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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이 말이 나오는 순간 공기는 얼어붙었다.

량천옥의 득의양양했던 표정도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녀는 믿기 어렵다는 듯 배준우를 바라보다가 다시 배항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배항준의 표정도 굳어졌다. 그는 한참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배준우에게 물었다.

“방금 뭐라고 한 거니?”

량천옥은 이 숨 막히는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량일도 믿기 어려워하며 고은영과 배준우를 바라 보았다. 모두가 그 둘의 사이는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배준우는 고은영을 데리고 와서 천의 프로젝트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다들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자리에 앉혔다. 다리를 꼬는 그 모습이 매우 당당해 보였다. 분노로 가득 찬 배항준의 눈을 똑똑히 바라보면서 배준우가 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 요구면 과분한 건 아니지 않나요?”

“배준우!”

배항준이 이를 악물었고, 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화가 나서 그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배항준은 이제 자기 아들이 정말 다 커서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는 걸 느꼈다. 아니면 한 번도 제대로 컨트롤해본 적이 없거나 말이다. 량천옥도 드디어 참지 못하고 폭발해서 소리쳤다.

“제가 말했죠? 아주 독한 놈이라니까요. 그러게 제 말은 왜 안 믿으세요?!”

당시 배준우가 장항 프로젝트를 원할 때부터 량천옥은 그가 천의까지 손에 넣으려고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동안 계속 국외 프로젝트에 마음을 썼던 것인데 결국은 이렇게 되고 말았다. 배항준도 화를 내며 말했다.

“어림도 없어!”

“이건 통보하는 거예요.”

량천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배준우가 차갑게 말했다. 배준우 쪽 사람들은 이미 M국으로 넘어가서 장항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있었고 그쪽의 모든 합작회사들과 접촉한 상태였다. 그러니 이미 권력이 이전된 거나 다름 없었기에 배준우가 굉장히 빠른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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