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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양훈은 자신의 술잔을 들고는 윤아의 옆자리에 앉은 후 웃으며 그녀의 잔과 부딪혔다.

“누가 함부로 떠들어 댔는지 현이가 제대로 밝혀낼 겁니다.”

그 말인즉 헛소문을 퍼뜨린 게 수현이 아니라고 그녀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윤아는 그와 잔을 부딪치며 고맙다는 뜻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양훈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수현이 친군데 그 녀석 아내를 돕는 건 당연하죠.”

여기까지 들은 윤아는 시선을 돌렸다. 양훈이 쇼윈도 결혼이라는 사실을 몰라서 나서주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바로 이때 양훈은 말을 이었다.

“현이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줘요.”

윤아는 멈칫하고는 양훈을 바라보았다.

그는 목소리를 일부러 낮게 깔면서 말했다.

“사랑이라는 게 뭔지도 몰랐을 때 소영이가 그의 목숨을 구해줬어요. 그래서 어떤 감정인지 쉽게 혼동해요.”

윤아는 이제야 양훈이 무얼 말하려는지 말 것 같았다.

“그런가요?”

그녀는 담담하게 웃었는데 그 어떤 감정의 기복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윤아의 모습을 본 후 양훈은 입술을 꾹 다물다가 나중엔 한숨을 내쉬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서 알 거예요. 심하게 물에 빠진 뒤로 트라우마가 남았어요. 그래서 소영이 목숨을 구해준 게 수현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있었던 거예요.”

“알아요.”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수현에겐 아주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후회되었다.

그날 왜 그를 구하러 가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도대체 무얼 하다가 현장에도 가지 않은 건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물에 빠진 후 크게 아팠던 것 같다.

만약 그때 수현을 구한 게 자신이었으면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때론 이렇게 생각했다. 좋아하는 감정이 만약 다른 어떤 거에 쉽게 흔들리고 심지어 다가가기를 거부하는 거라면 그건 정말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시간을 조금 주라고 말한 거예요.”

“시간을 왜 줘요?”

그녀는 잘 몰랐다.

“자기 마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말이에요.”

양훈은 답했다.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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