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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안지영은 오늘 휴가날이다.

어제 큰 계약을 하나 성사시켰기에 계약을 체결한 둘째날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래서 고은영을 만나고는 여유롭게 쇼핑을 하러 갔다. 근데, 그때 나태웅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나 실장님.”

천락그룹에 오고 나서야 안지영은 나태웅이 천락그룹의 대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능력 있는 사람이 왜 아직도 배준우 옆에 붙어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씨네 집안도 복잡하니 뭔가 목적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임 카페에서 한 시간 뒤에 만나.”

“네?”

어쩌다가 온 휴가날에 사람을 부르니 안지영은 굉장히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나태웅이 자신과 고은영의 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니 뭐라 할 수가 없었다.

“그럼 지금 바로 갈게요.”

안지영은 전화를 끊고 아쉬운 눈길로 쇼핑몰을 한번 둘러보다가 결국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다. 안지영은 선글라스를 벗고 들고 있던 물건들을 차 트렁크에 던지고는 차를 몰고 주차장을 벗어났다.

안지영이 카페에 도착했을 때 나태웅은 이미 와있었다. 카페 직원이 안지영을 보고는 공손하게 물었다.

“안 아가씨 되십니까?”

“네.”

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직원이 그녀를 안쪽으로 모셨다.

“이쪽으로 오세요. 나 대표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나태웅은 일부러 아예 방을 하나 잡았다. 카페 안은 잔잔한 클래식이 흘러나왔지만 안지영은 이상하게 긴장이 됐다. 매번 나태웅이 찾아올 때마다 좋은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직원이 방의 문을 열자 나태웅이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비록 호감이 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잘생긴 거 하나는 인정해 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지영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방안에 들어갔다.

“실장님.”

“앉아.”

나태웅이 앉으라고 손짓하자 안지영은 그제야 나태웅 맞은쪽에 앉았다.

“커피는 이미 주문했어.”

“감사합니다.”

사실 안지영은 쓴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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