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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고은영은 처음에는 진정훈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곳은 병원이었기에 구급차가 오가며 환자를 실어 오는 일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라 누구인지 자세히 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진정훈을 보고 고은영은 깜짝 놀랐다.

“그쪽은.”

배준우도 진정훈을 발견하고서는 시선을 내려 차가운 눈빛으로 진정훈이 잡은 고은영의 손을 바라보았다.

진정훈이 말했다.

“고은영 씨 지금 나하고 같이 가요.”

‘뭐 같이 가자고? 이 남자가 미쳤나? 우리가 무슨 관계라고 지금 같이 가자는 거야?’

고은영의 시선은 이미 환자용 침대에 누워 병원으로 밀려들어 가는 사람에게 향했다.

‘설마 아픈 가족을 안심하게 하려고 이러는 거야? 제 정신인가? 설마 전에 나한테 진정훈이 질척거린 것도 진유경 때문이 아니라 자기 가족을 위해서 그런 거야?’

고은영이 진정훈에게 미쳤냐고 말하기도 전에 배준우가 먼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손 놔.”

“배준우 우리 아버지가 지금...”

“내가 말했지. 그 손 놓으라고.”

배준우는 싸늘한 시선으로 진정훈을 바라보았는데 그 눈빛이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위험해 보였다. 그러나 진정훈은 손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고은영의 손목을 더 세게 잡았다.

고은영은 잡힌 손목이 아픈 것도 있었지만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 남자 정말 제정신이 아니구나.’

동시에 고은영은 배준우에 대한 믿음도 별로 없었다. 비록 그가 한두 번은 믿지 않았지만 계속 진정훈이 이렇게 집착하면 결국 배준우도 의심할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불편했다.

“그쪽 정말 미쳤어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진정훈의 손을 힘주어 뿌리쳤다.

‘뭐 아버지? 자기 아버지가 죽는데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고은영.”

진정훈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이 상황을 지켜본 배준우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진정훈을 때려눕히고 싶었다.

당황한 고은영은 손을 뻗어 배준우의 팔짱을 꼈다.

“여보 우리 빨리 가요.”

그녀의 목소리는 불안에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진정훈을 무슨 전염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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