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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뭘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남자

서준영의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건 또 뭐 하자는 거지?’

문제는 맞은편에 선 한설아가 잡을 팔이 없었다. 한설아는 기분 잡친 듯 입을 삐죽 내밀고는 말했다.

“저도 서 신의님과 팔짱 끼고 싶은데...”

하연우와 주란화는 거의 동시에 말했다.

“다음에 해요.”

“...”

서준영은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몸을 잔뜩 움츠린 채로 영화관에 끌려갔다.

영화관에 들어서자 거의 모든 사람이 이를 발견하고는 수군거렸다.

“헐, 뭐야. 예쁜 여자 셋이 남자 하나와 영화 보러 온 거야?”

“와, 저 남자 복 터졌네...”

“역시 하늘은 불공평하다니까. 저 남자는 예쁜 여자가 셋이나 있는데 나는 왜 너희들 같은 룸메이트 밖에 없는걸까.”

하지만 그 누구도 서준영의 마음이 얼마나 바질바질 타는지 몰랐다.

영화는 한 시간 반이었다. 하지만 서준영은 영화가 끝나서도 내용이 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영화가 방영되는 내내 서준영은 하연우, 주란화와 한설아를 신경 썼기 때문이다.

특히 하연우와 주란화는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알게 모르게 힘을 겨루었다.

하연우가 서준영에게 팝콘을 먹여주면 주란화는 서준영에게 밀크티를 먹여줬다.

그 바람에 서준영의 입을 쉴 새가 없었다. 그렇게 영화가 끝날 때까지 버텼다.

영화관을 나와서야 서준영은 한시름 놓았다.

한설아는 헤헤 웃으며 서준영에게 손을 흔들었다.

“서 신의님, 우리가 한 약속 잊으면 안 돼요. 저 먼저 갈게요.”

이 말을 뒤로 한설아는 서준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주란화도 지체하지 않았다. 서준영과 하연우가 할 얘기가 있다는 걸 알고는 담담하게 웃더니 손에 든 바세론 콘스탄틴 쇼핑백을 서준영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누님이 사주는 거야. 꼭 차고 다녀.”

“동생, 다음에 또 봐.”

주란화도 이렇게 말하고는 망설임 없이 떠났다.

그리고 그 자리엔 넋을 잃은 서준영과 어두운 표정으로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하연우만 남았다.

하연우는 뒷짐을 진채 의심의 눈초리로 서준영을 한참 바라보더니 입을 뗐다.

“나도 이제 갈래.”

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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