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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바로 거절해야 하는 걸까?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안지영이 먼저 찾아가서 부탁한 것이었기에 지금 거절하면 조금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로 수락하기에는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안지영의 마음속에서 그녀와 장선명의 관계는 오직 계약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녀는 장선명을 위해 장씨 가문에서 오는 결혼 압박을 막아주었고 장선명은 그녀를 도와 배준우의 위협을 해결해 주었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계약서를 없애고 진지하게 사귀자고 한다.

미안하지만 그녀는 지금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멍하니 있는 안지영의 모습을 보고 장선명은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

“나태웅이 너한테 어떤 마음인지 너도 알지?”

‘아니 이런 상황에 왜 갑자기 그 재수 없는 놈 얘기를 꺼내는 거야?’

안지영은 순간 우울해졌다.

축 처진 안지영의 표정을 본 장선명은 웃으며 말했다.

“나태웅이 확실히 인간은 아니지. 하지만 그 자식의 목적은 너무 뻔해.”

“그 인간 얘기 안 하면 안 돼요?”

안지영은 정말 불쾌했다. 그 미친 자식의 이름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졌다.

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얘기 안 할게. 근데 내가 너한테 말해주고 싶은 건 넌 똑똑한 사람이니까 누가 정말 너한테 잘해주는지 누가 정말 함께 살아갈 사람인지 알 거라고 생각해. 인생은 길어. 네가 어떤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확실히 정해야 해.”

장선명의 말은 다소 뜻이 깊었지만 안지영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태웅의 방식? 그는 조금만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확실히 안지영은 이미 나태웅이 그녀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나태웅 같은 인간을 그녀는 백 번 죽여도 시원치 않았다. 그런데 그런 사람과 함께 산다는 건 차라리 자기 수명을 줄이는 거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며칠 만에 화병으로 죽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장선명과 함께하는 동안 그는 그녀에게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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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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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순
장선명과 안지영 계약관계가 아닌 정식으로 연인사이로 발전하는 가 봅니다 나태웅 때문에 더 가속화 되고 있구요~♡♡♡ 항상 재밌어서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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