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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지금 량일이 조보은을 언급하자 고은영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했다.

“사모님. 만약 제 언니를 위해서 매칭 검사를 해주신다면 당연히 감사 인사를 드릴 겁니다. 어떤 요구가 있다면 제가 최선을 다해 들어드릴게요. 하지만 지금 이건...”

“내가 뭘 원한다고 생각하니?”

고은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량일은 바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이 순간 량일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슬픔이 담겨 있었다.

‘은영이는 지금 내가 또다시 조보은을 이용해서 자기에게 상처를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하지만 고은영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과거 량천옥이 저지른 대부분의 일들은 량일이 아이디어를 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고은영은 량일을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록 과거에 그들의 얼마나 사악했던지 고은영은 지금 이 순간 뭐라고 할 수 없었다.

량일은 고은영이 참고 있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더욱 안 좋았다.

그러다 다시 물었다.

“조보은이 네 친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고 넌 친부모님을 찾아볼 생각은 안 했니?”

고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량일의 말을 듣는 순간 고은영은 머리가 윙하고 울리면서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질문은 어제 배준우도 그녀에게 물었던 것인데 왜 량일이 지금 또 묻는 것일까?

‘난 필요 없는데. 어린 시절 가장 어려운 시기를 스스로 이겨냈는데 이제 와서 굳이 찾을 필요가 있나?’

그러나 지금 량일이 왜 이런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지 고은영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다.

량일은 고은영이 침묵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물었다.

“넌 그 사람들을 원망하니?”

고은영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망하냐고? 사실 난 잘 모르겠는데.’

조보은이 친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니 어쩌면 원망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고은영에게는 딱히 필요한 존재들이 아니었다.

가장 부모님의 사랑을 바랄 나이에 이미 그런 사랑에 대한 기대를 버렸으니 이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사모님 왜 저한테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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