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우가 량일이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묻자 고은영은 모든 일을 그대로 전했다.량일은 량천옥과 함께 고은지를 위해 골수 매칭 검사를 받겠다고 하면서 고은영에게 량천옥을 만났을 때 너무 차갑게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량천옥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말은 더욱 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그 말을 할 때 량일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을 보고 고은영은 처음 보는 량일의 모습에 당황스러웠다.예전에 량일이 어떤 사람이었나? 거만하고 누구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량천옥 또한 그런 량일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었다.고은영은 배준우의 옆에 그동안 함께 있으면서 량천옥과 량일이 그동안 얼마나 강도 같은 행동을 해왔는지 직접 보고 겪었었다.두 사람의 마음에 든 것은 무엇이든 반드시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동영 그룹과 천의도 배준우가 큰 힘을 들여 겨우 되찾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량천옥은 마치 미친개처럼 배준우를 물어뜯으려 했고 심지어 배준우를 지배하려고까지 했다.“흑. 내 엄마가 어떻게 그런 사람일 수 있어요? 이건 말도 안 돼요. 그 여자가 날 속인 건 아니에요?”“현재로써는 량천옥이 널 속이진 않았어.”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량천옥과 량일은 고은영의 마음속에 남긴 트라우마가 너무 컸기에 그녀는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배준우가 말했다.“그만 울어. 네가 원한다면 받아들이고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면 돼.”‘받아들이라고?’이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데 고은영이 어떻게 량천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고은영은 지금 온통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에 온갖 좋지 않은 기억들이 가득 떠올랐다. 배준우도 그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량천옥이 고은영에게 조금도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고은영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한편 량일은 별장에 돌아와서 량천옥이 점심도 얼마 먹
“그냥 돌아가라고 해.”량일은 진유경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량천옥이 말했다.“들여보내요.”“천옥아.”“난 그 계집애가 뭘 하려는 건지 봐야겠어.”량천옥의 말을 들은 량일도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못하고 도우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도우미가 내려가는 것을 보고 량일은 량천옥을 바라보며 말했다.“진유경을 만나서 뭐 해? 그 계집애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전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밑바닥을 보였으니 사실상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면 될 것이다. 량일이 보기에 진유경과 량천옥은 더 이상 만날 필요가 없었다.량천옥이 말했다.“만나야 해. 최소한 진유경이 또 무슨 짓을 꾸미려는 건지는 알아야지.”진유경이 꾸미려는 짓은 모두 그녀의 딸을 물어뜯으려는 것이었다.그러니 량천옥은 미리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량일은 량천옥의 말을 듣고 그녀가 왜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했다.사람들은 여전히 배준우의 아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리고 재벌가에서도 이제 배씨 가문과의 관계를 포기하려는 가문은 거의 없었다. 배씨 가문과 연을 맺게 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배준우처럼 새로 일어선 힘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모두 그와 연을 맺고 싶어 했다.현재 배준우의 아내 자리를 아무런 권력도 배경도 없는 고은영이 차지하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질투하고 있을까?고은영은 배준우의 옆에서 존경을 받는 자리에 올랐지만 그만큼 많은 위험에 둘러싸여 있었다. 진유경도 그중 하나였다.진유경은 도우미의 안내를 받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못 본 사이 진유경은 더욱더 자신만만한 분위기를 풍기가 있었다.그녀는 탁자 위에 놓은 아기용품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량천옥을 바라보면서 량천옥이 배준우에게 잘 보이려 노력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뭔가 량천옥 답지 않았다.량천옥의 무거운 얼굴을 보고 진유경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아
진유경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순간 량천옥은 그녀를 마치 우스꽝스러운 광대처럼 바라봤다.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분명 자신의 것도 아닌데 량천옥은 미친 것처럼 그것들을 가지려고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혐오했을까? 하지만 그때는 그런 시선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 이렇게 진유경을 보니 량천옥은 그때 자신이 얼마나 역겨운 행동을 했는지 깨닫게 되었다.량천옥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유경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배씨 가문은 사모님께 너무 차가웠지만 진씨 가문은 앞으로 사모님께 많은 힘이 되어드릴 거예요.”량천옥은 다시 비웃음을 터트렸다.“진씨 가문에서 나한테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그걸 진씨 가문에서 네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거니?”그 뒤에 이어진 말은 특히나 더욱 조롱의 뜻이 담겨 있었다.그리고 조롱 섞인 량천옥의 말에 진유경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사람들은 모두 진씨 가문의 큰아들이 몇 년 전 집을 나가 독립했다고 말하며 진씨 가문과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지만 진유경은 잘 알고 있었다. 큰아들이 진씨 가문을 떠날 때 아버지가 좋은 것들을 그에게 많이 챙겨줬다는 것을.이제 진씨 가문의 사업이 아무리 커 보여도 결국 모두 둘째 오빠가 물려받게 될 것이다. 전에는 둘째 오빠와 셋째 오빠 중 누가 가문을 이어받게 될지 신경 썼지만 이제는 딱히 상관하지 않았다.하지만 갑작스러운 둘째 오빠의 태도에 진유경은 완전히 당황했다.그래서 그녀는 더욱 빨리 결혼하고 싶었고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했다.“제가 비록 진씨 가문에서 입양한 딸이지만 그동안 진씨 가문에서 저한테 어떻게 해줬는지 다들 보셔서 아시지 않나요?”입양한 딸이라는 신분을 이렇게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량천옥은 처음 봤다.‘이 계집애가 나보다 더 뻔뻔하네.’“왜 갑자기 내가 널 돕지 않는지 알고 있니?”“왜죠?”진유경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량천옥이 갑자기 묻자 진유경은 무의식적으로 되물
진유경이 몸을 일으킨 순간 량천옥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나도 네가 진씨 가문에서 어떤 상황인지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배준우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포기해. 이건 내가 너한테 마지막으로 말로 하는 경고야.”량천옥은 그 뒤에 불쾌한 말들은 더 이상 하지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뜻이 전달되었다. 진유경은 창백해진 얼굴로 감히 아무 말도 못 한 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량천옥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진유경이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고은영이 량천옥의 딸인데 량천옥이 어떻게 자기 딸의 행복을 파괴하려는 진유경을 도울 수 있을까?‘역시 그래서 그동안 배준우한테 그렇게 잘해줬던 거구나. 이제 보니 여기에 진짜 문제가 있었어.’별장에서 나온 진유경은 집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동영 그룹을 향해 차를 돌렸다.별장 안에서 량일은 량천옥에게 말했다.“왜 그렇게 한 거야?”량일은 량천옥이 고은영과의 관계를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이제 강성에서 이 일에 대해 다 알게 생겼으니 배준우와 량천옥의 사이는 결국 더 안 좋아 질 것이다.만약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량일은 여론의 압박 속에서 버틸 고은영이 걱정되었다.“만약 진유경이 이 사실을 퍼뜨리려고 한다면 그건 진유경이 무시하던 유청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 거야.”이 일에 대해 배지영과 유청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이렇게 잠잠한 걸까?그것은 배씨 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명성이기 때문이다.유청도 자기 아들이 가장 미워하는 여자의 딸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량일이 말했다.“그렇다고 해도...”“그 계집애가 조급해하는 걸 눈치채지 못했어?”량일이 말을 끝내기도 전이 량천옥이 말을 끊어버렸다.량일은 그녀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긴 한 것 같네.’량천옥이 이어서 말했다.“진씨 가문은 수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친딸을 찾았어. 최근에 진전이 있었다고 한 것 같은데.”이
고은영은 란완리조트에 돌아왔지만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었다.이때 안지영에게서 전화가 와서 매하리에서 찍은 많은 사진을 고은영에게 보내주며 같이 오지 못해 너무 아쉽다는 말을 전했다.안지영과 고은영이 전화하는 것을 본 배준우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배준우는 고은영이 안지영의 전화를 받은 뒤 기분이 좋아진 것을 보고 더욱 기분이 나빴다.“그럼 언제 돌아와?”고은영이 안지영에게 물었다.고은영은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안지영은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고은영의 목소리를 듣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너 왜 그래? 오늘 울었어?”“아니.”“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딱 들으면 바로 아는데. 왜 울었어? 은지 언니 상황이 더 악화됐어? 아니면 배준우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안지영은 고은영이 왜 울었는지 순식간에 분석하기 시작했다.고은영은 그녀의 말에 바로 대답했다.“그런 거 아니야.”“그럼 누군데? 진유경이 또 널 찾아와서 괴롭혔어? 그 여자 정말 끝이 없네.”“그것도 아니야.”“그럼 뭔데? 은영아 빨리 알려줘. 안 그럼 나 걱정돼서 미칠 것 같아.”안지영은 진심으로 고은영을 걱정했다.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바로 그녀가 강성에 없을 때 고은영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었다. 안지영이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고은영의 주위에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기에 안지영도 이상한 느낌이 든 것이다.다른 건 제외하더라도 배준우의 엄마가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것도 모자라 배준우의 여동생도 마찬가지였다.그래서 안지영은 더욱 고은영이 걱정되었다.“다른 일 때문에 그래.”고은영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고 안지영이 물었다.“어? 다른 일?”“응.”고은영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배준우의 눈치를 봤다.배준우는 고은영이 가장 믿는 사람이 안지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또 그녀가 안지영에게 다 털어놓으려는 것을 보고 방을 나갔다.배준우가 나가자 고
“준우 씨도 알아.”“뭐라고 해?”배준우가 알고 있다는 말에 안지영은 긴장한 나머지 심장이 목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이거 정말 큰 일이네.’안지영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 고은영이 이제 겨우 평온한 삶을 살기 시작했는데 절대로 량천옥 같은 여자 때문에 고은영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었다.비록 량천옥의 손에 사업체가 많은 건 알고 있지만 지금 그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일까.배씨 가문 사모님의 자리를 버리고 량천옥이라는 악독한 여자를 엄마로 받아들인다면 정말 멍청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었다.“준우 씨는 내가 아이를 낳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대.”고은영이 말했다.안지영은 배준우가 고은영이 아이를 낳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말에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어찌 됐든 배준우가 그동안 고은영에게 잘해줬기 때문이다.배준우가 알고 있었다는 건 그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안지영이 말했다.“그럼 당분간 그 여자는 신경 쓰지 마. 네 남편하고 아이가 있는데 다른 건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 나머지는 내가 돌아가면 다시 얘기하자.”고은영이 물었다.“그럼 너 언제 돌아와?”“며칠 안 남았어. 착하지.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안지영은 고은영을 달래며 말했다.그 말에 고은영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사실 안지영은 이번에 고은영에게 무슨 큰일이 일어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녀가 떠나자마자 고은영에게 이런 사건이 터졌다.문제는 이제 어디를 가도 고은영을 데리고 갈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결혼이 이래서 안 좋은 거야. 은영이도 이제 내 것이 아니네.’안지영은 고은영을 조금 더 달랜 뒤 전화를 끊었다. 한편에서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던 장선명은 안지영의 대화 내용을 듣고 그녀를 계속 힐끔거렸다. 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에요? 량천옥이 우리 은영이 엄마래요.”“내 기억에 넌 이미 이 일을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이제 와서 충격을 받는 건 반응이 너무 느
‘그럼 우리 은영이는 도대체 진씨 가문의 딸인 거야 아니면 량천옥의 딸인 거야? 아니면 량천옥과 진씨 가문의 뭔가 관련된 건가? 그것도 아니면 어떻게 똑같은 검사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거지?’안지영이 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장선명이 말했다.“아무튼 이 일은 너무 복잡해.”너무 복잡한 일이라 듣는 사람까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안지영이 말했다.“그럼 우리 은영이는 지금 진씨 가문 일에 대해서 알고 있어요?”우리 인영이라는 네 글자에 장선명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에는 골치 아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우리 은영이는 뭐가 우리 은영이야? 고은영은 이제 엄연히 배준우의 아내인데. 이 여자가 전에 배준우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네.’장선명은 마른기침을 두 번 하고 나서 말했다.“내가 너한테 아주 심각한 문제를 알려줘야겠네.”“무슨 문제요?”“네 은영 씨는 지금 배준우의 아내야. 남자가 질투하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아?”안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니 지금 이걸 말할 때야?’안지영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말했다.“선명 씨 뜻은 배준우가 나한테 질투한다는 거예요? 그건 배준우가 틀린 거죠. 여자한테 질투나 하고.”“넌 요즘 양성애자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날 뭐로 보는 거예요?”안지영은 순간 다급하게 말했다.‘뭐? 양성애자? 지금 나의 성향을 의심하는 거야?’고은영이 배준우와 결혼했을 때 사실 안지영은 마음속으로 기쁘면서도 실망했다.배준우의 권력이라면 고은영이 더는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마음을 더욱 놓을 수 없었다.동영그룹에 있는 동안 고은영을 가장 괴롭힌 사람이 바로 배준우이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이라면 안지영이 고은영을 지켜줄 수 있었겠지만 배준우라면 안지영도 상대할 수 없었다.장선명은 안지영의 화가 난 표정을 보고서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얼른 가서 샤워해.”두 사람 다 오늘 하루 종일 피곤했다.안지
진유경은 마음속으로 이미 한 마디가 떠올랐다.‘끝났다.’검사 센터라는 네 글자가 순간 진유경의 신경을 끊임없이 자극했다.‘아빠도 알고 있고 둘째 오빠도 알고 있네. 설마 이것 때문에 둘째 오빠가 요즘 날 대하는 태도가 이상했던 거야? 오빠가 갖고 온 샘플에 내가 손을 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진유경은 입술이 창백해질 정도로 깨물고서는 억울한 듯 진성택을 바라보았다.“아빠 제 기사는 왜 부르시는 거예요? 저와 대면이라도 하려는 건가요? 뭐든지 저한테 물어보세요. 전 절대 아빠를 속이지 않아요. 아빠가 이렇게 절 믿지 못하신다니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내가 물으면 네가 솔직하게 말할 거니?”“제가 언제 아빠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요?”진유경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완전히 피해자의 위치에 놓았다.그리고 진성택도 진유경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기 손으로 키운 착하고 말을 잘 듣는 딸이 진정훈의 말처럼 그런 일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믿고 싶었고 진정훈의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반드시 모든 것을 분명히 밝혀내야겠다고 결심했다.입양한 딸이라는 신분은 때때로 매우 민감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아직도 밖에서 고생하고 있을 텐데 진성택은 진유경이 그 아이에게 어떠한 상처도 주지 않길 바랐다.“나도 널 의심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유경이 네 기사가 이런 중요한 시점에 정훈이가 검사를 맡긴 검사 센터에 따라갔다는 건 반드시 합리적인 해석을 해줘야 할 거야.”진유경은 진성택의 말을 듣고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그러니까 내가 수년 동안 그렇게 노력하고 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잘해줘도 마음속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들의 핏줄인 딸 그 아이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거야? 그 아이가 도대체 뭔데?’진유경은 눈물을 흘렸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찾았다는 그 아이를 원망하고 있었다.‘도대체 그 아이가 누구지?’진유경은 그 아이가 누군지 알았다면 반드시 그 여자를 갈기갈기 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