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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주연은 황급히 소영의 옷자락을 잡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소영아...”

사실 그녀가 감히 이렇게 날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소영이 수현의 마음속에서 흔들릴 수 없는 무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영이 그에게 사정하면 수현은 분명 따지지 않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망할 줄은 전혀 몰랐다.

“소영아, 나 도와줘.”

주연은 소영의 옷자락을 잡으며 낮은 소리로 빌었다.

소영의 속도 얼기설기 엉켜있었다. 주연을 도와주면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수현의 마음속에서의 무게를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수현의 의지는 너무 강했다. 심지어 그녀에게 시선도 주지 않을 정도였다.

저쪽 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양훈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강소영, 말리지 마. 수현이 지금 엄청나게 화난 상태야. 말려도 소용없어.”

이 말을 듣자, 소영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수현을 한눈 보았다.

그는 눈을 축 내리깔았는데 검고 긴 속눈썹이 눈동자에 담긴 감정을 절반이나 감춰주었다. 하지만 온몸에서 풍기는 사나운 아우라는 감추지 못하고 선명히 드러났다.

그는 지금 화내고 있었다.

소영은 이제야 뼈저리게 느꼈다. 만약 이때 계속 주연을 위해 사정한다면 그녀가 수현 마음속에서의 이미지가 안 좋아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렇게 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반드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했고 그 누구에게도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되었다.

이렇게 생각한 소영은 주연의 손을 내치면서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미안해, 주연아. 오늘 저녁엔 먼저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이 말에 주연은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소영을 바라보았다.

소영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그녀에게 눈짓을 건넸다.

소영이 이렇게 쉽게 자신을 내칠 줄 몰랐던 주연은 아주 불만스러웠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욕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그 누구에게도 밉보여서는 안 되었고 그들의 눈엣가시로 될 수는 없었다. 심윤아만 빼고.

‘심윤아!’

주연은 독기 가득 들어찬 시선으로 사납게 윤아를 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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