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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겁에 질린 그녀를 보던 배준우는 열심히 표정 관리를 했다.

허락받은 고은영은 재빨리 휴게실로 도망갔다.

그녀가 자리를 비운 잠깐 사이에 휴게실은 이미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휴게실을 정리하는 일이 그녀의 임무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책임질 필요 없어 보였다.

매일 배준우와 함께 출근하는 그녀는 너무 한가했다.

사무실.

사무실에 들어선 배윤은 소파로 다가가 거만하게 앉았다.

그 모습은 엄숙한 표정의 배준우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배준우가 차갑게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는 배윤은 불량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매우 닮아 있는 그들이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진지하고 차분한 배준우와는 달리 배윤은 거만하고 거칠었다.

손에 든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던 배윤이 물었다.

“진짜 끝까지 해보려는 거예요?”

배준우는 앞에 놓인 물 한 컵 들이켰다.

“내가 아니고 오히려 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그렇다면 형에게 협박당한 거겠죠.”

오늘 량천옥은 배 씨 저택에서 한바탕 난리 쳤었다.

그것은 배항준이 고심 끝에 천의를 여전히 배준우에게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죽어도 동의할 수 없었던 량천옥은 결국 수면제를 삼켰다.

그녀는 그야말로 궁지에 몰린 것이었다.

배준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네가 이렇게 못난 모습인 걸 알게 된다면 아마 그 사람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할 거야.”

순간 배윤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

그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

“형, 한 번만 봐줘요.”

배윤이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배준우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배윤보다 8살 위였고 고은영은 배윤과 비슷한 또래였다.

량천옥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동생인 배윤에게는 그 어떠한 악감정도 없었다.

1달 전만 해도 배윤을 원망하지 않았던 배준우지만 지금은...

순간 나태웅이 조사했던 자료가 뇌리에 스쳤다. 배준우는 입가에 깊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의에서 사라진다면 그렇게 해줄게.”

순진한 얼굴 뒤에는 악마의 사악한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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