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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심윤아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이선우의 시선을 피하며 물었다.

“한국에 정착할 계획이야?”

“응. 아마 보름쯤 지나면 모든 게 안정될 거야.”

이때 심윤아가 말을 꺼냈다.

“일단 한국으로 돌아온 건 너무 축하해. 하지만 내가 일이 바빠서 널 자주 만날 수는 없을 것 같아.”

이도하는 심윤아가 거절의 의미로 이 말을 꺼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더 이상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사춘기 소년이 아니다. 성숙한 성인 남자가 된 지금은 서두를수록 일을 망치게 된다는 도리를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었다.

그동안 장기전을 벌일 마음 준비를 충분히 했고 조급해하지 말자며 수없이 다짐했었기에 이 정도의 거절로 포기할 그가 아니었다.

“괜찮아. 시간 여유로울 때 만나도 되는 거니까.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우리가 여전히 친구라는 걸 잊지 마.”

이선우의 답에 심윤아는 혼란스러웠다.

섣불리 그의 마음을 오해한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곧이어 안도감이 밀려왔다.

외국에서 지낸 5년 동안 어쩌면 일찌감치 여자친구가 생겼을 수도 있다. 넥타이핀은 선물해 준 사람의 정성을 생각해서 간직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솔직히 그녀도 친구가 선물해 준 것들을 지금껏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고 그 사람이 특별하다기보다는 그 속에 담긴 둘만의 추억을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컸다.

생각을 정리하자 한껏 홀가분해진 그녀는 이선우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다.

“그래.”

두 사람은 같이 야식을 먹기 시작했는데 입맛이 없었던 심윤아는 야채죽이 싱겁다고 느껴서 얼마 먹지 못했고 외국에서 금방 돌아온 이선우는 아직 그 맛에 익숙하지 않아 몇 입만 먹고선 수저를 놓았다.

재빨리 계산하는 심윤아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선우는 허탈한 듯 웃었다.

“환영회를 망친 거에 대한 보상인 거야?”

“응. 내가 다 망쳐버렸는데 너한테 이걸 계산하라고 하면 너무 염치없는 짓이잖아.”

이도하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갑자기 말을 이었다.

“내가 손해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가게를 나서며 심윤아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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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윤미연
번역기 돌리는건가.. 이름이 자기 멋대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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