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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김진우 씨는 갔어?”

전태윤은 아직도 연적을 신경 쓰고 있었다.

“내가 왔을 때 가게에 없더라고요. 아직도 질투해요?”

전태윤이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

“너도 내 성격이 원래 이렇다고 했잖아. 앞으로 자주 질투할지도 모르겠어.”

만약 소정남과 전씨 할머니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무조건 비웃을 게 뻔했다. 하예정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태윤 씨 귀여운 면이 있다니까요.”

하예정은 질투하는 그의 모습이 귀엽게만 느껴졌다.

“너도 귀여워.“

“태윤 씨 입에 꿀이라도 발랐어요? 말 점점 예쁘게 하네요.”

전태윤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할머니는 늘 그가 애정 표현을 할 줄 모른다고 잔소리했었다. 그가 듣기 좋은 소리를 한마디 했을 뿐인데 하예정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럼 일 봐. 이만 끊을게.”

“네.”

하예정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전태윤은 휴대 전화 화면을 한참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원망 섞인 말투로 투덜거렸다.

“보고 싶단 말 한 번도 안 하네.”

그는 휴대 전화를 내려놓고 마음을 가라앉힌 후 다시 일에 몰두했다.

대추차를 다 마신 하예정은 텀블러를 깨끗하게 씻었다. 그다음 냉장고에서 과일을 꺼내 씻은 후 과일 접시에 담았다.

이경혜 모녀가 카운터 밖에 앉아있었다.

“아주머니.”

하예정은 과일 접시를 이경혜 앞에 내려놓았다.

“과일 좀 드세요.”

“고마워.”

하예정이 자리에 앉자 이경혜는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예정아, 오늘 내가 왜 왔는지 너도 알겠지? 나 여덟 살 되던 해에 여동생이랑 헤어졌는데 벌써 50년이나 지났어. 50년 동안 한순간도 동생을 잊은 적이 없었어. 양부모네 집에서 잘 지내는지, 이 언니를 잊은 건 아닌지 걱정했어. 동생이 입양된 후에 보육원 원장님한테 동생의 근황을 자주 물어봤었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어.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고 능력이 된 후에 갖은 방법으로 여동생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 예전에는 찾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인터넷도 발달하여 쉬울 줄 알았는데 매번 기대와 실망을 거듭했어.”

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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