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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그러나 그들이 강지연과 윤민준의 관계를 받아들이기로 선택한 이후 그들 모두 내 마음속에서 지워졌다.

그 후 윤민준은 병원에 가서 내 주치의를 찾았다. 내가 위암에 걸렸고, 입원 치료를 거부했다는 말까지 들었다.

집에 돌아온 그는 술병을 끌어안고 크게 취한 상태로 중얼거렸다.

“네가 정말로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면 난...”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만약 알았다면? 강지연을 버리고 나와 함께 했을 건가?’

다음 날, 윤민준을 동영상을 보며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가끔 손가락을 베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밴드를 붙이고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요리를 태워버리면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시 팬을 올렸다.

그는 채소를 썰며 중얼거렸다.

“그때 날 위해 네가 이렇게 여러 번이고 배우고 있었던 거야?”

그 밖에 마사지도 배우고, 케이크도 만들고, 꽃꽂이 수업까지 등록했다. 매일 집에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놓을 거라고 했다.

나는 그 사람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죽은 사람인데 이런 걸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다고,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서? 아니면 누군가에게 사죄하고 싶어서?’

어차피 나는 죽었고, 그런 것들은 더 이상 내게 의미가 없다.

‘쇼 하고 싶으면 마음껏 해.’

어머님이 또 사람들을 데리고 별장을 찾아와서 윤민준의 뺨을 때리며 소리쳤다.

“살아 있을 때 소중히 여기지 않고, 죽고 나서 왜 이러는 거야? 쇼야 뭐야? 그렇게 쇼하고 싶으면 GM그룹에 들어가서 아림이가 널 위해 8년간 싸워온 회사를 잘 지켜!”

어머님이야말로 윤씨 집안에서 가장 깨어 있는 사람이다. 어머님은 윤민준에게 언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항상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윤민준은 정장 차림으로 GM그룹에 출근했고, 퇴근 후에는 꼭 내 무덤에 가서 GM그룹을 잘 지키겠다고, 내 힘든 수고를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나는 더 이상 연기하는 윤민준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환생하고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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