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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김진우가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알아. 하지만 누나는 계약 결혼이라 조만간 이혼할 거잖아. 예정 누나, 나 누나 좋아해. 오래전부터 좋아하게 됐어. 아직은 날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 알아. 나도 누나 찾아오지 않으려고 애써 참아봤는데 그게 마음처럼 안 돼. 하루에도 수백 번씩 누나 생각이 나. 머릿속엔 온통 누나의 웃는 모습뿐이야. 내가 누나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해.”

그는 다시 꽃다발을 하예정에게 건네며 진지하게 물었다.

“누나, 내게도 한 번 기다릴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심효진이 진작 그를 설득도 해보았고 경고장도 날렸지만 김진우는 도저히 이대론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 하예정이 진심으로 좋았다.

그녀를 사랑했던 첫 순간에 고백하지 못한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만약 고백했더라면 어쩌면 커서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려줄 수도 있을 텐데, 낯선 남자와 초고속 결혼을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하예정이 꽃다발을 받더니 그를 스쳐지나 문밖의 휴지통에 가차 없이 내던졌다.

그녀는 돌아서서 김진우에게 말했다.

“진우야, 혼자 나갈래 아니면 내가 내쫓을까?”

“누나!”

김진우가 괴로운 비명을 질렀다.

“제발 나한테 차갑게 굴지 마! 전엔 안 이랬잖아. 나한테 엄청 잘해줬잖아. 왜 이젠 칼날처럼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냐고? 나 너무 괴로워. 마음이 너무 아프단 말이야. 누나, 내가 누나 남편보다 못한 게 뭐야? 우린 알고 지낸 지 십여 년이 됐어. 서로 모르는 게 없단 말이야. 왜 이런 날 선택하지 않고 그 남자랑 초고속 결혼을 했어?”

이 문제에 대해선 심효진이 진작 설명했었다. 하예정은 줄곧 그를 남동생으로만 여겼었다고 입이 닳게 말했지만 김진우가 도통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하예정의 남동생이 아니라 그녀의 남편, 그녀의 남자가 되고 싶었다.

“난 항상 널 동생으로 봐왔기에 그렇게 잘해줬던 거야. 네가 그런 내 마음을 오해할 줄 알았다면 때려죽여도 잘해주지 않았을 거야.”

십여 년 동안 알고 지내면서 그녀는 김진우가 커가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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