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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어쨌든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떠나든 결국 발견될 가능성이 높았고 한번 발각되면 다시 도망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때야말로 모든 것을 숨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럼 기다릴게.”

안지영에게 있어서 고은영은 맹목적인 신뢰를 하고 있었기에 결국 그렇게 최종 결론이 났다.

다만 두 사람은 한 가지 몰랐던 것이 있었다.

나태웅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뒤돌아서 서는 곧바로 배준우에게 모든 것을 싹 다 일러바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준우는 고은영이 도망치려는 생각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곧바로 휴게실로 돌진해 그녀를 단번에 제압했다.

“안 돼요, 이러지 마요! 너무 아파요!”

남자의 신체 변화를 느낀 고은영은 헐떡이며 힘겹게 몸부림쳤고, 불쌍하게 흐느끼는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안쓰러웠다.

그러자 배준우는 매우 거칠게 그녀를 앙 깨물었다.

고은영은 날 것 그대로 물리면서 아픔을 참지 못했다. 원래부터 아픈 것이 싫었던 그녀는 순식간에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지금 대체 뭐 하는 거예요? 흑흑!”

“목도리는 대체 언제 짜줄 거야? 너무 추워.”

고은영이 침묵했다.

“……”

‘고작 목도리 때문에 나를 이렇게까지 깨문다는 게 말이 돼?’

배준우는 고은영의 속마음은 몰랐지만 다만 이런 가련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결국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배준우가 일어나면서 그녀의 앙증맞은 턱을 확 움켜쥐며 말했다.

“영아!”

“네?”

배준우가 느닷없이 자신을 영아라고 애칭을 부르는 것을 듣고 갑자기 안색이 굳어졌다.

곧바로 배준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나한테 뭐 한 번이라도 실수하잖아? 그럼 내가 널 삶에 회의감이 들 정도로 널 가난하게 만들어 버릴 거니까 두고 봐!”

고은영의 가슴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졌다.

‘이 망할 놈이 정말로 내가 삶에 회의감이 들 정도로 날 가난하게 만들까?’

고은영은 할머니와 함께 용산에 살았을 때 이미 여러 번 삶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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