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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이 말을 할 때 소영은 수현의 마음을 시험해보려는 의도였다.

요즘 수현의 행동이 너무 이상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가 윤아가 진 신세로 협박하지만 않았으면 윤아가 수현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더 웃긴 건 윤아가 그녀의 연적이라고 해도 약속을 지키는 점에선 믿을 만하다는 거였다. 그렇지 않으면 소영이 갖은 수단을 써가면서까지 윤아더러 신세 지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소영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룸안의 사람들은 더 떠들었다.

“어떤 신분인데?”

다들 웃으며 물었다.

“소영아, 설마 유부남 신분이라고 말하는 거야?”

“세상에, 저 둘 가짜 결혼이잖아. 쇼윈도라고. 수현 씨 마음속엔 너뿐이라는 거 누가 몰라.”

“그러게. 저 두 사람이 소꿉친구잖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 그러니 둘 사이에 어떻게 사랑이 생기겠어.”

한마디에 한마디를 이어 말하는 소리를 들은 수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저도 모르게 윤아를 보았다.

윤아는 담담한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과일 주스를 홀짝거렸다. 한입 마셔보니 제법 맛있자 기분이 좋은지 눈동자마저 반짝거렸다. 그리고는 또 한 모금 홀짝이더니 꿀꺽꿀꺽 마셨다.

수현: “...”

윤아는 임신하고 나서부터 입맛이 이렇게 바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예전엔 이런 과일 주스를 즐겨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맛있었다.

일 분도 지나지 않아 주스는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

소영의 친구인 박나래도 이런 윤아를 발견하고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가 이렇게라도 민망함을 감추려 한다고 여겼다.

오늘 저녁 이룸에서 대부분 사람은 술을 시켰고 술을 마실 수 없는 일부분의 사람들은 과일 주스를 시켰다. 그중에 윤아도 있었고, 소영도 술을 마실 수 없다며 우유를 시켰다. 윤아는 그 냄새가 별로였다.

하지만 뜻밖인 것은 선우 앞에도 과일 주스가 놓여있었다. 술을 마시지 못한다며 웨이터를 불러 주스를 시켰다.

윤아는 주스를 다 마시고는 컵을 손에 들고는 조금 아쉬워했다.

민망하긴 했지만, 웨이터에게 한 잔 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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