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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사실 맞아요. 지금 기분이 좀 안 좋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집을 나가지 못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그럼 재밌는 거나 할까?”

“그게 뭔데요?”

고은영이 궁금해하며 배준우를 쳐다봤다. 하지만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배준우가 뭘 말하고 있는지 순식간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늑대 같은 사람! 고은영은 배준우가 옛날에 보인 모습들은 다 연기였을 거라 확신했다. 고은영이 배준우에게 눈을 흘겼다. 배준우는 웃으며 가볍게 고은영의 귀를 살짝 물었다.

“처음도 아닌데 뭘 그렇게나 부끄러워해?”

“그만 말해요!”

고은영은 당장 배준우의 입을 틀어막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배준우는 그런 고은영의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장난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근데 아까는 누구를 만나고 온 거야?”

“지영이가 와서 커피 한잔 했어요.”

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역시나 안지영을 만났다.

근데 고은영이 안지영을 만나기만 하면 자꾸 이상한 일들이 생겼다.

오후에 고은영이 낮잠을 잘 때 배준우는 나태웅을 사무실로 불렀다. 배준우가 갑자기 안지영 얘기를 꺼내자 나태웅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안지영 씨는 왜요?”

“잘 살펴봐. 정말 거슬리는 사람이니까.”

배준우가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은영이한테 나쁜 물만 들이고 있어.”

나태웅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믿기 어렵다는 듯이 배준우를 쳐다봤다. 은영이? 너무 다정하게 부르는 그 모습에 나태웅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의심했다.

“왜?”

“아닙니다. 근데 안씨네 집안 큰아가씨를 제가 어떻게 관리합니까.”

“아가씨? 그게 뭐 어때서. 이미 너한테 도움 받은 적도 있다며.”

나태웅은 정말 배준우에게는 아무것도 속일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신경 안 쓰는 것 같으면서도 배준우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배준우가 안지영을 이렇게 얘기하니 왠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나태웅은 조금 삐딱하게 대답했다.

“두 분은 오랫동안 친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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