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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눈을 꾹 감은 서씨 집안 어르신을 보는 신세희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엄선희와 함께 있던 서준명이 말했다.

“신세희 씨...”

신세희는 머리를 돌려 서준명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알고 있어요.”

‘임씨 집안 사람들도 결국 봐줬으니 할아버지한테도 심하게는 하지 않을 거야. 세희 씨는 사리가 밝은 사람이니까.’

사실 서준명도 서씨 집안 어르신이 신세희에게 불공평하게 대한 것을 원망했다.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사람 앞에서 신세희에게 혼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았다.

서준명은 간절한 눈으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신세희는 머리를 돌려 서씨 집안 어르신을 보며 말했다.

“어르신, 이것만 얘기할게요. 저와 어르신은... 저는 한 번도 어르신에게 실수한 적도 없었고 어르신의 손녀딸에게서 무언가를 뺏으려고 한 적도 없어요. 저 비록 아빠는 없이 자랐지만, 엄마가 키워줬으니 저도 세상을 살 권리가 있어요. 저를 밟으면 밟을수록 저는 더 잘 살아요. 아닌가요?”

“....”

이 시각, 서씨 집안 어르신은 창피해도 숨을 곳이 없었다.

하지만 서씨 집안 어르신은 역시나 노련했다.

한평생 겪어보지 못한 일이 없을 정도로 이런 창피한 일도 많이 당해보았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임씨 집안 사람들과 다르게 애써 차분한 척 노력하다가 입을 열었다.

“승리하면 왕이 되고, 패하면 도적이 된다고 나는 더는 할 말이 없네. 내가 저지른 잘못은 내가 감당할 거야. 네 할아버지가 사과해도 용서하지 않는데 나를 용서할 이유는 더더욱 없겠지. 그러니 나는 용서를 구하지 않아. 하지만 난 절대 빚은 지고 못 살아. 소경이 그 섬을 욕심낸다며? 사람을 보내 돕도록 하지, 조건 없이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도 체면을 지키려고 이런 말을 하다니, 정말 대단해.’

서씨 집안 어르신의 말에 신세희는 할 말이 없었다.

이때 부소경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하지만 저... 아직 필요 없어요.”

부소경은 필요 없었다.

그래서 여태껏 서씨 집안 어르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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