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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너랑 지연이 정말 똑같이 생겼지만 지연은 너보다 훨씬 부드럽고 달콤해 보여. 친구. 앞으로는 자주 웃어.”

그 말은 칼처럼 내 마음에 꽂아졌다.

‘부드럽고 달콤하다고? 그럼 날 지켜주겠다고 할 때 왜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나는 나무 뒤에 숨어 그가 무릎을 꿇고 강지연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 윤민준과 나는 영원히 친구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 강지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내 회상을 끊어 놓았다.

“언니, 이리 와서 앉아봐. 민준이 할 말이 있어.”

내가 앉자마자 윤민준은 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나에게 던져주었다.

보니 이혼 서류였다.

서랍의 내가 준비한 이혼 서류를 떠오르며 우리가 처음으로 이렇게 뜻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윤민준은 소파에 앉아 진지하게 말했다.

“열어보고 문제없으면 서명해.”

윤민준의 눈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나는 그걸 보고 갑자기 이혼하고 싶지 않아졌다.

내가 GM그룹을 위해 이렇게 애썼는데 8년 동안 한가롭게 지낸 윤민준이 강지연을 위해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니 그들 마음에 따라 꺼져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서류를 보지도 않고 윤민준에게 냉담하게 물었다.

“네 부모님은 네가 나랑 이혼하고 강지연과 결혼하려는 걸 알아?”

윤민준은 마치 꼬리 잡힌 고양이처럼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이혼은 내가 하는데 그분들과 무슨 상관이야?”

“부모님을 핑계로 날 협박할 생각하지 마. 난 그렇게 쉽게 물러나지 않아.”

“네가 지연의 자리를 차지했어. 이제 지연이가 돌아왔으니 너도 그 자리를 돌려줘야 해.”

나는 그 말에 화가 나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강지연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역시 사랑에 미친 정신 나간 새끼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구나.’

옆에 있던 강지연이 얄밉게 말했다.

“미안해 언니, 8년 동안 민준과 함께해 준 거 알아. 그러니 떠나고 싶지 않겠지.”

“근데 민준이가 나한테 말했어. 8년 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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