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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전과 완전히 다른 배준우의 모습에 배윤은 당황하고 말았다.

그도 배준우가 자신의 어머니를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사실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형이라고 부르기만 하면 풀리던 것들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배윤은 배준우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안간힘을 다해 무언가를 보아내려 했다.

하지만 그의 눈은 너무 깊어 도저히 가늠이 가지 않았다.

결국, 배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형이 천의로 돌아오면 그 사람을 정말 죽음으로 몰아넣는 거예요. 그러니 형, 한 번만 봐주세요.”

배윤도 량천옥을 어머니가 아닌 ‘그 사람’으로 칭하고 있었다.

수년 동안 강성에서 량천옥의 평판은 좋지 않았고, 아마 어렸을 때부터 량천옥의 행동이 굴욕적이라 느꼈던 배윤에게는 아직까지도 마음의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하여 지금까지도 량천옥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론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량천옥은 지금 천의를 잃을 수 없었다. 잃게 된다면 그의 빚은...!

배윤의 눈이 다시 차갑게 변했다.

...

결국 배윤도 돌아갔다.

사무실로 들어선 나태웅은 음산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배준우를 보았다.

“천의에 관한 일 때문에 대표님을 찾은 겁니까?”

“천의 말고 그를 귀국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전에 배준우와 량천옥이 심하게 다툴때에도 눈 가리고 아웅 하던 배윤이었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 돌아온 것을 보니 천의가 그에게도 중요한 것 같았다.

“그는 그동안 대표님을 속이고 있었어요.”

나태웅이 말했다.

“아니, 그는 나를 속이지 않았어.”

나태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배준우가 반박했다.

나태웅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속이지 않았다고? 배준우는 동생을 싫어했지만 믿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도 천의를 손에 넣으려는 거야.”

“네.”

배윤에게는 지금 천의밖에 남지 않았다.

량천옥이 천의를 지키지 못한다면 그에게도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나이 든 배항준에게는 이미 아무런 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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