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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진우야, 난 이미 결혼했어. 남편과 혼인신고까지 마쳤다고. 비록 초고속 결혼이지만 인제 서로 감정도 생겼으니 내 남편 배신할 수 없어. 네가 정 뜻을 굽히지 않고 나랑 내 남편 사이를 방해하겠다면, 그래서 우리 부부가 잦은 오해를 빚게 만들겠다면 이건 그냥 너와 내가 수년간 쌓아온 정을 무너뜨리는 거나 다름없어. 그럼 나도 널 미워할 테고 원수로 볼 수밖에 없어.”

김진우의 사색이 된 얼굴을 바라보며 하예정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자신이 언제부터 그에게 여자로 보였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김진우가 딴마음을 품을 줄 알았다면 그녀는 아마 때려죽여도 그에게 잘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예정은 심효진과 오랜 친구 사이로 지냈고 그녀 덕에 김진우도 알게 됐다. 김진우는 처음부터 그녀를 누나라고 불렀고 또 실제로도 그녀가 세 살 더 많아 늘 누나 역할만 해왔었다.

그런데 정작...

“진우야.”

하예정이 살짝 온화해진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진우 넌 햇살처럼 눈 부신 아이야. 하지만 우린 어울리지 않아. 우리 앞으로 서로 보지 말자.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줄 거야. 오랜 시간이 흐르면 나 없이 못 살겠다는 그 마음도 서서히 변해갈 거야. 내려놓는다는 게 잃는다는 뜻만은 아니야. 오히려 새로운 걸 얻게 되지. 너만의 진짜 사랑을 말이야. 날 좋아해 줘서 고마워. 너한테 기회를 못 주는 날 용서해줘. 난 이미 내 남편을 사랑하게 됐어. 이번 생에 남편이 먼저 손을 놓지 않는 한 나 절대 이혼 안 해.”

“내 마음이 워낙 작아서 그 사람만 채울 수 있어. 다른 누군가는 더는 들어올 공간이 없어. 앞으론 두 번 다시 오늘 같은 짓을 벌이지 마. 또 이런다면 그땐 진짜 문전박대하고 더이상 너 안 봐. 평생 너랑 연을 끊고 살 거야!”

김진우의 몸이 휘청거렸다.

하예정이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나올 줄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그녀의 말이 김진우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누나...”

하예정은 그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보냈다.

한편 이때 멀지 않은 곳에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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