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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수현을 본 훈이는 잠시 멈칫하더니 조금 뒤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그에게 다가간 뒤 우물쭈물 말하는 서훈,

“고독현 밤 아저씨.”

“응.”

수현이 머리를 끄덕이며 조금 울적하게 훈이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윤이보다 경계심이 강한 훈이는 그가 신분을 밝혔는데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수현은 아무래도 이 녀석의 믿음을 얻고 의지하게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학교로 찾아오다 보니 그의 목적이 너무 적나라했다.

수현은 가자미눈을 하고 속으로 대책을 생각했다.

“아저씨. 아저씨는 누구 아빠예요? 오늘은 만날 수 있어요?”

하윤이 어제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던 모양이다.

수현은 뒤통수를 만지작거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좀 그렇고, 다음에?”

“음, 그래요.”

수현은 옆에서 아무 말 없이 동생 윤이를 노려보고 있는 훈이를 한 눈 보고는 더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두 번째인데 훈이는 어제보다 더 경계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계속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이 녀석은 마음의 벽을 더 단단히 세울 거고 그때가 되면 그 벽을 넘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생각 끝에 수현은 몸을 일으켰다.

“아저씨는 오늘 할 일이 있어서 왔다가 한 번 들른 거야. 별일 없으면 아저씬 이만 다시 일하러 가볼게.”

윤이는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였다.

“아저씨 저희 보려고 일부러 온 거 아니었어요? 그럼 이따가 저희랑 수다도 안 떨어요?”

“미안해.”

수현이 계속 있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말했다.

“아저씨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러자 윤이는 데친 시금치처럼 풀이 죽어 버렸다.

반면 옆에 있던 훈이는 그 말을 듣자, 경계가 풀린 듯 조금 마음을 놓았다.

쯧.

역시 아직 어린애긴 한가 보다.

똘똘하긴 하지만 경험은 부족하다.

수현은 더 머물지 않고 두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떠났다.

_

교장실.

수현은 창틀에 걸터앉아 핸드폰으로 어젯밤 윤아가 보낸 문자를 다시 보고 있었다.

아직은 만날 때가 아니다.

하지만... 수현은 윤아가 다른 남자와 그를 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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