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23화

량일은 이 모든 과정에서 감정이 매우 격해졌다.

말하면 할수록 과거에도 지금에도 량일이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사실 자기 딸 량천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량천옥은 밤낮으로 어떻게 딸과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날 우연히 고은영이 한 말을 듣고 모든 용기를 잃은 것 같았다.

량천옥은 그 이후로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도 못하고 밥도 먹지 못했다.

점점 야위어가는 딸을 보며 량일도 다급해졌다. 하지만 이 순간 자신의 외손녀를 마주하고 나니 그녀도 마음이 아팠다.

이 모든 것이 그녀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고은영은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마치 이 순간 깊은 절망에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배준우는 오후에 회사에서 회의하고 있었다. 민초희는 어제부터 고은영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진청아는 앞으로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

“배 대표님 사모님께 한 번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언니한테 또 문제 생겼어?”

배준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진청아를 바라보았다.

진청아는 고개를 저었다.

“고은지 씨의 문제가 아니라 량일 여사가 병원에 다녀간 뒤로 사모님께서 계속 멍한 상태로 계신다고 합니다.”

배준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의 눈빛이 어둡게 번쩍였다.

진청아와 배준우는 모두 무슨 상황인지 대략 눈치챈 것 같았다.

고은영과 량천옥 그리고 진씨 가문의 친자 확인에 관한 일은 진청아와 배준우가 아직 감추고 있었지만 여전히 조사 중이었다.

그리고 량천옥은 진유경과 배준우 사이의 문제 때문에 미친 것처럼 고은영을 보호하며 끊임없이 진씨 가문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었다.

진유경은 다리를 다치게 만들고 진정훈 차의 문을 박살 내 버렸다.

비록 량천옥이 미친 짓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 엄마로서는 아주 대단한 모성애였다.

“뒤에 일정은 알아서 조정해.”

배준우는 그렇게 말한 뒤 곧장 밖으로 나갔다.

한편 병원에서 고은영은 병원 복도 벤치에 앉아 있었고 민초희가 그녀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

“이것 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