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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예정 씨 남편 만난 적이 있어?”

이경혜가 딸에게 물었다. 만약 하예정네 자매가 정말로 그녀의 조카라면 이경혜는 두 자매의 이모로서 제대로 알아봐야 했다.

“남편분이 너무 바빠서 아직 만난 적이 없어요. 엄마도 아시잖아요. 전씨 그룹에 다니는 사람은 전부 엘리트이고 일도 엄청 바쁘다는 거. 예정 씨 남편분이 직급도 꽤 높은 거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더 바쁘겠죠. 예정 씨가 가끔 남편 얘기를 꺼내는데 얘기를 꺼낼 때마다 표정이 점점 부드러워져요. 아무래도 부부 사이의 정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아요.”

성소현은 하예정의 결혼에 대해 지나치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녀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있어 자그마한 변화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이었다.

성소현이 잠깐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아직 진짜 부부까지는 아니고 그냥 명목상 부부예요.”

“초고속 결혼은 감정의 기초가 없잖아. 명목상 부부에서 천천히 감정을 키워나가면 돼. 다행인 건 두 사람이 아주 이성적이라는 거야.”

아직 조카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이경혜는 저도 모르게 하예정 편을 들었다. 하예정의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모습, 그리고 강한 면이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때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

“예정 씨가 왔나 봐요.”

성소현이 서점을 나와 보니 진짜로 하예정이 돌아왔다. 밖에 아직 비가 내린 탓에 성소현은 가게 문 앞에 서서 배시시 웃으며 차에서 내린 후 우산을 쓰고 다가오는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소현 씨,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죠?”

전태윤에게 설명하고 나니 하예정도 기분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돌아오자마자 활짝 웃는 성소현의 모습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문 앞에서 우산의 물방울을 툭툭 턴 후에야 우산을 거두고 성소현과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기온이 많이 떨어졌네요.”

성소현이 말했다.

“난 그리 추운 것도 모르겠더라고요.”

보기에는 그녀가 입은 옷이 그리 두껍지 않았지만 사실은 꽤 따뜻했다.

“예정 씨, 우리 엄마예요.”

성소현은 하예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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