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고은영은 그런 고은지를 보고 마음이 조금 쓰려왔다.“은영아 나 한 가지만 더 도와줄래?”고은지는 마침내 침묵을 깨고 말했다.고은영이 말했다.“말해 봐.”고은지의 부탁이라면 고은영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줄 것이다.고은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희주 나 때문에 지금 정상적으로 학교에 들어갈 수 없잖아.”여기까지 말했을 때 고은지의 목소리는 점점 더 울컥하는 것 같았다.그동안 고희주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일만 생각하면 고은지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조영수와 함께 산 세월 동안 비록 조씨 가문의 경제 상황이 부유하진 않았지만 고은지와 고희주는 정말 가난하게 살았다.그래도 고은지는 자신이 훌륭한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며느리인 줄 알았다.그녀는 집안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희주도 아주 잘 키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고은지는 자기 자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연달아 큰 사건들을 겪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고희주까지 연루되게 했다.고은영은 고은지의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듣고 물었다.“언니 준우 씨한테 좋은 학교 찾아 달라고 그러는 거지? 계속 희주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사실 고은영은 이 의견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았다.비록 아이가 지금 학교에 다닐 나이이긴 했지만 희주 마음의 병은 이제 막 회복 단계였기 때문에 고은영은 걱정이 많았다.고은지도 고희주를 학교에 보내겠다고 말하면서도 그녀의 눈빛은 전례 없는 고통이 드러났다.원래 고은지는 고희주를 데리고 강성을 떠나려고 했다.그러나 갑작스러운 병으로 인해 고은지가 원래 세웠던 계획이 틀어졌다.이 순간 고은영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겠냐는 말에 고은지의 마음도 함께 떨렸다.“아니. 학교에 보내겠다는 건 아니야.”고은지는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아이들이 많은 환경은 항상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희주는 심리적으로 이미 심각한 문제가 생겼는데 고은지는
고은영은 량일과 량천옥이 어디서 고은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용산을 조사할 때 그녀들은 당연히 고은지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고은영을 챙겨줬는지 알게 되었다.고은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량천옥은 고은영이 분명 걱정할 것을 알기에 초조해하고 있었다.그러나 고은영이 자신을 그렇게 미워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차마 고은영을 만날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량일이 고은영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이 순간 량일이 고은지의 골수 이식 얘기를 꺼내니 고은영은 가슴이 철렁했다.고은영은 몸이 머리보다 먼저 반응하며 량일의 손을 꽉 잡았다.“그쪽이 우리 언니와 일치하는 골수를 찾아줄 수 있어요?”고은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량일을 바라보았다.심지어 고은영은 이 순간 머릿속에 량천옥과 량일의 공포스러운 모습이 떠올랐지만 량일이 언니와 일치한 골수를 얘기하니 마음속으로 기뻤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두렵기도 했다.전에는 배준우가 고은영의 옆에 있었기에 량천옥의 계획에 많은 방해가 되었을 텐데 이번에는 량일이 그녀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량일은 고은영의 간절한 시선을 마주하고서는 한숨을 쉬었다.“얘기 좀 나누겠니?”“그러죠. 원하는 게 뭐죠? 조건을 얘기하세요.”고은영은 다급하게 물었다. 마치 이 순간 량일이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무조건 들어줄 것만 같았다.심지어 량천옥과 량일이 그녀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도 그녀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자기와 무관한 일이고 잘못한 일이 아니더라도 고은영은 지금 그런 것을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지금 그녀의 자존심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고은영은 고은지가 살아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싶었다.량일은 고은영이 자기가 말을 바꿀까 봐 두려워하는 눈빛을 보며 심장을 칼이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고은지가 너한테 정말 중요한 사람인가 보구나.”이 말을 하며 량일은 힘없이 한숨을 쉬었다.심지어 량일은 량천옥이 고은영의 마음속에서 10분의 1이라도 자리 잡고
지금 량일이 조보은을 언급하자 고은영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했다.“사모님. 만약 제 언니를 위해서 매칭 검사를 해주신다면 당연히 감사 인사를 드릴 겁니다. 어떤 요구가 있다면 제가 최선을 다해 들어드릴게요. 하지만 지금 이건...”“내가 뭘 원한다고 생각하니?”고은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량일은 바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이 순간 량일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슬픔이 담겨 있었다.‘은영이는 지금 내가 또다시 조보은을 이용해서 자기에게 상처를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하지만 고은영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과거 량천옥이 저지른 대부분의 일들은 량일이 아이디어를 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고은영은 량일을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록 과거에 그들의 얼마나 사악했던지 고은영은 지금 이 순간 뭐라고 할 수 없었다.량일은 고은영이 참고 있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더욱 안 좋았다.그러다 다시 물었다.“조보은이 네 친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고 넌 친부모님을 찾아볼 생각은 안 했니?”고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량일의 말을 듣는 순간 고은영은 머리가 윙하고 울리면서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이 질문은 어제 배준우도 그녀에게 물었던 것인데 왜 량일이 지금 또 묻는 것일까?‘난 필요 없는데. 어린 시절 가장 어려운 시기를 스스로 이겨냈는데 이제 와서 굳이 찾을 필요가 있나?’그러나 지금 량일이 왜 이런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지 고은영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다.량일은 고은영이 침묵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물었다.“넌 그 사람들을 원망하니?”고은영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원망하냐고? 사실 난 잘 모르겠는데.’조보은이 친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니 어쩌면 원망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고은영에게는 딱히 필요한 존재들이 아니었다.가장 부모님의 사랑을 바랄 나이에 이미 그런 사랑에 대한 기대를 버렸으니 이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사모님 왜 저한테 이런
량일은 이 모든 과정에서 감정이 매우 격해졌다.말하면 할수록 과거에도 지금에도 량일이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사실 자기 딸 량천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량천옥은 밤낮으로 어떻게 딸과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날 우연히 고은영이 한 말을 듣고 모든 용기를 잃은 것 같았다. 량천옥은 그 이후로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도 못하고 밥도 먹지 못했다.점점 야위어가는 딸을 보며 량일도 다급해졌다. 하지만 이 순간 자신의 외손녀를 마주하고 나니 그녀도 마음이 아팠다. 이 모든 것이 그녀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고은영은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마치 이 순간 깊은 절망에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배준우는 오후에 회사에서 회의하고 있었다. 민초희는 어제부터 고은영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진청아는 앞으로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배 대표님 사모님께 한 번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언니한테 또 문제 생겼어?”배준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진청아를 바라보았다.진청아는 고개를 저었다.“고은지 씨의 문제가 아니라 량일 여사가 병원에 다녀간 뒤로 사모님께서 계속 멍한 상태로 계신다고 합니다.”배준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의 눈빛이 어둡게 번쩍였다.진청아와 배준우는 모두 무슨 상황인지 대략 눈치챈 것 같았다.고은영과 량천옥 그리고 진씨 가문의 친자 확인에 관한 일은 진청아와 배준우가 아직 감추고 있었지만 여전히 조사 중이었다.그리고 량천옥은 진유경과 배준우 사이의 문제 때문에 미친 것처럼 고은영을 보호하며 끊임없이 진씨 가문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었다.진유경은 다리를 다치게 만들고 진정훈 차의 문을 박살 내 버렸다.비록 량천옥이 미친 짓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 엄마로서는 아주 대단한 모성애였다.“뒤에 일정은 알아서 조정해.”배준우는 그렇게 말한 뒤 곧장 밖으로 나갔다.한편 병원에서 고은영은 병원 복도 벤치에 앉아 있었고 민초희가 그녀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이것 좀
‘어떻게 그런 사람이 내 엄마일 수 있어?’배준우도 고은영이 이전에 용기 있게 량천옥과 맞서 싸우긴 했지만 사실 그녀가 마음속으로 얼마나 량천옥을 무서워했는지 알고 있었다.량천옥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강성 전체가 알고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먼저 이 일은 그만 생각해. 응?”배준우는 고은영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를 들은 고은영의 마음은 다시 한번 떨렸다.량천옥이 예전에 고은영을 죽이고 싶어 한 만큼 배준우와도 여러 차례 량천옥과 싸웠기 때문이다. 수년간의 생사를 건 싸움을 고은영은 모두 직접 목격했다.그런데 지금 와서 량일이 갑자기 그녀에게 그녀를 죽일 뻔했던 여자가 그녀의 남편에게서 재산을 뺏으려 했던 여자가 그녀의 엄마라고 했다.“량천옥이 정말...”‘량천옥이 뭐라고?’고은영은 배준우를 바라보며 물으려고 했지만 어디서부터 물어야 할지 몰랐다.배준우가 말했다.“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 그럼 그냥 말하지 마. 응?”“그 여자가 정말 내 엄마예요?”배준우의 이미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을 보고 고은영은 울먹이며 물었다.배준우가 말했다.“현재 의학적인 결과로는 그렇다고 나와.”고은영은 할 말을 잃었다.‘정말 사실이라고? 어떻게 나한테 그런 엄마가 있을 수 있어?’방금 병원 맞은 켠 카페에서 량일이 고은영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을 때 그녀가 얼마나 정신을 차릴 수 없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심지어 어떻게 병원으로 돌아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고 이 모든 것을 배준우에게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술길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단지 고은영은 배준우가 그녀보다 먼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준우가 말했다.“너무 슬퍼하지 마. 응?”배준우가 고은영을 위로하자 그녀는 더욱 슬프게 울었다.고은영은 방금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배준우가 얼마나 량천옥을 미워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량일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이제 끝이라고
배준우가 량일이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묻자 고은영은 모든 일을 그대로 전했다.량일은 량천옥과 함께 고은지를 위해 골수 매칭 검사를 받겠다고 하면서 고은영에게 량천옥을 만났을 때 너무 차갑게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량천옥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말은 더욱 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그 말을 할 때 량일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을 보고 고은영은 처음 보는 량일의 모습에 당황스러웠다.예전에 량일이 어떤 사람이었나? 거만하고 누구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량천옥 또한 그런 량일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었다.고은영은 배준우의 옆에 그동안 함께 있으면서 량천옥과 량일이 그동안 얼마나 강도 같은 행동을 해왔는지 직접 보고 겪었었다.두 사람의 마음에 든 것은 무엇이든 반드시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동영 그룹과 천의도 배준우가 큰 힘을 들여 겨우 되찾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량천옥은 마치 미친개처럼 배준우를 물어뜯으려 했고 심지어 배준우를 지배하려고까지 했다.“흑. 내 엄마가 어떻게 그런 사람일 수 있어요? 이건 말도 안 돼요. 그 여자가 날 속인 건 아니에요?”“현재로써는 량천옥이 널 속이진 않았어.”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량천옥과 량일은 고은영의 마음속에 남긴 트라우마가 너무 컸기에 그녀는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배준우가 말했다.“그만 울어. 네가 원한다면 받아들이고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면 돼.”‘받아들이라고?’이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데 고은영이 어떻게 량천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고은영은 지금 온통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에 온갖 좋지 않은 기억들이 가득 떠올랐다. 배준우도 그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량천옥이 고은영에게 조금도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고은영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한편 량일은 별장에 돌아와서 량천옥이 점심도 얼마 먹
“그냥 돌아가라고 해.”량일은 진유경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량천옥이 말했다.“들여보내요.”“천옥아.”“난 그 계집애가 뭘 하려는 건지 봐야겠어.”량천옥의 말을 들은 량일도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못하고 도우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도우미가 내려가는 것을 보고 량일은 량천옥을 바라보며 말했다.“진유경을 만나서 뭐 해? 그 계집애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전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밑바닥을 보였으니 사실상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면 될 것이다. 량일이 보기에 진유경과 량천옥은 더 이상 만날 필요가 없었다.량천옥이 말했다.“만나야 해. 최소한 진유경이 또 무슨 짓을 꾸미려는 건지는 알아야지.”진유경이 꾸미려는 짓은 모두 그녀의 딸을 물어뜯으려는 것이었다.그러니 량천옥은 미리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량일은 량천옥의 말을 듣고 그녀가 왜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했다.사람들은 여전히 배준우의 아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리고 재벌가에서도 이제 배씨 가문과의 관계를 포기하려는 가문은 거의 없었다. 배씨 가문과 연을 맺게 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배준우처럼 새로 일어선 힘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모두 그와 연을 맺고 싶어 했다.현재 배준우의 아내 자리를 아무런 권력도 배경도 없는 고은영이 차지하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질투하고 있을까?고은영은 배준우의 옆에서 존경을 받는 자리에 올랐지만 그만큼 많은 위험에 둘러싸여 있었다. 진유경도 그중 하나였다.진유경은 도우미의 안내를 받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못 본 사이 진유경은 더욱더 자신만만한 분위기를 풍기가 있었다.그녀는 탁자 위에 놓은 아기용품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량천옥을 바라보면서 량천옥이 배준우에게 잘 보이려 노력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뭔가 량천옥 답지 않았다.량천옥의 무거운 얼굴을 보고 진유경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아
진유경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순간 량천옥은 그녀를 마치 우스꽝스러운 광대처럼 바라봤다.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분명 자신의 것도 아닌데 량천옥은 미친 것처럼 그것들을 가지려고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혐오했을까? 하지만 그때는 그런 시선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 이렇게 진유경을 보니 량천옥은 그때 자신이 얼마나 역겨운 행동을 했는지 깨닫게 되었다.량천옥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유경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배씨 가문은 사모님께 너무 차가웠지만 진씨 가문은 앞으로 사모님께 많은 힘이 되어드릴 거예요.”량천옥은 다시 비웃음을 터트렸다.“진씨 가문에서 나한테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그걸 진씨 가문에서 네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거니?”그 뒤에 이어진 말은 특히나 더욱 조롱의 뜻이 담겨 있었다.그리고 조롱 섞인 량천옥의 말에 진유경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사람들은 모두 진씨 가문의 큰아들이 몇 년 전 집을 나가 독립했다고 말하며 진씨 가문과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지만 진유경은 잘 알고 있었다. 큰아들이 진씨 가문을 떠날 때 아버지가 좋은 것들을 그에게 많이 챙겨줬다는 것을.이제 진씨 가문의 사업이 아무리 커 보여도 결국 모두 둘째 오빠가 물려받게 될 것이다. 전에는 둘째 오빠와 셋째 오빠 중 누가 가문을 이어받게 될지 신경 썼지만 이제는 딱히 상관하지 않았다.하지만 갑작스러운 둘째 오빠의 태도에 진유경은 완전히 당황했다.그래서 그녀는 더욱 빨리 결혼하고 싶었고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했다.“제가 비록 진씨 가문에서 입양한 딸이지만 그동안 진씨 가문에서 저한테 어떻게 해줬는지 다들 보셔서 아시지 않나요?”입양한 딸이라는 신분을 이렇게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량천옥은 처음 봤다.‘이 계집애가 나보다 더 뻔뻔하네.’“왜 갑자기 내가 널 돕지 않는지 알고 있니?”“왜죠?”진유경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량천옥이 갑자기 묻자 진유경은 무의식적으로 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