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7화

윤아는 찬물을 한 웅큼 떠서 얼굴을 썼었다. 찬물이 닿으니 흥분되었던 감정도 많이 사그라지면서 조금 진정되었다.

손을 세면대에 반쯤 짚고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아까 양훈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차분하게, 진지하게 마음으로 느껴보라고?

뭘 느끼라는 거야.

윤아는 아직도 잘 몰랐다. 아까 양훈은 정도껏 말했고 게다가 룸엔 사람들도 많으니 계속 물어볼 타이밍이 아니었다.

그저 조금 터무니없었다. 양훈의 생각이 수현과 다르다는 것이.

제대로 이해한 게 맞았다면 양훈은 자신과 수현을 엮는 것 같았다.

왜? 엮더라도 소영과 엮어야 하지 않나?

이제는 생각하기도 귀찮아진 윤아는 티슈로 손을 닦고는 밖으로 걸어갔다.

“소영아, 더 이상 슬퍼하지 마. 일이 이렇게 된 건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아무 말이나 지껄이지만 않았어도 수현 씨가 이렇게 널 대하지는 않았을 텐데.”

익숙한 목소리에 윤아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원래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으로 화장실 입구에 있는 몇몇 사람들을 보았다.

강소영과 그녀의 친구들이었다. 그리고 아까 윤아에게 손찌검하려고 했었던 주연도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 서 있는 소영은 지금 낮은 소리로 흐느끼고 있다.

“너 때문이 아니야. 넌 그저 입바른 소리를 해서 그렇지, 앙심 없는 거 알아. 수현 씨도 분명 알 거야. 다만... 지금 나에게 마음이 없는 것뿐이야.”

이 말을 듣자, 주연의 얼굴엔 독기가 스쳤다.

“다 심윤아 그 계집년 때문이야. 그년이 지금 자기가 공식적인 수현 씨 아내라는 것만 믿고 수현 씨 꼬신 게 분명해. 그렇지 않은 이상 수현 씨가 어떻게 너한테 이래. 소영아, 걱정하지 마. 우리가 반드시 되갚아줄게.”

“됐어.”

소영은 주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는데, 눈가엔 눈물을 머금고 있어서 그런지 더 애처로워 보였다.

“오늘 나를 위해 나서는 바람에 이렇게 됐는데 너한테 더 민폐 끼칠 수는 없어. 하지만 걱정하지 마. 수현 씨가 화 풀거든 내가 널 대신해서 사과할게.”

“소영아, 우리 절친이잖아. 그러니까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