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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당신 정말 나빠요. 어떻게 나한테 설명할 시간도 안 줘요? 태윤 씨가 본 게 다가 아닐 수 있잖아요.”

그녀는 그를 밀어내며 화난 얼굴로 그의 팔을 꽉 꼬집었다. 또다시 냉전이 시작되는 줄 알고 너무나도 식겁한 그녀였다.

전태윤은 묵묵히 아픔을 견뎌내기만 했다. 너무도 아팠지만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녀가 그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되니까.

“진우가 나한테 고백했었는데 내가 거절했어요. 난 이젠 당신 와이프예요. 태윤 씨가 날 버리지 않는 이상 평생 태윤 씨를 떠나지 않아요.”

“정말이야?”

전태윤은 아직 그녀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그녀를 속였다는 걸 알게 되어도 떠나지 않을까?

“날 안 믿어요?”

전태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예정아, 너랑 김진우가 함께 있는 걸 본 순간 엄청 화났었어.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냥 본능적으로 피한 거야. 이 일이 네 탓이 아니고 김진우가 일방적으로 널 쫓아다닌다는 걸 나도 알아. 사실... 나 그냥 질투한 거야. 김진우가 널 사랑하고 있고 또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지 십여 년이나 됐다는 것만 생각하면 화가 날 정도로 질투 나.”

그와 하예정은 알고 지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십여 년을 알고 지낸 김진우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김진우가 그보다 먼저 그녀를 알게 되었고 먼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정말 어느 것 하나 김진우를 앞선 게 없었다.

“나랑 진우... 지난번에도 얘기했었잖아요. 나한테는 그냥 남동생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요. 내가 만약 진우한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더라면 태윤 씨랑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죠. 차라리 진우랑 위장 결혼을 해서 언니의 근심을 덜어줬죠.”

전태윤은 그녀가 사실대로 솔직하게 얘기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내키지 않았다. 방금 하예정의 말은 이런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김진우를 좋아했더라면 전태윤과는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가 뭘 하든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이었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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