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2화

“주연아...”

소영은 친구의 팔을 끌어당기며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만 말해.”

“소영아, 왜 날 끌어당기는 거야? 난 그저 윤아 씨와 사이좋게 얘기 나누고 있었을 뿐인데. 윤아 씨도 이런 거 신경 쓸 정도로 속 좁지 않죠?”

황주연이 이렇게 말하고 있을 때 윤아는 저만치에 있는 와인잔을 들고 살랑살랑 흔들었다. 와인잔 속 붉은색 액체는 불빛 아래에서 일렁이며 아름다운 빛깔을 내고 있었다.

이러는 윤아를 보자 주연의 안색은 황급히 변했다.

“어머, 뭐 하려는 거예요?”

윤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의아한 눈빛으로 주연을 보았다. 잠깐 후 그녀는 알겠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왜요? 내가 뿌리기라도 할까 봐요? 걱정하지 말아요. 난 속 좁은 사람이 아니니까. 와인과 그쪽 얼굴이 사이좋게 부딪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윤아는 비록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비꼬아서 말한 덕분에 주연의 표정은 더 안 좋아졌다.

참지 못하고 화내려 했을 때 옆에 있던 소영이 그녀의 팔을 잡으며 눈짓을 건넸다. 주연은 그제야 진정했지만 불쾌한 티를 팍팍 내며 입을 삐죽 내밀었고 눈엔 살기로 가득했다.

“윤아 씨, 미안해요. 내가 주연이 대신해서 사과할게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예요. 그러니까 용서해 주면 안 돼요?”

이 말을 듣자, 윤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

“당연히 용서해야죠. 난 마음이 넓은 사람이니.”

강소영: “...”

쌍년!

소영은 가만히 주먹을 꽉 주웠다.

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소영 옆의 갈색 머리 여자가 비꼬면서 입을 열 때부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역시 그 여자는 그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상했던 만큼 스케일이 크지는 않아 조금 아쉬웠다. 본처인 윤아가 너무 담담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저 갈색 머리 여자가 아무리 비꼬면서 윤아의 기를 채우려고 팔짝 뛰어도 상대방이 대수롭지 않게 내뱉은 한마디에 철퍼덕 땅바닥에 엎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다들 속으로 갈색 머리 여자를 멍청하다고 욕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