때 대표님이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해서 진짜 놀랐잖아. 까칠하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정의감 넘치는 모습도 있더라고.”

“정의감?”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에 윤아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정의감 때문에 널 따라온 거다?”

“그렇지?”

말을 마친 현아는 턱을 괴더니 다시 생각에 잠겼다.

“정의감 때문이 아니라면 뭣 때문일까? 아! 알겠다. 착취할 일꾼을 잃고 싶지 않은거네.”

“...”

고심해서 얻은 결론이 그거라니. 윤아는 어이가 없어 목이 막혔다.

“대체 어떻게 하면 결론이 그렇게 나는 거야?”

“내가 사표 낸다니까 따라왔다니까? 나 같은 직원을 잃고 싶지 않은 거지. 쳇. 이번 일 잘 해결하고 마음 편히 돌아가서 개미처럼 일하라는거잖아.”

“...”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