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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날 윤민준의 눈빛은 무섭도록 붉었고, 내 목을 잡아당긴 손은 마치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난 정말 윤민준의 손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결국 윤민준은 나를 놓아주고 일어나서 옷을 입으며 비웃었다.

“지연이가 안 갔으면, 네가 내 침대에 누울 수 있었겠어?”

나는 목을 감싸고 기침을 하며 겨우 숨을 돌렸다. 그리고 지지 않겠다는 듯이 말했다.

“근데 지연이가 네 침대에서 자고 싶어 하지 않잖아.”

윤민준의 눈빛이 다시 붉어지며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다시 내 목을 조르고 싶어?”

윤민준은 화가 나서 문을 쾅 닫고 나갔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얼굴이 강지연과 똑같아도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강지연과 나는 쌍둥이 자매다. 내가 강지연보다 2분 먼저 태어나서 언니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다른 쌍둥이들은 항상 함께하고,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스타일로 꾸미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둘은 달랐다. 강지연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나와 똑같이 꾸미지 말라고 떼를 썼다.

세상 하나뿐인 강지연이라며 얼굴은 바꿀 수 없지만 옷이나 신발, 가방 같은 건 나와 다르게 하고 싶다고 했다.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더니 말 잘 듣고 얌전한 나보다 영리하고 장난꾸러기인 강지연이 집안의 귀염둥이가 되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촌들까지 강지연을 다 좋아했다.

하루 종일 공부에 열중하는 나는 그들의 ‘착하고 철이 들었다’는 말밖에 듣지 못한다.

적어도 싫어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나는 늘 내 자신을 위로했다.

중학교 때까지 윤민준과는 거의 얽히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고등학교 수석반에 들어가게 되었고, 윤민준은 아버지가 학교에 큰돈을 기부한 덕분에 우리 반에 합류했다.

그러니까 윤민준을 먼저 알게 된 건 나이다. 그러나 감정은 선후 순서로 따질 수 없는 것이다.

아버님이 원하셔서 선생님은 성적이 안 좋고 노는 것만 아는 윤민준을 성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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